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시대 대형마트의 재발견, 새벽배송 넘어 퀵커머스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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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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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무휴업일‧심야시간 온라인 배송 규제 완화 법안 국회 발의
기존 매장 배송 거점으로 탈바꿈…전국구 물류망 이미 확보
취급 상품 수만 5만가지 이상, 퀵커머스 상품 경쟁력도 앞서
롯데마트 중계점 후방의 자동화 설비 모습.ⓒ롯데쇼핑
대형마트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전국 주요 상권에 위치한 오프라인 매장이 온라인 거점으로 탈바꿈하고 규제 완화로 새벽배송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길이 열리면서 대형마트가 가진 경쟁력에 다시금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현재는 배달앱, 이커머스 업체가 선도하고 있는 퀵커머스 시장에서도 압도적인 상품 경쟁력을 앞세워 차별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형마트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18일 대형마트가 통신판매를 하는 경우 의무휴업 및 영업시간 제한의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내용의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그간 대형마트 등 대형 유통업체에 대한 규제 강화를 주장해온 여당이 규제 완화에 대한 법안을 발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해당 개정안에는 대표 발의한 고 의원을 비롯해 여당 의원 10명이 함께 이름을 올렸다.

법안이 통과되면 대형마트도 새벽배송 서비스에 나설 수 있다. 특히 매장이 쉬는 의무휴업일에도 온라인 배송을 할 수 있어 신선식품 등 재고관리도 한층 수월해질 전망이다.

그간 새벽배송 서비스는 이커머스 업체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져 왔다. 이에 따라 수천억원을 투자해 교통 요지에 물류센터를 건설하고 전국구 배송망을 구축하는데 공을 들여왔다. 이커머스 강자로 불리는 쿠팡의 경우 그동안 물류센터 등 물류 인프라에만 수조원을 투자해왔다.

하지만 대형마트의 경우 이미 전국 주요 상권에 오프라인 매장을 보유하고 있어 온라인 배송의 물류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마트는 작년 9개 점포를 리뉴얼 한데 이어 올해는 15개점 이상 리뉴얼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마트의 최대 강점인 식품 매장을 체험형·고객 맞춤형 매장으로 개편하는 동시에 온라인 물류 기지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자동화설비 등을 구축하는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작년 리뉴얼을 마무리한 신도림점의 경우 PP(Picking&Packing)센터를 기존 20평에서 320평으로 크게 확대하면서 올 1~4월 온라인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 대비 154% 상승했다.

대형마트는 이커머스업계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는 퀵커머스 시장에서도 강점을 보일 수 있다.

퀵커머스(Quick Commerce)는 고객과 가까운 지역에 위치한 물류거점을 통해 주문 후 2시간 내, 빠르면 30분 이내에 상품을 배달해 주는 서비스를 말한다. 배달의민족이 운영하는 B마트와 요기요의 요마트를 비롯해 최근에는 쿠팡과 GS리테일도 관련 시장에 뛰어들었다.

업계에서는 가장 점유율이 높은 B마트의 경우 상품 수가 5000여개, 요마트가 3000여개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반면 대형마트는 취급 품목 수가 5~6만개에 달한다. 단순히 상품 수만 비교해도 10배가 넘는 수치다.

물류거점 면에서도 B마트가 30여곳, 요마트가 10여곳인 반면 이마트와 이마트24를 합치면 약 5500곳에 달한다. 때문에 수도권이나 일부 지역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쟁사에 비해 단 번에 전국구 서비스에 나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를 계기로 모바일 장보기가 생활화하면서 대형마트 침체가 장기화될 것이란 전망이 많았지만, 온라인으로의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관련 규제도 완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경쟁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형마트는 매장 등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 자산을 활용해 온라인 역량 강화에 투자할 수 있는 반면 다수의 이커머스 업체들은 적자를 내면서 계속 물류센터 등에 대한 투자를 이어가야 하는 상황”이라며 “그런 관점에서 보면 대형마트가 꼭 불리한 상황만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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