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 선물하기로 몰리는
명품 화장품 브랜드들
지난달 15일 한국에 처음 상륙한 ‘발렌티노 뷰티’는 오프라인 매장이 아직 없다. 디자이너 발렌티노 가리바니는 그의 패션 하우스를 1959년 이탈리아 로마에서 시작했지만, 화장품은 프랑스 기업 ‘로레알’이 2018년 라이선스를 맺고 전개하고 있다. 향수 외의 화장품은 지난해 처음으로 선보였고, 로레알코리아가 이 바통을 받아 지난 3월 국내 시장에 출시했다.
샤넬은 지난해 6월 말 향수 '샤넬 넘버5(N° 5)'의 100주년 기념 에디션인 '샤넬 팩토리 5' 제품으로 카카오톡 선물하기에 등장했다. 오프라인 부티크 매장 외에는 카카오톡 선물하기가 유일한 판매처라, 판매를 시작하자마자 거의 모든 제품이 품절되며 화제를 모았다.
명품 뷰티 브랜드가 카카오톡 선물하기에 입점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우선 폭넓은 젊은 세대 소비자와의 접점을 만든다는 의미가 크다. 에르메스 뷰티 관계자는 카카오톡 선물하기 입점 이유에 대해 “카카오를 통해 보다 많은 고객에게 오랜 전통과 장인정신이 깃든 에르메스 화장품의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카카오톡을 통해 화장품에 관심이 많지 않은 사람에게까지 브랜드나 상품을 노출해 소비층을 확장시키길 기대한다는 이야기다.
또한 브랜드의 젊은 이미지를 함께 가져갈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발렌티노 뷰티 측은 팝업 스토어(임시매장)와 카카오톡 선물하기를 첫 유통 채널로 선택한 이유를 “브랜드 근간에 스트리트 문화를 품고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오프라인으로는 쇼핑몰이나 백화점 매장 대신 길거리에 인접한 팝업 스토어에서, 온라인으로는 젊은 층이 쉽게 쇼핑하는 플랫폼(카카오)에서 고객과의 첫 만남을 가지고 싶었다는 의미로 풀이해볼 수 있다.
무엇보다 빠르게 늘어나는 이커머스 매출은 가장 큰 매력 포인트다. 2019~20년 오프라인 판매를 기반으로 해온 유수의 해외 럭셔리 브랜드들 역시 "디지털"을 외치며 이커머스에 뛰어들었다. 브랜드마다 사업을 시작한 이상 가시적인 실적을 올려야만 한다는 압박을 무시할 순 없는 상황인데, 타 채널 대비 카카오톡 선물하기가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것. 이름을 밝히기 꺼린 한 업계 관계자는 "자사 조직과 가장 빠르게 연결할 수 있는 유통 채널은 카카오톡 선물하기가 유일하다"며 "채널 내 매출 증가는 몇백 퍼센트에 달한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카카오톡 선물하기의 매출은 급격한 우상향 그래프를 그리며 늘어나고 있다. 2011년 론칭 1년차 300억원대로 시작해, 2020년 10년만에 3조원 규모로 10배나 성장했다.
특히 카카오톡 선물하기에 입점한 상품 중 명품 화장품이 ‘가장 폼나는 선물’이라는 점도 인기를 부채질하는 요인이다. 립스틱이나 핸드크림, 향수처럼 가격이 비교적 저렴한 화장품 위주로, 스몰 럭셔리(적은 돈으로 명품을 소비하는 행위)에 딱 맞는다. 또 해당 브랜드가 직접 판매하는 창구여서 온라인 시장에서 심심치 않게 올라왔던 '짝퉁' 논란에서도 자유롭다.
그중에서도 가장 매출 비중이 큰 것은 화장품을 포함한 뷰티 제품이다. 카카오톡 선물하기 내 뷰티제품 매출은 2020년 전년 대비 109%가, 2021년엔 전년 대비 66%가 성장했다(거래액 기준).
카카오 측은 “온라인에서 명품을 구매하는 것이 자연스러워지고 비대면 소비 형태를 선호하는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업계에서는 온라인 명품 시장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면서 “선물하기의 경우 MZ세대가 명품의 큰 손으로 부상했고, 구매력이 있는 40~50대 고객이 지속적으로 유입되면서 매스티지부터 럭셔리·니치 브랜드 등 다양한 브랜드들이 선물하기로 속속 입점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