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vs '쿠팡' 혈투…올해도 국내 이커머스 전쟁 격화

입력
수정2022.03.12. 오전 8:51
기사원문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커머스 솔루션 마켓'으로 비즈니스모델 차별화 나선 네이버
쿠팡플레이, 쿠팡이츠 공략하는 쿠팡…장기 성장은 숙제
© News1 DB

(서울=뉴스1) 송화연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비대면 소비 증가로 네이버, 쿠팡이 연일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거래액(네이버)과 매출(쿠팡)로 '왕좌' 자리를 지키고 있는 두 이커머스 강자는 성장 모멘텀의 중심축이 될 이커머스 사업 확장에 주력하며 치열한 경쟁을 지속할 전망이다.

◇네이버·쿠팡 이커머스 사업 '순항' 지속

지난 1월 공개된 네이버 실적발표 보고서에 따르면 네이버의 지난해 4분기 커머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한 4052억원으로 집계됐다. 연 매출은 전년 대비 35% 증가한 1조4751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 2일 실적을 발표한 쿠팡 역시 호실적을 냈다. 쿠팡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한 50억7669만달러(약 6조2316억원)를 기록했다. 연 매출은 전년 대비 54% 증가한 184억637만달러(약 22조5938억원)였다.

매출 규모로만 따지면 쿠팡의 압승이지만 결제액은 네이버가 우위에 선 상황이다. 쿠팡의 경우 '중개 수수료'만 매출로 잡히는 여타 이커머스 플랫폼과 달리, 상품을 직접 구매한 후 판매하는 '직매입' 금액이 모두 매출로 잡힌다.

이에 업계에선 매출액 보다는 거래액이 이커머스 시장 내 영향력을 판단하기 최적이라는 분석이다.

앱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이 지난해 만 20세 이상 한국인을 대상으로 결제 금액 추정치를 분석한 경과 네이버 쇼핑 거래액은 36조원, 쿠팡 거래액은 34조원으로 조사됐다. 교보증권 조사에 따르면 네이버와 쿠팡은 각각 이커머스 거래액 점유율 17%, 13%로 네이버가 우세하다.

◇두 이커머스 강자의 '다른' 전략

두 플랫폼 기업은 이번 실적발표를 통해 '국내 이커머스 강자로 주도권을 잡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내비쳤다. 네이버는 '커머스 솔루션 마켓' 등 관련 상품 라인업을 확대하며 장기적인 수익화에 나서는 방향을 제시했다. 쿠팡은 '쿠팡이츠', '쿠팡플레이'와 같은 신사업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장기 성장 동력 마련에 한발 앞서나간 건 네이버다. 네이버의 브랜드스토어(대기업·유명 브랜드가 운영하는 이커머스 플랫폼)와 쇼핑라이브는 출시 기간이 1년 반밖에 되지 않았지만 스마트스토어(소상공인이 운영하는 이커머스 플랫폼) 거래액의 10%를 초과하는 성과를 달성했다.

브랜드스토어는 전년 대비 110% 성장해 누적 거래액 1조9000억원을 달성했고, 쇼핑라이브는 지난해 11월 기준 누적 거래액 5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쇼핑라이브의 누적 시청 수는 7억회를 훌쩍 넘겨 시장 1위 자리를 견고히 하고 있다. 네이버 브랜드스토어 입점 수는 600개 이상을 넘어섰고, 네이버 쇼핑라이브 역시 브랜드사들의 주요 마케팅 툴로 자리잡으면서 이들 기반으로 한 성장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 모델에서도 차별화에 성공했다. 네이버는 기존 광고, 수수료 중심의 수익모델에서 솔루션 모델까지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1월 베타 서비스를 시작한 '커머스 솔루션 마켓’에서는 판매자들이 사업의 각 단계에 필요한 솔루션을 모아 제공한다.

네이버 판매자들의 관심도도 높다. 현재 정기구독 솔루션이 가장 높은 사용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클로바 메시지 마케팅, 클로바 라이브챗, 엑스퍼트 솔루션을 활용하는 판매자 수도 평균 14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KTB투자증권에 따르면, 네이버 커머스 솔루션 기대 매출액을 올해 약 4200억원으로 추산된다. KTB투자증권 측은 "네이버의 커머스 솔루션 서비스가 커머스 성장세 반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왼쪽부터)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와 김범석 쿠팡 창업자 © News1 DB

쿠팡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와 딜리버리 등으로 외연 확장에 나서고 있다. 쿠팡은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함과 동시에 사상 최대 영업적자(15억4천259만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6월 발생한 덕평 물류센터 화재로 인한 비용손실(1억3000만달러)과 '쿠팡이츠', '쿠팡플레이' 시스템과 마케팅에 비용을 투자한 배경으로 점쳐진다.

쿠팡은 '쿠팡플레이'와 '쿠팡이츠'를 통해 쿠팡 생태계에 이용자를 묶어둔다는 전략이지만, 이러한 사업구조는 장기적으론 불확실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커머스 영역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기보다는, 기존 멤버십 요금제 인상이나 수수료 개편으로 몸집을 키우면서 성장성에 한계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쿠팡은 지난해 멤버십(와우멤버십) 신규 이용자를 대상으로 2900원에서 4900원으로 72% 인상한 바 있다. 쿠팡이츠도 음식값에 비례해 배달앱 수수료를 가져가는 방식으로 요금 체계를 개편했다.

이처럼 기존 이용자 대상으로 멤버십 가격 인상은 배달앱 수수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고, 소비자나 자영업자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 지난해 말 쿠팡이 로켓배송 납품 협력사 대상으로 공급단가 이하를 요구하자 납품 협력사들이 크게 반발한 사례도 있었다.

시장이 쿠팡이 커머스 영역에서 수익화에 성공할 수 있을지 의문을 가지고 있는 점도 쿠팡이 풀어야 할 숙제다. 쿠팡이 벤치마킹한 아마존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보면, 아마존웹서비스(AWS) 부문이 전체 매출의 13.2%, 전체 영업이익의 74.4%를 차지하며, 클라우드가 실적 견인에 앞장서고 있기 때문이다.

쿠팡 측은 "조정 EBITDA 마진율이 올해 4분기에는 흑자 전환할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증권가에서는 시일이 더 걸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재의 성장 추세를 감안한다면 2024년에 EBITDA 흑자전환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외형적으로 높은 성장세를 보였지만 네이버가 온라인 풀필먼트 데이터 플랫폼(NFA)을 비롯해 최근에는 SSG닷컴 새벽배송도 도입하면서 물류 경쟁력을 높이고 있고 이마트 역시 이베이와 합병 이후 본격적인 시너지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상황에서 물류센터 투자만으로 수익화나 장기적인 성장세가 가능할지 불투명하다"라며 "네이버가 버티컬 서비스나 새로운 성장 모델을 고도화하고 쿠팡 역시 수익화에 집중하면서 당분간 엎치락뒤치락할 양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IT, 경제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