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쇼핑' 힘주는 위메프, 시장 점유율 높아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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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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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매출, 전년 대비 17.2% 감소
하송 대표 "메타쇼핑으로 전환" 선언
상품비교·가격비교 합쳐 동선 단순화


[사진 제공 = 위메프]
1세대 이커머스로 출발한 온라인쇼핑몰 위메프가 '이커머스' 간판을 떼고 '메타쇼핑'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종전 플랫폼 체제로는 장기적인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다는 판단에서 비롯한 것으로, 커머스계의 구글이 되겠다는 계획이다.

위메프는 지난 2010년에 처음 서비스를 시작했다. '우리가 가격을 만든다(We Make Price)'라는 표어 하에 '위메이크프라이스'를 줄여 '위메프'를 플랫폼 명칭으로 했다. 특유의 강점인 큐레이션 서비스를 앞세워 한때 커머스계 강자 중 하나로 꼽히기도 했다.

2010년대 중반에 들어서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온라인쇼핑몰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입지가 줄어든 것. 경쟁업체들 사이에서 이렇다 할만한 강점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위메프는 좀처럼 유의미한 실적을 내지 못했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위메프는 ▲2018년 4294억원 ▲2019년 4653억원 ▲2020년 3853억원의 매출을 냈다. 코로나19 확산 후 커머스 업계가 전반적으로 호실적을 기록했을 때도 위메프는 도리어 매출이 떨어졌다. 2020년 영업손실도 543억원에 달한다.

혁신을 외친 건 하송 위메프 대표였다. 하 대표는 지난해 2월 취임한 뒤 곧바로 큐레이션 서비스 강화를 주문했고, 이어 지난해 말 '메타쇼핑'으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자사만의 강점은 살리면서 전에 없던 플랫폼 고도화를 목표로 하는 것이다.

위메프가 말하는 '메타쇼핑'은 상품의 제원과 가격, 후기, 최저가 구매처까지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는 쇼핑콘텐츠의 집약체다. 23만개 쇼핑몰, 총 7억개 상품에서 추출한 메타데이터에 검색 AI(인공지능) 기술을 더했다.

[사진 제공 = 위메프]
위메프가 이같이 방대한 데이터를 활용하는 건 소비자의 온라인쇼핑 동선을 최소화해 플랫폼 유입을 늘리려는 시도다.

세탁기를 구매하는 과정을 예로 들어볼 수 있다. 대개 소비자가 온라인으로 세탁기를 살 때는 11번가나 티몬, G마켓 등에서 상세 정보를 접한 뒤 네이버쇼핑, 다나와 등으로 향한다. 구매하고자 하는 상품을 최저가에 살 수 있는 곳이 어딘지 찾아보기 위함이다.

소비자가 이런 방식으로 온라인쇼핑을 할 때는 상품 비교와 가격 비교, 주문을 각기 다른 플랫폼에서 해야 한다. 또 회원가입을 해야만 주문할 수 있는 사이트도 있어 추가적인 번거로움도 있을 수 있다.

위메프는 이 과정을 자체 플랫폼에서 모두 가능케 했다. 세탁기를 검색하면 '상품 비교'와 '가격 비교' 탭이 노출되는데 '상품 비교'에서는 최근 소비자에게 인기 있는 모델 추천과 해당 모델의 구매 건수, 후기 등 다양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구매하기로 마음먹었다면 바로 '가격 비교'로 이동하면 된다. 다른 플랫폼으로 이동할 번거로움이 사라진 셈이다.

소비자로서도 쇼핑 동선이 단순해졌지만, 위메프 입장에서도 수익 개선을 기대해볼 만한 시도다. 현재 우리나라 커머스 중 '상품 비교'와 '가격 비교'를 동시에 아우를 수 있는 플랫폼은 사실상 없다.

위메프의 전략이 성공적일지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분석해야 한다. '메타쇼핑'으로의 변화를 선언한 시점이 작년 12월인 만큼 지난해 실적에 뚜렷한 변화가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다.

동종업계에서도 위메프의 이 같은 시도를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존 커머스들이 상품 비교와 가격 비교 중 한쪽에 중점을 두는 것과는 다르다. 양쪽을 동시에 잡겠다는 시도"라며 "성공한다면 전례 없는 사례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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