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배송 없앤 롯데온, 출범 2주년 여전히 ‘시행착오’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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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안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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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롯데슈퍼 이어 롯데마트몰도 새벽배송 철수
- ‘바로배송’ 집중…퀵커머스 시장서 두각 과제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롯데그룹 통합 온라인몰 롯데온이 2년 만에 새벽배송 사업을 철수한다. 고객 호응이 더 높은 ‘바로배송’에 집중한다는 설명이다. 롯데온은 이달 출범 2주년을 맞았다. 그러나 시장에 안착한 주력 서비스가 부재하고, 여전히 시행착오를 거치고 있다. 나영호 대표 체제 1주년에 돌입한 롯데온이 빠른배송을 통해 두각을 나타낼 수 있을지 과제다.

12일 롯데쇼핑에 따르면 전날 롯데온은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18일을 마지막으로 새벽 배송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밝혔다. 오는 17일 오후 10시까지 새벽배송을 주문하거나 반품을 접수할 수 있다. 이날 접수분은 18일 새벽에 배송된다. 새벽배송 서비스에 사용되던 보냉백은 이후에도 계속 사용할 수 있다. 보증금을 결제한 경우 전액 환불해 준다.

온라인 장보기 수요가 증가하면서 이커머스 업체들은 ‘신선식품’ 빠른 배송이 필수 경쟁력으로 떠올랐다. 새벽배송 확대를 위해 쿠팡과 마켓컬리, SSG닷컴은 물류센터 대규모 투자에 나서고, 티몬·G마켓은 배달대행업체와 협력을 시작했다. 이런 흐름과 반대로 롯데온은 새벽배송 ‘중단’을 선언했다.

롯데온은 2020년 5월 ‘새벽에 온(ON)’ 이름으로 새벽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김포·의왕·부산 등 온라인 전용센터를 활용해 수도권과 부산 일부 지역에서 이용할 수 있었다. 이보다 먼저 롯데슈퍼가 2018년 2월 새벽배송을 도입했지만 롯데온 새벽배송과 주문 분산을 막기 위해 지난해 2월, 2년 만에 서비스를 정리했다.

롯데슈퍼가 운영하던 경기도 의왕과 부산 오토 프레시센터를 롯데마트에 넘기기도 했다. 당시 롯데온은 “롯데마트와 롯데슈퍼 새벽배송 지역이 일부 겹쳐 효율성 측면에서 서비스를 축소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새벽배송 주문채널을 롯데온으로 일원화했음에도 불구하고, 롯데마트몰 중심으로 운영되던 롯데온 새벽배송 역시 2년 만에 전면 철수하게 됐다. 마켓컬리·쿠팡·오아시스마켓 등 선점업체들이 공격적으로 시장을 침투하면서 롯데온 새벽배송 주문량은 기대만큼 많지 않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한정된 자원과 인력을 효율적으로 쓰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한 셈이다.

롯데온은 새벽배송 강화 대신 바로배송 서비스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바로배송은 온라인 주문 상품을 롯데마트에서 인근 지역에 2시간 안에 배송하는 서비스다. 작년까지 수도권, 광주·제주 일부 지역에서 서비스가 가능했지만 올해 바로배송 서비스 권역을 전국으로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바로배송은 슈퍼·마트 등 오프라인 매장 유휴공간을 활용해 배송할 수 있어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그간 경쟁력을 찾아가는 시기로 여러 서비스를 시도한 결과 바로배송이 더 고객 반응이 좋았다”며 “현재 잘하고 있는 것에 집중하는 게 회사에 더 이득이고, 장점을 살릴 수 있는게 바로배송이라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롯데온은 롯데슈퍼와 롯데마트에서 바로배송을 운영 중이다. 롯데슈퍼 프레시에서 주문하면 1시간내 배송, 롯데마트에서 주문 시 2시간 내 배송을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롯데온이 바로배송을 특화해 온라인 장보기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현재 이커머스 시장은 새벽배송에 더해 퀵커머스까지 배송서비스 다변화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신선식품·생필품을 15분~1시간 내 배달해주는 퀵커머스 시장엔 배달앱부터 대형마트·편의점, 스타트업까지 무더기 진출하는 형국이다. 주문 후 1~2시간 내 배송하는 롯데온이 경쟁력을 갖기 위해선 차별점이 있어야한다는 의미다. 

지난해 롯데온은 매출액 1080억원으로 전년대비 21.5% 감소, 영업손실은 164.2% 확대한 1560억원이다. 실적이 악화된 원인은 거버넌스 통합으로 다른 사업부 상품 중개수수료가 빠지며, 이커머스 사업부문 손실을 롯데온이 일시적으로 떠안게 됐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롯데온 거래액은 8조4508억원으로 전년대비 11.8% 늘었지만 적자폭을 줄여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롯데온 내 롯데마트몰과 롯데슈퍼프레시는 지난달 배송비 부과 기준을 할인적용가로 바꾸는 등 수익성 개선에 돌입했다. 새벽배송과 바로배송을 동시 운영하다 바로배송 한가지에 집중하기로 한 결정 역시 수익성 개선 일환으로 볼 수 있다.

단 고객 선점을 위해 무료배송·할인 등 마케팅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비용효율’을 위해 새벽배송을 정리한 롯데온이 바로배송으로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을지가 과제다. 업계 관계자는 “여러 기업들이 신선식품·생필품부터 뷰티까지 빠른 배송을 시작하면서 마케팅 경쟁도 치열하다”며 “퀵커머스 시장에서 단기간 수익을 내는 게 어렵다는 건 분명해졌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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