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 대전②] ‘배송망이 곧 영토’ 물류 인프라 확대 총력

입력
기사원문
최승근 기자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쿠팡, 상반기에만 물류센터에 1조원 이상 투자
택배, 퀵커머스, B2B 서비스 등 신사업 원동력으로
네이버-신세계-CJ대한통운 전략적 동맹으로 쿠팡 견제
hy, 전국구 냉장 자체 배송망 활용 퀵커머스 시장 출사표
[데일리안 = 최승근 기자] 남들보다 한 발 빠른 배송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이커머스 업계의 도전이 계속되고 있다.

주요 거점별 물류센터 전략에서 최근에는 퀵커머스가 각광을 받으면서 라스트마일(last mile·소비자에게 상품을 배송하는 마지막 단계)까지 차별화된 배송 서비스 제공을 위한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자체 물류망 구축’ 쿠팡, 퀵커머스부터 B2B까지 사업 확장 원동력으로

쿠팡은 사업 초기부터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전국구 자체 물류망을 구축하고 있다. 대부분 이커머스업체들이 물류전문 업체와 협업하는 것과 비교하면 상반된 행보다.

전국 단위 물류망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투자가 필수적이지만 일단 구축만 되면 이커머스는 물론 다양한 사업으로 확장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쿠팡의 경우 쿠팡이츠를 통한 택배사업은 물론 음식배달, 퀵커머스와 식자재, MRO(소모성 자재구매 대행) 등 B2B 시장으로의 사업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쿠팡의 올 상반기 물류센터 투자현황.ⓒ쿠팡
쿠팡은 2019년 12월부터 현재까지 전국 12개 지역(49만평 규모)에 1조7760억원을 투자해 물류센터를 세웠다.

올 들어서는 3월부터 6월까지 4개월 동안에만 전북, 경남, 충북, 부산 등 물류센터에 1조원 이상을 투자했다. 이 과정에서 1만8000명 이상의 신규 고용 효과가 나타났고 2025년까지 최소 5만명 이상의 고용이 이뤄질 것으로 쿠팡은 예상하고 있다.

이 같은 지속적인 투자는 쿠팡 로켓배송 마니아를 양산하는 원동력이 됐다. 이후 경쟁사에서도 새벽배송 서비스를 잇따라 내놓으며 추격하고 있지만 초기부터 다져온 쿠팡의 입지를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대규모 투자의 결실은 쿠팡의 대대적인 사업 확장의 발판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쿠팡은 올 초 택배 사업자 자격을 재취득하며 국내에서 3PL(3자 물류) 사업에 진출한 바 있다.

자사 물량을 배송하는 것에서 벗어나 외부 업체에 풀필먼트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들로부터 수수료를 받는 사업 모델을 만들었다. 단순히 온라인으로 물건을 판매하고 배송하는 일에서 본격적인 택배 사업까지 영역을 확장한 것이다.

라스트 마일 경쟁력 확대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쿠팡은 이달부터 서울 송파구 등 일부 지역에서 ‘쿠팡이츠 마트’의 시범운영을 시작했다. 앞서 서비스를 시작한 배민의 B마트와 유사한 형태로 쿠팡이츠를 통해 확보한 라이더 풀 등을 동원해 사업에 나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기업 간 거래(B2B) 전용 브랜드 ‘쿠팡 비즈(coupang biz)’를 통해 온라인 소모성자재구매대행(MRO) 사업 진출을 검토하는 한편 쿠팡이츠 입점 음식점을 대상으로 식자재 공급 사업에도 본격적으로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최근 쿠팡이 진출하는 신사업은 모두 자체 배송 인프라를 바탕으로 연결돼 있다. 이커머스 사업을 중심으로 택배업에 진출하거나 쿠팡이츠를 통해 퀵커머스나 B2B 사업으로 연결하는 방식이다.

신세계-네이버-CJ대한통운 삼각 동맹으로 쿠팡 견제

이커머스는 물론 인접 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하며 몸집을 불리고 있는 쿠팡에 대항해 신세계와 네이버, CJ대한통운은 전략적 동맹을 체결했다. 자체 물류로 승부를 걸고 있는 쿠팡과 전문 물류업체를 동맹으로 삼은 연합군이 대치하는 모양새다.

CJ대한통운 곤지암 e-풀필먼트센터에서 상품 발송을 위한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CJ대한통운
네이버를 중심으로 신선식품 등 상품 협력은 신세계와, 풀필먼트 기반 물류는 CJ대한통운과 협업해 시너지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신선식품은 아직까지 이커머스에 비해 대형마트가 우위를 점하는 분야다. 네이버쇼핑 장보기에 이마트가 입점하면서 경쟁 이커머스업체 대비 상품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이마트는 기존 오프라인 매장을 온라인 거점으로 개선하는 리뉴얼 작업을 작년부터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 매장 내 온라인 주문을 처리할 수 있는 PP센터 기능을 확장해 오는 2025년까지 하루 최대 36만건의 배송을 소화하겠다는 목표다.

국내 물류업계 1위인 CJ대한통운과의 물류 분야 협력은 규모는 물론 신기술 도입 등 질적인 측면에서도 가속화되고 있다.

지난달 21일 네이버와 CJ대한통운은 이커머스 판매자들을 대상으로 한 ‘e-풀필먼트’ 서비스 확대를 위해 운영센터 규모를 20만평 이상 추가하기로 했다.

새로 추가되는 풀필먼트 센터에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각종 운영시스템과 AI로봇, 무인운송로봇(AGV) 등 최첨단 물류기술이 도입될 예정이다.

CJ대한통운은 현재 곤지암(3만2000평)과 군포센터(1만1600평) 등을 중심으로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와 다양한 이커머스 기업들에게 ‘e-풀필먼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hy, 전국 단위 냉장 유통망 확보…종합식품기업에서 유통기업으로 전환 속도

hy(구 한국야쿠르트)는 카카오와 손잡고 종합식품기업에서 유통기업으로의 변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hy는 식품기업 중 유일하게 자체 배송망을 갖추고 있다. 특히 모바일 장보기가 생활화되면서 수요가 높아진 냉장 배송망은 물론 고객과 직접 대면하는 라스트마일까지 커버가 가능하다.

프래시 매니저가 소비자에게 잇츠온을 전달하고 있다.ⓒhy
hy의 강점은 1만1000명 프레시 매니저(이하 FM)다. 과거 야쿠르트 아줌마로 불렸던 FM 조직은 전국 단위 물류 네트워크로 물류 거점은 550곳에 달한다. 이들이 하루에 처리하는 제품 수는 500만개에 이른다.

hy는 이 같은 냉장 유통망을 발판 삼아 퀵커머스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이를 위해 지난달 21일 카카오엔터프라이즈와 MOU도 체결했다. 프레시 매니저와 실시간 연동되는 IT플랫폼을 구축해 물류 효율성을 한층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이다.

김병진 hy 대표는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글로벌 수준 IT 플랫폼과 hy의 신선물류 시스템 결합을 통해 특별한 고객경험을 제공할 것”이라며 “늘어날 물류 수요를 원활하게 처리하기 위한 추가 물류센터 건립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커머스 대전③] 배달 이어 퀵커머스까지 전장 넓히는 쿠팡>에서 이어집니다.

기자 프로필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경제, 생활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