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지야? 머지야?"…20% 할인의 유혹 '머지포인트 미스터리'

입력
수정2021.08.13. 오전 8:06
기사원문
김정현 기자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구독형 할인 플랫폼이라던 머지포인트, 판매·서비스 임시 중단
이용자들 '먹튀' 불안…'서비스 재개한다'지만 BM 불명확 지적
포인트 충전시 이용자에게 20% 가량의 할인 혜택을 제공하며 이용자를 모았던 결제 플랫폼 ‘머지포인트' 가 판매를 중단하고 당분간 서비스를 축소한다고 밝혔다.사진은 1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머지포인트 사무실 모습. 2021.8.12/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서울=뉴스1) 김정현 기자 = 머지플러스가 운영하는 모바일 할인 애플리케이션(앱) '머지포인트'가 먹튀논란에 휩싸였다.

편의점, 대형마트, 외식 체인점 등 전국 2만개 가맹점에서 '조건없는 무제한 20% 할인'을 내세워 누적 가입자 100만명, 일 평균 접속자 20만명을 모았고, 발행한 포인트 금액만 1000억원이 넘었다는 머지포인트. 도대체 어떤 회사일까?

◇선불상품권 '머지머니'·할인구독 '머지플러스'…'20% 할인'으로 급성장

그동안 머지플러스에서 판매한 상품은 연간 구독형 상품인 '머지플러스' 멤버십과 일종의 모바일 바우처(상품권)인 '머지머니' 두가지다.

머지플러스 멤버십은 월 1만5000원의 구독료를 머지플러스 측에 지불하면 머지플러스와 제휴를 맺고 있는 매장에서 상품을 구매한 금액의 20%를 할인해서 결제할 수 있는 구독 상품이다.

머지머니는 머지포인트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형 상품권이다. 머지플러스는 오픈마켓과 소셜커머스 등에서 20% 할인된 가격으로 머지머니를 판매해왔고, 이용자는 이를 머지포인트 애플리케이션(앱)에 적립해 앱내 바코드를 통해 사용할 수 있었다.

그동안 머지플러스는 '20%' 높은 할인율을 내세워 지난 2019년 1월 모바일 바우처 서비스를 시작한 뒤 100만명의 누적 가입자를 모으고 1000억원 이상의 머지머니를 발행하는 등 급성장해왔다.

그동안 머지플러스는 '20%' 높은 할인율을 내세워 지난 2019년 1월 모바일 바우처 서비스를 시작한 뒤 100만명의 누적 가입자를 모으고 1000억원 이상의 머지머니를 발행하는 등 급성장해왔다. (머지플러스 갈무리) © 뉴스1

◇"20% 할인율, 감당할 수 있나"…사업모델 의문 지속 제기돼

그러나 이같은 머지플러스의 사업 모델은 이용자들 사이에서도 지속적으로 경고가 제기돼왔다.

머지플러스가 20%라는 높은 할인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회사가 적자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기 때문이다.

물론 스타트업의 경우, 초기에는 적자를 보더라도 인지도를 늘리고 사업 규모를 늘려 흑자로 전환하는 케이스가 존재한다. 실제로 쿠팡의 경우, 소프트뱅크로부터 받은 수조원의 투자를 바탕으로 적자를 보면서도 커머스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늘리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그러나 머지플러스의 자본금은 30억원 수준에 불과한 수준이다. 별다른 투자 유치에 대한 사실도 정확히 알려진 바 없다. 머지플러스가 1000억원 이상 발행된 상품권의 결제를 책임질 수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머지플러스가 자사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구상하고 있다고 제시한 사업 모델(머지플러스 제공) © 뉴스1

◇머지포인트, 등록업종도 문제…결국 '서비스 축소한다' 일방 통보

머지포인트의 등록 업종 역시 문제가 됐다. 그동안 머지플러스 측은 머지포인트를 상품권 발행업이라 주장하며 사업을 영위해왔다.

그러나 현행법상 '선불전자지급수단' 등을 발행하는 업무를 하기 위해서는 금융위원회에 전자금융업 사업자로 등록해야 해 금융감독원이 머지플러스에 대한 실태 파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머지플러스 측은 이에 대해 "머지플러스는 상품권 발행업으로 인지세를 내며 영업활동을 해온 것이 사실"이라며 "다만 공식론칭에 앞서 전자금융업 등록이 필요해 올해 초부터 가이드를 받고자 관련 내용을 문의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결국 머지포인트는 지난 11일 "법적 문제가 없는 형태로 서비스를 축소해 운영하겠다"고 통보하고, 가입자들의 이용률이 높았던 편의점·대형마트 등의 결제를 일방적으로 중단해버렸다.

머지플러스는 "머지머니 판매를 중단하고 머지플러스도 임시중단한다"며 "머지머니는 전자금융업 등록 이후에는 판매를 재개하고 머지플러스는 법률검토 후 당국과 해석을 합치하는 대로 복구될 예정"이라고 공지한 상태다.

현재 머지포인트 앱에는 100여곳이 넘는 프랜차이즈가 가맹을 해지하며 사용가능한 프랜차이즈가 한 곳도 없는 상태다.

현재 머지포인트 앱에는 100여곳이 넘는 프랜차이즈가 가맹을 해지하며 사용가능한 프랜차이즈가 한 곳도 없는 상태다. © 뉴스1

◇소비자들은 '먹튀' 우려…"머지플러스 BM, 상식적으로는 보이지 않아"

현재 머지머니를 구매해 머지포인트를 사용하고 있던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이같은 머지포인트 판매 중단 사태에 대해 '먹튀' 가능성까지 제기하며 불안에 떨고있다.

머지포인트 측은 공지사항을 통해 환불신청 페이지를 통해 접수하면 순차적으로 구매가격의 90%를 환불하겠다고 밝혔지만 일부 이용자는 머지포인트 본사까지 찾아가 환불을 요구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에 대해 머지플러스의 사업모델이 '지속가능성'이 있는지 여부가 근본적인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머지플러스 측은 수익모델(BM)에 대해 "머지는 상품권 사업을 목표로 하는 팀이 아닌 플랫폼사업자로, 플랫폼은 BM이 무궁무진하고 워킹(작동)한다면 어느 시점에서 어떤 BM을 가지는지조차 중요하지 않다"며 "머지의 경우 두 가지 Product economics를 토대로 결제 수수료, 광고수수료, 결제 및 위치 기반 데이터 사업 등의 다양한 파트너 지원 사업이 운영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한 업계 관계자는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지역사랑상품권도 10%의 할인율 만으로 체리피커들이 몰려 골머리를 앓고있는데, 스타트업이 20%의 할인율을 제공하며 사업을 지속할 만한 BM은 상식적인 수준에서는 보이지 않는다"며 우려를 표했다.

포인트 충전시 이용자에게 20% 가량의 할인 혜택을 제공하며 이용자를 모았던 결제 플랫폼 ‘머지포인트' 가 판매를 중단하고 당분간 서비스를 축소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1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머지포인트 사무실 모습. 2021.8.12/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기자 프로필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IT, 경제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