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페이스북 등 70여 채널서 전세계 3400만명 구독
음식 콘텐츠에서 이커머스로…홍콩·동남아 등 시장개척

쿠캣 성장배경. 사진/유튜브 '스튜디오 쿠캣' 캡처
쿠캣 성장배경. 사진/유튜브 '스튜디오 쿠캣' 캡처

김밥 한 줄로 만들 수 있는 음식의 종류는 얼마나 될까. 김밥전부터 김밥강정, 김밥버거, 김밥라자냐까지. 통통 튀는 음악과 '킹밥', '내 마음 속 노벨평화상' 등 재치 있는 표현도 구미를 잡아당긴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 1980~2000년대 태어난 세대)의 전폭적인 지지로 푸드 이커머스로 사업 영역을 넓힌 쿠캣의 이야기다. 

쿠캣은 콘텐츠 사업으로 시작해 PB상품(자체 브랜드)까지 출시하는 등 1인 가구들을 위한 맞춤형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쿠캣은 창업 전 지난 2013년 '모두의 지도'로 출발했다. 이 서비스는 사용자가 원하는 조건을 선택하면 필요한 장소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도왔다. 24시 코인빨래방인데 인터넷도 되는 곳을 원한다면 해당 장소를 찾아주는 식이었다.

그러던 중 지도에 넣을만한 더 많은 정보가 필요했고, 2015년 '그리드잇'이라는 회사와 합병하게 됐다. 그리드잇은 당시 페이스북 페이지 '오늘 뭐 먹지?'를 운영해왔다. 이 페이지는 30일 현재까지 442만명의 구독자 수를 보유하고 있다. 햇반이나 스팸, 참치 등으로 퓨전 요리 레시피를 선보여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도록 자취생에게 맞춤형 정보를 제공했다. 이후 레시피 영상채널 '쿠캣'을 론칭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유튜브, 틱톡 등 SNS를 중심으로 한 콘텐츠 제작에 힘써왔다. 오늘날 쿠캣은 총 70여 개 채널이 있으며, 3400만명에 달하는 전 세계 구독자 수를 보유하고 있다.

쿠캣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2019년 5월 푸드 온라인몰 '쿠캣'(당시 쿠캣마켓)을 론칭한 후 이듬해 오프라인 매장인 '쿠캣마켓'도 마련했다. 이를 통해 자체 PB상품을 개발하는 등 본격 식품업으로서 이름을 알리고 있다. 대표 제품으로 다이어트 간편식인 '띵커바디'와 디저트 '딸기쏙우유 찹쌀떡', HMR '매콤크림 닭갈비' 등이 있다.

이들 제품은 편의점이나 대형마트, 이커머스에서도 판매될 정도로 높은 호응을 끌고 있다. 조리가 간편하고, 용량도 1인기준에다 합리적인 가격이라는 장점도 더해져 가성비가 좋다는 이유에서다. PB상품은 쿠캣 온라인 매출에서만 약 70% 비중을 차지한다.

이 같은 성장세로 쿠캣은 2015년 2억7000만원이었던 매출이 2016년 10억6000만원, 2017년 43억원, 2018년 79억원, 2019년 185억원, 2020년 390억원 등 매해 두 배가량 신장했다. 작년의 경우 매출액이 약 400억원대로 추정돼 6년 만에 200배 성장이라는 놀라운 성장세를 보여주었다.

쿠캣은 "음식 채널이나 콘텐츠 개발이 사업 시작이었지만, 푸드 트렌드 열기가 높아지면서 독특한 음식을 찾으려는 노력으로 연결됐다"며 "이후 독특한 상품을 개발해 판매하는 이커머스로 넘어가게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쿠캣은 4개의 자체 스튜디오를 보유할 정도로 콘텐츠에 매우 특화됐다. 내부 제작팀에서 직접 콘텐츠를 기획하고 촬영하며, 시시각각 변하는 푸드 트렌드를 재빠르게 대응한다. 보통의 요리채널과 달리 절도 있는 손동작과 재치있는 자막, 독특한 음식, 통통 튀는 음악 등 네박자가 갖춰져 영상도 부담 없이 오래 시청할 수 있다.

또 해외 구독자를 겨냥한 맞춤형 자막 서비스도 제공해 퓨전 한식을 세계인에게도 전달한다. 이 모두 한류의 영향으로 한식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져서 가능했다. 최근에는 프랑스식 '알리고치즈감자'나 스페인 빠에야 레시피, 소고기 요리인 '뵈프부르기뇽' 등 국가별 다양한 요리도 선보이고 있다. 

쿠캣 이문주 대표. 사진/쿠캣
쿠캣 이문주 대표. 사진/쿠캣

쿠캣은 계속해서 달리고 있다. 현재까지 홍콩에서만 6개의 팝업매장을 오픈했으며, 베트남과 태국 등 동남아시아 시장으로도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글로벌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업체도 발굴해 해외에서도 신제품을 개발하고 인프라를 확대하는 등 제3국으로도 직접 수출하는 3자 무역의 사업도 고려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2020년 4월 경기도 안성에 구축한 2000평 규모의 물류센터에 지난해 11월 물류자동화설비(QPS) 시스템을 도입, 매일 8000건의 택배 물량이 가능하도록 구비했다. 메쉬코리아와 협업해 새벽배송 서비스도 제공하는 등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GS리테일은 최근 쿠캣을 공식 인수했다. 인수 자금에는 총 550억원이 들었으며 쿠캣은 GS리테일의 자회사로 계열 편입된다. 경영은 기존 쿠캣 대표이사인 이문주 대표가 계속해서 맡을 예정이다. 

GS리테일은 최근 들어 한옥 콘셉트의 플래그십 스토어를 수원 행궁동에 마련하고 90년대생을 주축으로 한 'MD서포터즈'를 출범하는 등 MZ세대를 겨냥한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런 점에서 구독자 3400만명에 달하는 쿠캣은 최고의 파트너다. 마찬가지로 쿠캣 또한 GS리테일의 1만6000여 오프라인 매장을 활용해 소비자들에 더욱 쉽게 다가갈 수 있다.

쿠캣 관계자는 "MZ세대를 겨냥한 참신하고 차별화된 상품을 GS 유통망을 통해 선보일 수 있어 시너지를 낼 계획이다"며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방향이면 어느 분야든 열어놓고 협력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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