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이마트 '쿠팡 천하 막아라'…온·오프 유통 대집결

입력
수정2021.03.15. 오후 5:14
기사원문
노승욱 기자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네이버와 이마트가 지분교환을 통해 ‘혈맹’을 맺고 온라인 쇼핑 시장에서 대(對)쿠팡 공동 전선 구축에 나선다. 전자상거래 시장 1위(네이버)와 오프라인 마트 1위(이마트)의 결합이어서 유통업계 파장이 주목된다.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이마트는 2500억원 규모 지분을 교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진다. 지난 1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네이버 본사를 방문, 이해진 네이버 창업주 겸 글로벌투자책임자(GIO)를 만나 논의한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양 사는 이마트가 운영 중인 SSG닷컴을 활용한 배송 시스템 도입과 네이버가 이미 지분을 교환한 CJ대한통운과의 협업도 구상하고 있다.

이마트는 쓱닷컴 출범 이후 매년 고성장해왔지만, 네이버, 쿠팡 등에 비하면 점유율이 미미한 수준이다. SSG닷컴의 지난해 거래액은 3조9236억원으로, 인터넷 쇼핑 전체 규모(161조원) 대비 점유율은 2.4%에 불과했다. 이에 이마트는 쓱닷컴의 독자 성장이 어렵다고 판단, 쿠팡과 맞대결 중인 네이버와 손을 잡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도 오프라인 전통의 유통 강자인 이마트를 통해 오프라인 시장 진출을 도모할 수 있게 됐다. 이마트가 강점이 있는 신선식품과 도심 내 지점을 활용한 당일배송 서비스가 대표 사례다.

앞서 네이버는 CJ대한통운이 제공하는 풀필먼트 서비스를 자사 오픈마켓 서비스인 스마트스토어와 연계하기로 했다. 풀필먼트는 온라인에서의 상품 주문부터 배송까지 물류작업을 대행해주는 서비스다. 스마트스토어 판매자와 CJ대한통운의 물류망을 연계해 편의성을 높이는 동시에 24시간 당일배송 체계 구축이 고객 만족도 향상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자체 배송망이 없는 네이버 입장에서 물류망 확충으로 오픈마켓 시장에서 역량을 키울 수 있는 계기가 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점포를 물류센터로 활용하려는 이마트의 움직임에 CJ대한통운의 물류 역량이 더해질 경우 시너지가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배달의민족을 인수한 딜리버리히어로(DH)에도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하고 있다. 2017년 9월 우아한형제들에 투자한 350억원을 2500억원어치 DH 지분으로 최근 전환했다. 배민과 DH가 배달앱 시장에서 쿠팡이츠와 경쟁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반(反)쿠팡 연합군은 네이버, DH(배민), 신세계(이마트), CJ대한통운까지 확장되는 셈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쿠팡 공모가가 35달러로 책정돼 기업가치 72조원을 인정받았다. 2014년 알리바바 이후 뉴욕 증시에 상장하는 최대 외국 기업”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쿠팡이 상장을 통해 조달하게 되는 자금은 5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유통 공룡이 된 쿠팡이 이 자금을 활용해 온라인 쇼핑 시장과 배달앱 시장에서 범(汎)네이버 연합군을 상대로 어떤 전략을 펼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노승욱 기자 inyeo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00호 (2021.03.17~2021.03.23일자) 기사입니다]

▶ 네이버 메인에서 '매경이코노미'를 받아보세요
▶ 고품격 자영업자 심폐소생 프로젝트 '창업직썰' 유튜브
▶ 주간지 정기구독 신청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자 프로필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경제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