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컬리는 조만간 공개되는 2021년 결산실적에 기반해 상장예비심사 청구를 하기로 했다. 이달 말에 상장예비심사 청구를 하게 되며, 기업공개까지 4개월가량 걸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 3분기 기업공개(IPO)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컬리는 지난해 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할 예정이었으나 한국거래소에서 김슬아 컬리 대표의 지분율을 문제 삼으면서 청구일정이 지연됐다. 김 대표 지분율은 2020년 기준 6.67%였는데, 이마저도 지난해 추가투자 등으로 더 낮아졌다. 지분율이 최소 20%는 돼야 안정적인 경영이 가능하다는 게 거래소의 묵시적인 판단 기준이란 점에서 김 대표의 지분율이 걸림돌이 됐다.
이에 컬리는 재무적투자자(FI)들의 보호예수기간을 길게 설정하는 방안으로 합의점을 찾기로 했다. 김 대표와 FI의 지분을 보호예수해 우호지분을 20% 이상 확보해 경영권을 유지하는 방안이다. 하지만 이를 두고 FI와 의견이 충돌하면서 상장일정이 미뤄졌으나 최근 김 대표와 FI는 보호예수기간을 각각 3년, 1년6개월로 합의한 것으로 파악된다.
컬리가 상장 절차에 돌입하면서 업계에선 컬리도 쿠팡처럼 상장을 통해 기업가치를 불리고 대규모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쿠팡이 상장 직후 기업가치가 100조원까지 치솟았던 만큼 컬리의 기업가치도 오를 수 있다는 논리다. 컬리는 지난해 프리IPO까지 성공시키며 기업가치를 4조원까지 끌어올렸는데, 업계에선 상장 후 기업가치를 7조원까지 내다본다.
다만 컬리가 쿠팡과 비슷한 실적 흐름을 보이는 만큼 적자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상장 이후 주가가 바닥을 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컬리는 지난해에도 매출 1조561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64% 신장하는 등 성장세를 입증하고 있지만 적자 역시 2177억원으로 전년 대비 87% 증가했다. 컬리가 상장을 통한 장기적인 효과를 내기 위해선 결국 수익성 확보에 대한 가능성을 입증하는 게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마켓컬리가 연내 '큐레이티드 마켓플레이스'를 준비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큐레이티드 마켓플레이스는 상품 검증·운영은 컬리가 맡고 물류센터 보관·배송은 제조사가 담당하는 방식의 마켓플레이스다. 비식품군을 강화해 수익성을 높일 수 있으면서도 일반적인 오픈마켓과 달리 상품 검증 절차가 포함돼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성장을 위한 물류·인력 투자 비용이 실적에 반영되면서 아직 적자가 나고 있기는 하지만 올해나 내년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