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 엔데믹 시험대…출혈경쟁 대신 수익다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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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2.05.09. 오후 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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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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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올해 1분기 38억달러의 순손실을 내며 7년 만에 처음으로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코로나19로 온라인 주문이 급증했던 작년 1분기에는 81억달러의 순이익을 남겼는데 1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연합뉴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급성장한 e커머스 업계가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시대를 맞아 운영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세계적으로 온라인 쇼핑 시장이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면서 멤버십 가격 인상과 적자 사업 철수, 사업 모델 개편 등으로 수익 다각화를 시도하고 있다.

올해 1분기 네이버를 제치고 국내 e커머스 결제추정금액 1위에 오른 쿠팡은 이제 수익성 개선에 나선다. 지난해 말 신규회원의 유료 멤버십 가격을 올린 쿠팡은 오는 6월19일부터 기존 회원의 멤버십 가격도 월 2990원에서 4990원으로 인상한다. ‘무조건 환불’ 정책도 중단하고, 사용 흔적이 없는 상품만 교환·반품이 가능토록 했다. 잠깐 사용 후 반품하는 소비자들로 인해 발생하는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다. 쿠팡은 자회사 중 수익성이 높은 PB(자체브랜드)상품 회사 씨피엘비(CPLB)의 상품 카테고리를 패션·제약 등으로 확대한다. 씨피엘비는 2017년 사업 시작 후 4년만인 지난해 매출액 1조568억원과 당기순이익 209억원을 기록했다.

신세계 통합몰인 SSG닷컴은 지난해 인수한 지마켓글로벌(옛 이베이코리아)과 온·오프라인 통합 멤버십을 출시하며 시너지(상승효과) 내기에 나선다. 통합 유료 멤버십 서비스 ‘스마일클럽’은 네이버나 쿠팡의 유료 멤버십보다 1000원 저렴한 가격과 스타벅스 사이즈업 등의 혜택을 내세웠다.

수익이 나지 않는 사업을 정리하는 곳도 있다. 롯데쇼핑 통합 온라인몰 롯데온에 이어 BGF가 운영하는 헬로네이처도 새벽배송 사업에서 손을 뗐다. 양사는 고비용 구조로 수익성 확보가 어렵고 물류비 상승까지 더해지면서 새벽배송 시장의 전망이 어둡다고 봤다. 유통 대기업과 ‘IT공룡’ 네이버까지 새벽배송 시장에 뛰어들었고 엔데믹 시점까지 다가오자 사업철수를 결정한 것이다.

반면 새벽배송 업체 마켓컬리는 배송 자회사 프레시솔루션의 사명을 ‘컬리 넥스트마일’로 바꾸고 물류사업을 확장한다. 넥스트마일은 마켓컬리 샛별배송을 전담하는 자회사로 컬리 외 다른 회사의 배송을 대행하는 3자배송도 한다. 마켓컬리는 사명 변경을 계기로 대규모 채용을 실시해 3자 배송 고객사를 올해 40여개에서 3배 이상으로 확대키로 했다. 또 정관 변경을 통해 사업목적에 화장품 판매업, 학교 급식업 등 신규 사업을 늘려 사업 다각화에 나선다.

새로운 길을 개척한 곳도 있다. 1세대 커머스인 위메프는 ‘메타쇼핑’을 내세워 테크기업으로 변신하고 있다. 메타쇼핑은 23만개 쇼핑몰과 7억개 상품에서 추출한 메타데이터에 검색 AI(인공지능) 기술로 상품 가격과 후기, 최저가 구매처 등을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는 쇼핑콘텐츠다. 위메프는 ‘커머스업계의 구글’을 목표로 잡았다. 티몬은 웹예능 같은 콘텐츠를 기반으로 상품과 엮는 ‘콘텐츠 커머스’로 제 3의 길을 걷고 있다. 티몬이 만든 콘텐츠가 마니아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며 매출로 이어지자 유통업계에선 새로운 마케팅 문법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상장 준비에 나선 11번가는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와 직매입 기반의 빠른 배송 서비스 등으로 기업가치 제고에 나선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과점 구조가 형성된 해외와 달리 한국은 두드러진 선두업체가 없어 온라인 시장이 다소 침체돼도 개별 기업이 잘하면 중장기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며 “소비자들도 목적에 따라 여러개 플랫폼을 이용하는 추세라 업체마다 어떻게 차별화할 것인지에 대해 각각 사업모델을 찾아가는 데 주력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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