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20% 쑥쑥 크다 절반 뚝, 이커머스 ‘성장통 탈출 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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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2.04.15. 오전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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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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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표 유통기업들의 ‘디지털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지금까지 조직을 만들고 인수합병(M&A)을 하는 등 예열 단계였다면, 올해부턴 조직·인사 재정비와 사업확장으로 본 게임에 들어갔다. 이 가운데 국내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시장의 고성장세가 한풀 꺾이면서 경쟁에서 뒤처질 경우 그만큼 타격도 클 전망이다.

쿠팡은 지난해 매출 22조원을 올려 2010년 창사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김범석 쿠팡 창업자는 지난달 실적발표에서 “신규고객 구매액까지 매년 30% 이상 늘었다는 건 성장 잠재력이 여전하다는 의미”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전국 100여개 물류센터는 ‘로켓배송(당일·익일배송)’ 경쟁력의 핵심이다.

국내 주요기업 이커머스 사업현황. 그래픽= 전유진 yuki@joongang.co.kr
신세계그룹 SSG닷컴의 지난해 거래액은 5조7174억원으로 전년 대비 22% 성장해 국내 온라인 평균 성장률인 15.7%를 크게 앞섰다. 롯데온 역시 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 매출이 22.7% 증가했고, 월평균 방문자와 구매자 모두 40% 이상 증가했다.

그동안 매년 20% 이상 커 온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최근 성장세가 확연히 둔화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거래액은 전년 동기대비 12% 성장에 그쳤다. 경쟁도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이커머스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숙제도 만만치 않다. 쿠팡은 적자 해소가 급선무다. 지금까지 쌓인 적자만 6조원대다. 증권가에선 “재무구조상 쿠팡이 계속 투자를 하려면 2024년까지는 흑자전환 해야 한다”고 분석한다. 쿠팡은 신규 멤버십 이용료를 월 2900원에서 4990원으로 대폭 올리고 ‘쿠팡이츠’도 배달 수수료를 음식값에 비례하도록 개편했다. 6월부턴 기존회원 이용료도 4990원으로 오른다.

신세계는 2018년 SSG닷컴을 출범시켰다. 관건은 3조4000억원이란 거액을 주고 산 G마켓글로벌(이베이코리아)이 얼마나 시너지를 낼 것이냐, 올해 기업공개(IPO)가 얼마나 성공적일 것이냐다. 자본시장 고위 관계자는 “G마켓쪽 실적이 별로고 천문학적인 영업권 상각이 발생하면 신세계그룹에도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런 부담을 한 방에 날려버릴 카드는 SSG닷컴 상장이다. 인수자금 마련을 위해 본사 부지와 건물까지 판 이마트로선 “올해 무조건, 어떻게든 (상장)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롯데온은 그룹 차원에서 수조원을 들여 출범시켰지만 주력 서비스가 없고, 계열사의 상품 판매를 중개하는 수준에 그쳤다는 혹평을 받았다. 신동빈 회장은 이베이코리아 출신 나영호 부사장을 롯데온 수장으로 영입하며 대대적인 재정비에 나섰다.

전문가들은 국내 이커머스 성장 여지는 남았다고 본다. 공산품의 온라인 침투율은 40%대로 높지만 식료품은 20%대에 그치고 미국 등에 비해 배달 범위가 좁아 신선식품 온라인 배송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당장 SSG닷컴이나 롯데온이 쿠팡을 위협할 것이라는 신호가 잡히지는 않는다”며 “다만 온라인 구매행태가 포화상태에 달하면 온라인과 오프라인 채널을 모두 갖춘 기업이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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