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 PB상품 확대 어디까지…"늘리는 이유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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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1.12.09. 오전 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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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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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PB 자회사 19억 영업이익…브랜드 14개로 늘려
이마트 노브랜드 성공 '반전 계기'…실적 효자로 거듭나
(자료제공=쿠팡)© 뉴스1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이커머스 업계가 PB(자체 브랜드) 제품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이커머스 이용자가 크게 늘어나면서 덩달아 PB 상품의 인기도 좋아졌고 '흑자' 구조가 정착되고 있어서다.

특히 PB상품의 품질을 높인 것이 주효했다. 과거 PB 상품은 가격은 싸지만 품질이 소비자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면서 재구매율이 떨어졌다. 하지만 지금은 일정 수준의 품질을 확보하면서 다시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마트 노브랜드의 성공이 PB상품의 판도를 바꿔놨다고 분석한다. 노브랜드는 일반 PB상품 보다 가격이 좀 비싸더라도 품질을 높였다. 그 결과 노브랜드는 꾸준한 실적 고공 행진을 펼치며 PB의 가치를 입증했다.

◇ 쿠팡 PB 전담 자회사 CPLB 지난해 19억 흑자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달 PB상품군을 2개를 추가해 14개로 확대했다.

쿠팡은 2017년 처음으로 PB '탐사'를 선보였다. 이후 지난해 7월 PB 사업부를 분할한 'CPLB'를 설립하고 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CPLB는 반년 만에 매출 1331억원에 영업이익 19억원이란 성적표를 받았다. 식품·생활용품·가전·패션·뷰티 분야에서 가성비 높은 제품으로 고객을 끌어모은 덕분이다.

PB 상품은 유통사와 제품력을 확보한 제조사의 협업으로 탄생한다. 유통사 입장에선 기존 제품보다 유통 단계가 적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더라도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다. 제조사 역시 매출을 늘릴 수 있어 유통사의 PB 요청에 적극적으로 협조한다. 양쪽 모두에게 윈윈 전략인 셈이다.

업계에선 이마트의 노브랜드 성공을 벤치마킹해 PB를 늘리는 것으로 해석한다. 노브랜드는 2015년 '브랜드가 아니다. 소비자다'라는 표어를 내걸고 탄생했다. 2015년 9개 제품으로 시작해 현재 1300개로 확대됐다. 노브랜드를 주로 취급하는 전문점은 2016년 경기도 용인시에 1호점을 시작으로 280개 점포가 전국에서 영업 중이다.

노브랜드는 이마트의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2020년 1분기 처음 흑자를 낸 이후 2021년 3분기까지 연속 흑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7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362억원이다. 최근 이마트가 노브랜드를 중심으로 전문점 사업을 재편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고객들은 제조사보단 유통사의 브랜드 가치를 믿고 PB를 구매한다"며 "상품성 확보를 위해 제조사와 많은 의견을 주고받는다"고 설명했다.

(사진제공=오아시스마켓)© 뉴스1

◇ 오아시스마켓·마켓컬리, 수개월 준비한 PB 인기

PB상품 수혜를 가장 많이 곳은 바로 오아시스마켓이다. 현재 230개의 PB가 매출의 약 70%를 책임지고 있다. 사실상 PB가 전체 실적을 좌우하는 셈이다. 이는 새벽배송 업체 중 유일하게 흑자를 내는 비결로 꼽힌다.

실제 오아시스마켓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0배 늘어난 96억원을 기록했다. 제품 출시까지 수개월의 시간을 투입해 품질 대비 최고의 가성비를 구현해 소비자의 선택을 받고 있다.

마켓컬리 역시 지난해 2월 PB '컬리스(Kurly's)' 첫 제품으로 동물복지 우유를 내놨다. 당시 전국의 모든 동물복지 농장을 직접 방문해 제품을 준비할 정도로 공을 들였다. 해당 제품은 마켓컬리 대표 인기 제품으로 누적 판매량 150만개를 넘어섰다. 최근 우윳값 상승으로 제품 가격이 오르자 15% 할인 쿠폰을 제공하고 있다. 마켓컬리의 주력 상품이라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컬리스는 출시 이후 매달 평균 10%씩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다. 충성고객 지표인 재구매율은 31% 수준이다. 다른 제품의 평균 수치가 10%대인 것과 비교하면 뚜렷한 상승률이다. 최근 칫솔과 물티슈를 포함한 생활용품으로 영역을 확장하며 제품수를 60여개까지 늘렸다.

업계에선 PB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과거 단순히싸다는 인식에서 벗어나 제품력까지 높아지고 있어서다. 최근 백화점과 홈쇼핑 업계도 고급 PB를 내놓으면서 소비자 인식 변화에 힘을 보태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직매입과 오픈마켓만으로 흑자를 내기 어렵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며 "중간 유통과정이 없는 특성상 수익성이 높아 PB에 주력하는 기업들은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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