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업계에 따르면 1990년대 말에서 2000년대 초반 등장해 주목받았던 인터파크와 다나와, 이베이코리아(G마켓·옥션)는 각각 야놀자, 코리아센터, 이마트에 매각됐다. 각각 여행·문화, 가격비교, 온라인유통 영역에서 인수 기업들과 시너지를 낼 전망이다.
◆국내 이커머스 ‘빅3’+전문몰 성장 속 1세대 이커머스 매각=1세대 이커머스가 인수합병(M&A) 시장에 등장하고 새 주인을 찾은 건 급변하는 시장 환경과 관련 있다. 이커머스 시장은 네이버·쿠팡·신세계 등 대형 기업이 자금력을 내세운 ‘빅3’와 마켓컬리·무신사 등 급성장하는 전문몰들이 주도하고 있다. 성숙기에 접어든 1세대는 대규모 자금을 마련하기에도, 적자를 감수하며 공격적 마케팅을 하기도 부담스러운 위치에 있었다.
다만 이들 매각을 ‘퇴장’이 아닌 생존을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주인은 바뀌지만 그간 쌓아온 인지도 기반으로 서비스를 고도화해 브랜드를 존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1세대 기업들이 겪던 고민은 11번가·위메프·티몬 등 중견 플랫폼에 동일하게 적용된다. 10년 이상 업력을 쌓아 성숙기에 접어든 이들은 이미 과거 ‘출혈경쟁’을 치르면서 급성장했다. 현재는 공격적으로 몸집을 키우는 신생업체들과 달리 수익성을 함께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연간 거래액으로 보면 11번가 10조원, 위메프 7조원, 티몬 5조원순이다. 시장점유율로 보면 각각 6.2%, 4.3%, 3.1% 정도에 그친다.
네이버·쿠팡·신세계 '빅3' 사이에서도 안정적 1위권에 진입하기 위한 점유율 싸움이 치열하다. 3강 구도를 공고히 할수록 중견업체 입지는 더욱 약해질 수밖에 없다. 물류센터 등 대규모 자금을 직접 투자하기 어려운 11번가·위메프·티몬은 여러 전문 업체들과 제휴를 맺는 방식으로 약점을 보완한다. 동시에 중장기적으로 가져갈 수 있는 그들만의 경쟁력을 갖추는 데 집중한다.
11번가는 2023년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하고 있어 외형 확대와 안정적 재무구조가 특히 중요한 상황이다. 직매입상품을 늘리면 수수료 아닌 판매액 전액이 매출로 잡혀 외형 확대에 유리하다. 다만 재고부담 등 고정 지출이 늘어난다. 11번가는 “배송효율이 낮은 당일배송을 종료해 비용을 절감했다”며 “직매입 상품 비중은 10% 이하로 아직 작지만 소비자들이 반복적으로 구매하는 생필품 위주로 구성했다”고 전했다.
위메프는 큐레이션 커머스에 집중해 사용자 관점 경쟁력 있는 플랫폼을 목표로 한다. 가격 경쟁력에 더해 트렌드에 맞춘 상품을 제공해 이용자가 고민하는 시간을 줄인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올해 식품 전문 ‘맛신선’, 최신 상품만 모은 ‘신규오픈’, 아이디어 제품 중심 ‘발견’ 등 맞춤형 큐레이션 서비스를 잇달아 선보였다. 대표 특가 행사도 큐레이션에 초점을 맞춰 개편했다. 플랫폼의 또 다른 사용자인 판매자 대상으로는 2.9% 정률수수료를 도입했다.
티몬은 자체 라이브커머스 플랫폼 ‘티비온’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하고 D2C(생산자 직접 판매 방식) 플랫폼으로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티몬이 빠르게 체질개선할 수 있게 만드는 방안은 ‘제휴’다. 강점으로 삼는 콘텐츠 부문에서도 아프리카TV·틱톡과 손잡았다. 전국 지자체 협업도 늘려간다. 티몬은 최근 포항국제불빛축제 현장을 티비온에서 생중계하고 특산품 판매했다. 콘텐츠 차별화와지역경제 활성화 두가지 요인을 동시 충족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견 플랫폼 업체들은 이미 폭발적 성장 시기를 지나 성숙기에 접어들었다”며 “과거처럼 무작정 몸집을 키우기보다 내실을 갖추고 중장기적으로 가져갈 수 있는 먹거리를 찾는 게 더 중요한 시기”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