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코로나 시대 온라인은요? 외연 확장하며 되레 오프라인과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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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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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판 ‘배달의민족’으로 불리는 배달 플랫폼 도어대시. 뉴욕거래소에 상장된 도어대시 주가는 올해 5월 연중 최고점 대비 47% 하락했다. 코로나 수혜주로 주식 시장에서 인기를 끌던 도어대시 주가가 폭락하게 된 계기는 ‘위드 코로나’다. 방역 조치가 완화되면서 미국 오프라인 외식 상권이 활기를 띠자 ‘도어대시’의 시대가 끝났다는 분석이 쏟아졌다. 기업에 매력이 없다고 판단한 투자자들은 주식을 내다 팔기 시작했다. 위기가 시시각각 덮쳐오자 도어대시는 ‘서비스 확대’와 ‘사세 확장’으로 대응했다. 음식 배달만 고집하지 않고 식료품과 주류 등 배달 가능 품목을 추가했다. 다른 배달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면서 6월부터 주가는 반등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11월 9일 유럽 최대 배달 플랫폼 중 하나인 ‘월트(Wolt)’를 사들였다. M&A를 통해 사세를 확장하며 온라인 배달 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전략을 택했다. 도어대시 주가는 월트 인수 소식에 힘입어 9일 시간 외 거래에서 한때 22% 넘게 상승했다. 5월 112달러까지 떨어진 주가는 어느새 200달러를 넘어섰다.

오프라인 상권이 살아나면서 그동안 코로나19 수혜를 톡톡히 누렸던 온라인 유통 업체로 시선이 쏠린다. 온라인 주문 건수가 줄어드는 만큼 성장세가 둔화되지 않겠냐는 우려다. 실제로 방역 조치 완화가 먼저 시행된 일본의 경우 온라인 유통 업체의 실적·주가가 동반 하락하고 있다. 일본 최대 배달 앱 ‘데마에칸’은 2021년 8월기 회계연도(2020년 9월~2021년 8월) 기준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11월 초 주가는 연초 대비 약 53% 급감했다.

다만, 국내 업체들은 ‘다르다’고 자신한다. 온라인 시장이 선진국에 뒤처지지 않을 만큼 규모가 큰 데다, 오프라인과의 연계 정책이 결실을 거두면서 성과가 속속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앞선 도어대시의 사례처럼 위기 극복이 가능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 주장이다. 국내 온라인 유통 업체들은 ‘온라인 시장 선점’ ‘오프라인 연계’ ‘거리 상권 선제 공략’ 등 전략을 내세우며 오프라인 시대에도 성장세를 이어갈 준비를 마쳤다.



▶유형 1

▷온라인 시장 선점

“아무리 오프라인 상권이 살아난다 해도, 배달 시장은 죽지 않는다.”

배달 업계 내부에서 바라보는 온라인 배달 시장에 대한 평가다. 이미 배달의 편리함에 익숙해진 만큼, 배달 수요는 줄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자신감의 근거는 수치에서 드러난다. 위드 코로나 시행 첫날인 11월 1일 급감했던 배달 3사(배달의민족, 쿠팡이츠, 요기요)의 일일 활성 사용자 수(DAU)는 11월 5일부터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배달 건수도 줄지 않았다. 배달 대행 업체 바로고 관계자는 “배달 건수는 날씨가 추워지면서 오히려 급증하고 있다. 10월 말 11월 초는 원래 비수기다. 비수기에 위드 코로나 시행이 겹치면서 배달 건수가 일시적으로 하락했을 뿐이다. 위드 코로나 여파는 거의 없다고 보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온라인 배달 시장 규모가 여전한 만큼 배달 업체들은 ‘온라인 시장 선점’에 사활을 건다. 오프라인 상권이 부활해도 온라인 시장에서 독보적인 점유율을 갖고 있다면 수익이 줄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현재 배달 3사는 각종 프로모션을 통해 손님 모으기에 집중하고 있다.

배달의민족은 11월 14일까지 2주간 ‘배민1데이’를 진행했다. 매일 최대 1만원 할인쿠폰을 제공하는 행사였다. 요기요는 배달 앱 최초로 할인 구독 서비스 ‘요기패스’를 선보였다. 월 9900원에 3만원 할인쿠폰 혜택과 포장 1000원 무제한 할인 서비스를 주고 있다. 쿠팡이츠는 서울 지역 단건 배달 서비스 시간을 기존 오전 9시에서 3시간이나 앞당겼다. 새벽 배달 기사에게 기본 요금의 배에 달하는 최대 1만원을 주며 ‘라이더 모시기’도 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배달 업계 관계자는 “배달 3사는 오프라인 상권이 살아나도 회사들 실적에 별다른 타격이 없다고 내다본다. 신경을 쓰는 부분은 온라인 배달 시장점유율이다. 상대 업체가 프로모션 행사를 통해 점유율을 늘려가는 것을 더 경계하는 모습이다”라고 설명했다.

배달 건수는 위드 코로나 시대에도 오히려 줄지 않았다. 온라인 시장에서 점유율이 높은 기업은 오프라인 호황에도 수익을 계속 낼 수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매경DB)


▶ 유형 2

▷오프라인과 적극 연계

이커머스 업체는 오프라인과의 연계로 승부수를 띄운다. 온라인으로는 소비자를 끌어모으고, 오프라인 물류망을 활용해 비용을 절약하겠다는 심산이다. 온·오프라인 연계로 주목을 끄는 기업은 신세계그룹 산하의 이커머스 계열사 SSG닷컴이다. 그룹 내 백화점, 이마트와 유기적인 연계로 위드 코로나 시대에도 굳건한 성장세를 이어간다. 실적 호조에 힘입어 2022년 내로 국내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SSG닷컴은 “자본총계는 지난해 말 1조4000억원으로 법인 출범 이래 관리 가능한 수준의 손익을 유지하고 있다”며 “자본 잠식 상태로 매년 수천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는 경쟁사들과는 국내 시장의 상장 요건 충족 가능성 측면에서 차별화하는 요인이다”라고 밝혔다.

지역 슈퍼마켓과 연계해 급속도로 세를 불리는 ‘리테일앤인사이트’도 눈길을 끈다. 리테일앤인사이트는 당일 배송 서비스 ‘토마토 장보기’를 운영한다. 앱에서 물건을 주문하면 근처 슈퍼마켓에서 바로 배송해준다. 이미 도심지에 자리 잡은 지역 마트를 창고처럼 활용해 물류 인프라 비용을 대폭 아꼈다.

리테일앤인사이트 관계자는 “물류망이 아직 다 갖춰지지 않은 곳은 당일 배송 혹은 1시간 배송이 기본적으로 매우 국한된 지역에서만 가능하다. 이를 전국 단위로 확산시키는 데 많은 시간과 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토마토 앱은 전국에 이미 물류센터로서 기능을 갖추고 운영 중인 2만여개의 지역 슈퍼마켓과 연계해 적은 비용으로 서비스 확장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유형 3

▷오프라인 逆진출, 선제 공략

오프라인과 연계를 넘어 온라인 전문점이 ‘오프라인’ 시장에 역으로 진출하는 사례도 나온다. 가장 활발한 곳은 온라인 서점 업계다. 예스24, 알라딘 등 온라인 서점, 오프라인 중고 서점만 운영하던 업체들은 오프라인 신간 서점에 뛰어들며 위드 코로나 시대 적응에 나섰다.

가장 먼저 신호탄을 쏘아 올린 곳은 예스24다. 중고 서적 매장으로 운영하던 강서NC점을 신간 서적을 취급하는 서점으로 바꿨다. 10일부터 이달 말까지 리모델링을 거친 후 12월에 재단장해 열 계획이다. 서점·출판 업계는 예스24의 오프라인 진출이 ‘이커머스’ 업계의 공습으로부터 반격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온라인 패션 업계 역시 오프라인 매장 확보에 적극적이다. MZ세대로부터 인기를 얻으며 온라인 판매를 주력으로 하던 요가복 ‘젝시믹스’,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 ‘아크메드라비’ ‘디스이즈네버댓’ ‘커버낫’ 등부터 쇼핑몰 ‘무신사’까지 오프라인 매장을 연달아 내는 분위기다. 온라인의 약점으로 지목받는 ‘체험’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다. 실제 이들 매장은 단순한 물건 진열을 지양한다. 대신 고객들이 최대한 자사 제품을 체험하도록 유도한다.

실적도 나쁘지 않다. 커버낫의 경우 오프라인 25개 매장의 월평균 매출이 1억2000만원에 달한다. 지난해 대비 매출이 130% 증가했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34호 (2021.11.17~2021.11.23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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