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런 이해 안돼” 1800만원 시계도 카톡으로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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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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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카카오톡 선물하기에 공식 입점한 글로벌 명품 주얼리 브랜드 ‘불가리’. 카카오 제공


백화점에서만 만날 수 있던 명품 브랜드들이 앞다퉈 온라인 시장에 발을 들이고 있다. 2000만원 상당의 명품 시계도 개장 전부터 줄을 서는 ‘오픈런’ 대신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다. 소액 기프티콘 위주였던 카카오톡 선물하기는 수천만원대 명품을 구매하는 플랫폼으로 떠오른다.

온라인 명품 플랫폼 캐치패션의 올해 상반기 럭셔리 주얼리 판매 현황. 캐치패션 제공


5일 온라인 명품 플랫폼 캐치패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월 1일~5월 15일) 수백만원대의 고가 주얼리 제품 수요는 크게 증가했다. 주얼리 카테고리 거래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98% 늘었다. 특히 엔데믹(풍토병화) 분위기로 결혼 수요가 증가하면서 같은 기간에 반지 판매액은 200%나 뛰었다. 2000만원에 달하는 스위스 브랜드 ‘피아제’ 반지를 비롯해 400만원 상당의 프랑스 브랜드 ‘부쉐론’ 목걸이, 300만원 상당의 ‘펄스 비포 스와인’ 반지 등이 팔렸다.

캐치패션 관계자는 “고가 주얼리의 경우 오프라인에서 상품을 확인하고 온라인 플랫폼에서 구매하는 소비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백화점에서 재고를 구할 수 없는 ‘신상’이나 인기 상품을 찾아 가격 비교를 할 수 있고, 캐시백이나 포인트 적립 등의 혜택 규모가 커 고객 만족도는 높다”고 말했다.

리서치 전문기업 미디어리얼리서치코리아가 지난 4월 23일부터 28일까지 성인남녀 패널 41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명품 매장 앞 지속되는 오픈런에 대한 인식 관련 설문조사’ 결과. 미디어리얼리서치코리아 제공


명품 구매 수요는 최근 들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코로나19로 보편화한 온라인 쇼핑이 명품 구매에서도 힘을 낸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명품시장 규모는 약 15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온라인 매출액은 1조7475억원으로 전년보다 7.2% 늘었다. 가두 매장, 백화점 등과 비교해 증가 폭이 크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서 지난해 내놓은 ‘세대별 온라인 소비 행태 변화와 시사점’ 보고서를 봐도 온라인 명품 결제액에서 20대는 전년보다 80%, 30대는 75% 증가했다.

여기에는 ‘보복소비’로 명품 수요가 급증하면서 오픈런 현상이 극심해진 탓도 있다. 리서치 전문기업 미디어리얼리서치코리아가 지난 4월 23~28일 성인남녀 4105명을 설문힌 결과, 응답자의 46.1%는 ‘오픈런 현상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오픈런을 경험한 응답자 가운데 통상 대기시간은 ‘10시간 이상’이 42.1%로 가장 많았다. 재고가 있는 매장을 찾아 몇시간씩 기다리는 데 지친 소비자들이 온라인으로 발길을 돌리는 것이다.

카카오톡 선물하기에서 판매하고 있는 스위스 명품 브랜드 '피아제' 제품. 카카오톡 캡처


명품 유통 채널도 이런 흐름에 맞춰 변하고 있다. 카카오톡 선물하기, 네이버쇼핑 등에 앞다퉈 입점하고 있다. 온라인으로 명품을 구매하는 게 익숙한 MZ세대뿐 아니라 오프라인 매장을 찾기 힘든 소비자들을 겨냥한 것이다.

명품 주얼리 브랜드 ‘불가리’는 지난 4월에 카카오톡 선물하기에 공식 입점했다. 불가리가 운영하는 공식 온라인 스토어 외에 국내 이커머스 채널에 입점하기는 처음이다. 지난 3월에는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발렌티노 뷰티’가 단독 입점하기도 했다. 발렌티노 뷰티가 국내에서 공식 론칭한 뒤 백화점 매장을 열기도 전에 카카오톡에서 먼저 판매를 시작한 것이다. 이외에도 카카오는 프랑스 명품 브랜드 ‘샤넬’과 손잡고 한정판 제품을 단독으로 내놓기도 했다.

카카오에 입점한 명품 브랜드는 피아제, 티파니앤코, 롱샴, 톰포드, 구찌 등 160여개에 달한다. 지난해 1~10월 명품 패션·잡화 카테고리의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300% 이상 늘었다. 네이버쇼핑도 ‘럭셔리관’을 열고 프레드릭콘스탄트, 몽블랑 등 80여개 명품 브랜드를 입점시켜 카카오와 경쟁하고 있다.

카카오커머스 관계자는 “스몰 럭셔리부터 고가 명품까지 명품 카테고리의 거래액이 계속 늘고 있다. 명품 브랜드들이 온라인 판매 채널의 시작을 선물하기로 삼는 등 명품 구매처로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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