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내일 국내 상륙…이커머스 판 흔들까 [마켓 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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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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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올 것이 왔다.’

한국 전자상거래 시장을 정조준해온 전 세계 최대 유통기업 ‘아마존’이 마침내 31일 국내 시장에 진출한다.

‘아마존의 직구(직접 구매) 서비스’를 한국판 버전으로 내놓는 것인데, ‘글로벌 포식자’의 등장에 동종 업계에서는 ‘올 것이 왔다’라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 쇼핑하듯 해외직구

2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11번가는 31일부터 ‘아마존닷컴’의 한국형 전용 서브 사이트격인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를 11번가 사이트내에 개설, 국내 소비자가 아마존에서 직매입하는 모든 과정을 한국판으로 제공한다. 주문과 결제, 배송, 반품, 환불을 처리하는 전담 고객센터도 운영한다.

이에 소비자들은 언어장벽, 오배송, 환불 걱정없이 아마존이 전 세계에 판매 중인 수천만개에 달하는 상품을 국내 온라인몰에서 쇼핑하 듯 주문할 수 있게 된다. 배송 기간은 평균 6∼10일, 국내 고객이 자주 구매하는 16만여개의 ‘특별 셀렉션’ 상품은 평균 4~6일 내로 배송한다.

11번가가 구체적인 상품수를 밝히지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4000만여개 규모로 추산하고 있다. 현재 4~6일내 아마존 상품을 배달할 수 있는 곳은 쿠팡인데, 쿠팡의 로켓직구 상품수는 700만여개로 알려졌다.

해외직구의 걸림돌로 꼽히는 배송비 부담도 SKT가 새롭게 선보이는 구독상품 ‘우주패스’를 통해 크게 줄였다. 또 결제 때는 관세와 부가세, 통관대행수수료, 배송비를 한번에 내고, 국내 신용카드와 SK페이 등 11번가에서 쓰던 결제수단을 그대로 쓸 수 있다.

■한국 이커머스 성장세 세계 최고

아마존의 한국행은 그만큼 한국 온라인몰 시장이 전 세계에서도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해외직구 거래액이 ‘4조677억원’대에 이를 만큼 가파른 성장세는 ‘공룡’ 아마존에게도 매력적인 포인트가 아닐 수 없다. 이커머스와 직접 물려 있을 수 밖에 없는 글로벌 물류 산업계에서 한국 시장 성장세가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다는 분석을 연이어 내놓는 점도 아마존의 한국행을 가속화하고 이유 중 하나다.

이와 관련, 프랑크 아펠 도이치포스트 DHL 그룹(세계 최대 물류기업) 회장은 최근 ‘포브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한국은 DHL 포트폴리오에서 상당히 비중 있는 나라로 특히 지난해 30% 이상 매출이 급증했고 처리 물량도 40%나 늘었다”며 “골드만삭스 최근 자료를 보면, 리테일 영역에서 이커머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2024년 글로벌 시장은 23.9% 인데, 한국은 무려 46.8% 비중을 차지할 거라고 봤다. 전체 전자상거래 총거래액을 보더라도 현재 한국의 규모는 세계적으로도 상당히 큰 곳”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업계는 이러한 흐름을 예의주시해온 아마존이 일단 ‘해외직구’ 카테고리를 시작으로 단계적 공략을 이어 나갈 것으로도 예상하고 있다. 이커머스 격전지인 한국 시장에 정공법 대신 ‘11번가 제휴’라는 우회로를 택했지만, 향후 ‘투트랙 전략’으로 입지 확대에 나서는 것이 당연한 수순이란 분석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매장 판권으로 친다면 아마존이 수요가 몰리는 몫 좋은 골목길에 판을 펼치고 들어온 것”이라며 “네이버와 쿠팡, 티몬 등과 점유율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는 과정에서 오프라인 기반형 대형마트들의 해외직구 수요는 거의 말라 버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11번가는 아마존과 협력을 통해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을 한층 끌어올린다는 각오다. 오는 2025년까지 구독 3600만명, 거래액 8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현재 네이버(17%)에 이어 쿠팡(13%), 이베이코리아(12%) 그리고 11번가가 6%를 점유하고 있다. 특히 업계 꼴찌였던 SSG닷컴(2%)이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며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손재철 기자 s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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