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6조' 컬리, 상장 앞두고 대규모 '적자' 알고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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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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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환전환우선주(RCPS) 전량 보통주 전환
장부상 손실일 뿐…실제 현금 유출 아냐

기업 가치 높아질수록 RCPS 투자자 '방긋'
컬리 몸값, 4조~6조원대 전망도…대어급 IPO
마켓컬리 배송차량. /사진=마켓컬리


신선식품 새벽배송인 마켓컬리를 운영 중인 컬리가 기업공개(IPO)에 나선다. 매년 높은 성장세를 보이는 만큼 시장의 관심도 뜨겁지만 지난해 1조원이 넘는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면서 투자자들의 가슴을 철렁 내려앉게 했다. 하지만 이는 회계상의 착시일 뿐, 실제 현금이 유출된 것은 아니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컬리는 전년보다 64% 증가한 1조5614억원의 매출액을 달성했음에도 불구하고 1조285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상환전환우선주(RCPS) 평가에 따른 손실이 금융비용으로 잡히면서 대규모 순손실을 기록한 것이다. 같은 기간 영업적자는 2177억원으로 집계됐다.

RCPS가 보통주로 전환되면, 파생상품평가손실이 발생한다. 최근 컬리가 상장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RCPS를 재평가했다. 이 과정에서 기업 가치가 커진 것이 오히려 손실로 잡힌 것이다. RCPS 투자자 입장에선 투자에 따른 이익이 발생했다.

통상 RCPS는 주식으로 전환되기 전까지 회계상 부채로 처리한다. 이후 매년 평가기관을 통해 공정가치를 재평가받게 된다. 향후 현금흐름 등 다양한 요소를 기반으로 기업 가치를 평가하고, 이 가치가 커질수록 RCPS 가치도 커지는 구조다. RCPS가 부채이므로 부채가 커진 결과 회사 입장에선 평가손실이 늘어나게 된다.

마켓컬리는 투자 유치 과정에서 RCPS를 활용해왔다. RCPS는 기업의 주식가치가 커지면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고 투자자는 이를 통해 차익을 실현할 수 있다. 투자자에게 유리한 조건이어서 스타트업의 투자 유치시 자주 활용되는 투자수단이다.

자료=한경 DB


작년 말 기준 컬리의 RCPS는 전량 보통주로 전환됐다. 이로 인해 RCPS 관련 파생상품평가손실(1조217억원)이 금융비용에 포함돼 대규모 당기순손실을 유발한 것이다.

이에 대해 컬리 측 관계자는 "실제 비용상승에 따른 손실이 아닌, 우선주를 부채로 인식함에 따른 회계상의 착시"라며 "지난해 말 모든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해 장부상 손실은 이미 해소됐으며 올해 회계연도부터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기업 가치가 오르면 RCPS 투자자들은 보통주 전환에 나선다. RCPS의 경우 발행 조건에 따라 보통주로 전환할 때의 가격을 낮추는 전환가액 조정(리픽싱) 옵션이 있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발행 당시보다 기업 가치가 올랐을 경우 상장 이후 큰 시세차익을 낼 수 있다.

컬리는 지난달 28일 한국거래소에 유가증권시장 상장 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상장 예비심사는 통상 2개월 가량 소요되며 이후 일정을 고려하면 상장은 오는 7~8월이 될 전망이다.

한편 컬리가 IPO를 통해 조달하는 자금은 1조원 안팎이 될 가능성이 높다. 시장에 알려진 예상 공모가(9만~13만원)를 기준으로 시가총액이 4조원대 후반에서 6조원대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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