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확보 나선 이커머스…‘계획된 적자’ 끊고 생존전략 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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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2.04.25. 오후 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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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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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모델, 수수료, 자체페이 등 수익 다각화 움직임
업계 선두 ‘쿠팡’ 3년 6개월만에 가격 인상 단행
SSG닷컴 통합멤버십 론칭, 컬리 카테고리 확대
당근페이 도입, 크림 구매수수료 부과 등 유료화 시동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적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외형확장에 힘썼던 이커머스 업계가 본격적인 엔데믹 전환을 앞두고 새 성장동력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출혈경쟁이 심회된데다 온라인 시장이 성숙기에 진입하면서 예년과 같은 폭발적인 성장을 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새로운 제품 라인업 구성 및 멤버십과 같은 구독모델을 통한 사업포트폴리오 재편, 수수료 개편, 자체페이 도입 등 다양한 수익원 찾기에 나서는 모양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주요 이커머스 업체들은 대부분 영업 적자를 면치 못했다. 이들 기업의 지난해 적자 규모는 △쿠팡(-1조 8000억원) △컬리(-2177억원) △롯데온(-1560억원) △SSG닷컴(-1079억원) △배달의민족(-757억원) △크림(-595억원) △당근마켓(-352억원) 등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 3일 오전 서울 시내 한 쿠팡 캠프에서 한 직원이 차량에 물건을 싣고 있다. (사진=뉴시스)
경쟁 심화, 물가상승에 수익 전략 가동하는 이커머스

이커머스 업계 선두주자인 쿠팡이 먼저 칼을 빼들었다. 쿠팡은 2018년 도입했던 월 2900원의 ‘와우 멤버십’을 오는 6월부터 4990원으로 인상한다. 로켓와우 서비스는 도입 3년 6개월만에 회원수를 900만명 이상 확보했다. 인건비와 물류 비용 증가로 적자가 누적되면서 쿠팡은 멤버십 요금을 인상했다.

또 쿠팡은 PB사업 확대로 수익성 제고를 꾀하고 있다. 작년 1조 매출을 달성한 쿠팡PB 자회사 ‘씨피엘비’는 패션·건기식 등 카테고리를 강화해 수익 확대에 나선다. 이를 위해 지난달 아마존 출신 제임스 퀵 패션 담당 부사장을 영입했다.

배민은 오는 28일 신규 광고상품 ‘우리가게클릭’을 도입한다. 주문 시 수수료를 받는 기존 광고비와 달리 클릭만 해도 1회에 200~600원이 부과되는 CPC(클릭당 과금) 방식이다. 배민은 앱 내 주문 전환율이 높은 만큼 신규 수익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세계그룹의 SSG닷컴은 다음달 지마켓글로벌, 스타벅스커피코리아(SCK컴퍼니)와 연계해 통합멤버십을 론칭한다. 쓱닷컴과 G마켓 무료배송에 스타벅스사이즈업과 별 적립 등 혜택을 담을 예정이다. 가격은 ‘쿠팡 와우 멤버십’,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과 동일한 4900원이 유력하다.

롯데온은 무료배송 기준을 지난달부터 올렸다. 롯데마트몰은 무료배송 기준을 2만원에서 4만원으로 인상했다. 또 도입 2년만에 새벽배송을 중단하고, 2시간 내 배송인 ‘바로배송’을 확대하기로 했다. 롯데온은 오프라인 점포를 활용한 바로배송을 강화하는 것이 차별화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올해 IPO(기업공개)에 도전하는 컬리는 여행·가전·뷰티 등으로 카테고리를 확대하고 있다. 신선식품은 개별 단가가 낮고 시장이 한정돼 있는 만큼 외형 성장을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다. 컬리는 물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배송자회사 이름을 프레시솔루션에서 ‘컬리 넥스트마일’로 바꾸고 이베이코리아 출신인 송승환 대표이사를 영입했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수수료·자체페이 도입하는 리셀 플랫폼

월사용자수(MAU) 1600만명의 당근마켓도 수익 사업을 고심하고 있다. 당근마켓은 고객수 대비 마땅한 수익사업은 광고 수익이 전부다. 지역상점에게 일정 광고 수수료를 받고 노출하는 방식이다.

일반 고객 대상 수익사업이 전무했던 당근마켓이 야심차게 꺼내든 카드는 당근페이다. 당근마켓은 이웃간 중고 거래시 송금 편의성을 높이고 편리하게 결제할 수 있도록 당근페이를 지난 2월 론칭했다. 현재 당근페이는 무료 수수료로 서비스하고 있지만 추후 유료화할 경우 수익사업이 될 수 있다. 당근페이는 중고거래 규모 추정에도 도움이 되는 만큼 당근마켓은 K뱅크와 손잡고 페이 활성화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앞서 번개페이를 도입한 번개장터는 페이가 잘 안착하면서 관련 수익이 100억원 이상 발생하고 있다.

네이버 자회사 크림(KREAM)은 지난 21일부터 구매자에게 수수료 1%를 부과하고 있다. 무료배송과 수수료 무료를 통해 시장을 키워온만큼 이제는 수익성을 확보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크림은 작년 11월까지 무료로 했던 배송비도 올해들어 매달 인상하고 있다. 작년 12월 1000원을 받은 이후 1월 1500원, 2월 2000원, 3월 2500원, 4월 3000원으로 매달 올렸다. 작년 11월 한국에 론칭한 스탁엑스가 8~10% 수수료를 받는 만큼 크림은 올해 판매자·구매자 수수료를 순차적으로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 손자회사 스니커즈 리셀 플랫폼 ‘크림’ 서비스 이미지. (사진=네이버)
업계 관계자는 “지난 2~3년 출혈경쟁에도 점유율을 늘리기에 절박했던 이커머스 기업들이 더 이상 비용을 감당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며 “그동안은 눈에 띄지 않게 광고 수수료 인상과 자체페이 도입 등을 했다면 올해부터는 멤버십 인상 등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유료화로 플랫폼의 수익 정책이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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