금융업 뛰어드는 이커머스…'정보독과점' 등 부작용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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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편익 제고 기대와 금융 안정성 우려 상존전자상거래(이커머스) 기업의 금융업 진출이 본격화되면서 소비자 편익 제고는 기대되지만, 정보 독과점과 금융 안정성 저해 문제 등이 나타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19일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최근 이커머스 기업을 포함한 빅테크 기업은 강력한 플랫폼과 고객기반, 방대한 데이터, 대규모 자본, 정교한 신용평가 알고리즘 등을 통해 금융업에 빠르게 진출하고 있다.

이커머스 기업이 금융업 진출을 본격화한 가운데 시장 지배력 상승에 따른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사진은 이커머스 관련 이미지 [사진=아이뉴스24 DB]


BIS(국제결제은행)는 글로벌 빅테크·핀테크 신용공급 규모는 내년 1조2천300억 달러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커머스 기업이 금융업에 진출하는 것은 사업 확장, 수익성 개선, 고객 록인(Lock-in)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이커머스 기업은 소비자·입점업체 간 거래를 원활하게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이를 기반으로 간편결제, 대출 등 신사업인 금융업에 진출해 본업을 확장 중이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중소상공인 대출을 통해 대출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추고 네이버파이낸셜 생태계 편입을 유도해 안정적인 이익을 내는 구조를 구축했다. 지난해 9월 기준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사업자 대출은 대출약정액 1천억원을 돌파했다.

아마존은 핀테크 시장에 침투해 대출을 기반으로 입점업체를 늘려가고 있다. 이를 통해 주요 판매자를 확보하고 고정적인 수익을 추가로 얻는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기준 아마존이 2만여 개 입점업체 대상으로 발행한 대출 금액은 5조원에 육박했다.

이커머스 기업은 입점업체의 자금조달과 현금흐름에 대한 어려움을 해소해 플랫폼 내에서의 비즈니스를 원활하고 효율적으로 개선해 고객 충성도를 제고하고 있다.

네이버파이낸셜의 스마트스토어 대출 이용자는 대출 이용 후 평균 거래액이 97.9%, 판매 상품 수는 261.1% 증가하는 등 비즈니스 효율이 높아졌다. 이는 고객 만족도 향상으로 이어졌다.

게다가 기존 금융사의 대출 방식을 보완하고 단기 유동성 공급이 필요한 개인사업자의 대출 수요를 충족시켜 신규고객 유입·록인 효과까지 발생하는 이점이 있다.

지난해 9월 대출약정액 1천억원을 돌파한 스마트스토어 사업자 대출자 중 60%가 2030세대 'MZ세대', 20%는 업력이 1년도 안 된 초기 사업자였다.

아울러 이커머스 기업은 전통적인 대출방식과 차별화를 위해 자체 신용평가시스템을 구축했다. 대안 신용평가모형(Acss)을 통해 기존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대출을 받게 된 사업자는 전체의 60%, 이 중 대출이 어려웠지만 승인으로 전환된 비율도 19.1%에 달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자체 개발한 대안 신용평가시스템을 기반으로 비금융 정보를 활용해 씬파일러(Thin Filer, 금융이력부족자)를 유치했다. 쿠팡은 자체 신용평가시스템 개발 여부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으나, 은행권이 접근하지 못하는 입점업체에 대한 데이터 기반 Acss를 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이커머스 기업은 기존 금융사 고객과는 크게 중첩되지 않는 저신용 소기업 위주의 대출을 취급하고 있어 금융권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전 세계적으로 중소기업이 개별 국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점을 고려할 때 이커머스 기업의 소상공인 대출사업은 기존 대출시장을 잠식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이커머스 기업의 금융업 진출로 소비자 편익은 제고되지만 정보 독과점, 금융 안정성 저해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희재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이커머스 기업의 자금 중개가 증가하면 네트워크 외부 효과로 해당 기업들의 시장 지배력이 확대돼 정보 독과점 이슈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금융업에 대한 노하우가 부족한 빅테크 기업이 대출을 과도하게 확대할 경우 금융 안정성을 해칠 우려도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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