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 ‘이마트가 품은’ G마켓 입점…‘불편한 동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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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2일부터 G마켓서 당일배송 서비스
"온라인 활성화 위한 채널 다변화 일환"
이마트, G마켓 운영 이베이코리아 인수
신세계-롯데 불편한 동거 지속가능할까
[이데일리 유현욱 기자] 롯데마트가 이베이코리아의 오픈마켓(열린 장터, 누구나 판매자와 소비자가 될 수 있는 온라인 장터) G마켓에 오는 2일 입점한다. G마켓이 쿠팡의 로켓프레시, 컬리의 샛별배송에 맞서 선보인 신선식품 당일배송 서비스에는 현재 홈플러스, GS 더 프레시(구 GS수퍼마켓), 롯데슈퍼 등 3곳이 참여하고 있는데, 롯데마트가 추가로 들어오는 것이다. 이베이코리아 관계자는 “우선 당일배송에 한해 서비스를 오픈한다”며 “기타 다른 배송 서비스는 점차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G마켓 당일배송관 서비스. 홈플러스, 롯데슈퍼, GS프레시가 입점해 있다. 7월2일부터는 롯데마트가 추가로 입점한다. (사진=이베이코리아)
롯데마트가 롯데 계열사 통합 온라인 플랫폼인 롯데온 이외의 온라인 채널에 입점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8월 확대 개편한 네이버 장보기 서비스에 입점을 요청받았으나 롯데온에 집중한다며 이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시장이 요동을 치면서 롯데마트도 독자 노선에서 상호 협력의 길로 선회했는데, 첫 번째로 손을 잡은 곳이 이베이코리아의 G마켓인 셈이다. 롯데마트는 여러 이커머스 사업자와 입점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이마트가 지난 24일 이베이코리아 지분 80%를 3조4000억원에 인수하기로 하면서 상황이 또 한 번 달라졌다는 점이다. 남은 인수 절차가 있지만, 이베이코리아의 실질적인 주인이 신세계그룹으로 넘어가는 수순에 있어서다. 미국 이베이 본사는 영문 보도자료를 내 “규제 당국 승인 결과에 따라 매각 작업이 연말이나 내년 초 마무리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롯데그룹은 롯데쇼핑을 통해 이번 인수전에 참여했으나 3조원 이하의 보수적인 가격을 써내 불발됐다.

전통적인 유통시장 라이벌인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은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 불문율이 있다. 오프라인 복합몰인 이마트타운에 롯데 계열 편의점 세븐일레븐이 문을 열거나 롯데몰에 신세계-이마트 계열 편의점 이마트24가 오픈하지 않는 식이다. 채널 종속과 고객 정보 및 판매 전략 노출을 우려해서다.

이 때문에 이베이코리아의 G마켓, 옥션에 이미 입점해 있는 롯데 유통 계열사들의 향후 거취를 놓고 다양한 추측이 나오는 시점에 롯데마트가 공교롭게 신규 입점을 강행한 것이다. 한 롯데마트 관계자는 “일이 이렇게 될 줄 몰랐다”면서 당혹감을 내비쳤다. G마켓에 입점한 롯데 유통사는 롯데슈퍼(2010년), 롯데백화점(2011년), 하이마트(2011년, 롯데그룹 편입 전), 롯데홈쇼핑(2017년), 롯데프리미엄아울렛(2021년 3월) 등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수개월 이상 이베이코리아 딜(거래)과는 전혀 별개로 논의를 진행해온 사안”이라며 “오프라인 기반 롯데마트의 온라인 활성화를 위한 채널 다변화 측면으로 봐달라”고 말했다. 이베이코리아 관계자는 “십여 년간 쌓아온 운영 노하우가 있다”면서 “매각 이후에도 달라지는 것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29일 롯데마트 서울역점에서 한 고객이 채소를 둘러보고 있다. 롯데마트는 과일, 채소 등 신선식품 100% 맛보장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사진=롯데마트)
하지만 이 같은 ‘불편한 동거’가 계속될지에 대해선 장담할 수 없다. ‘재주는 롯데가 부리고 돈은 신세계-이마트가 버는 꼴이 될 수 있다’는 볼멘소리가 롯데 내부에서 벌써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베이코리아 관계자는 “판매자(셀러)별 계약기간 등 세부 내용에 대해선 밝힌 순 없다”고 함구했다.

한편 이베이코리아는 대형마트 1위인 이마트의 G마켓 당일배송 서비스 입점 계획에 대해선 “확인이 어렵다”고 말했다. 올해 초 네이버와 지분교환을 통해 끈끈한 협력관계를 형성한 이마트는 오는 3분기 네이버 장보기 서비스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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