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식품' 넘보는 네이버, 빠른배송 참전…이커머스 쟁탈전 불 뿜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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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1.06.25. 오전 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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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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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와 협업해 저온 풀필먼트 조성, 빠른배송 거점 마련
마켓컬리·SSG닷컴 배송 전국화 추진 맞불
© 뉴스1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국내 이커머스 업계 1위 네이버가 신선식품 시장 진출을 선언하면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신선식품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시장이다. SSG닷컴과 마켓컬리 등 신선식품에 주력해 온 업체 입장에서 네이버의 등장이 신경 쓰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네이버는 CJ대한통운과 손잡고 저온 풀필먼트에 대형 브랜드사뿐 아니라 소상공인의 상품을 보관해 다양한 신선식품으로 고객을 흡수한다는 목표다. 이에 맞서 경쟁사도 전국에 물류기지를 건설하는 동시에 새벽배송의 전국화로 맞대응 전략을 내놨다.

◇ 네이버-CJ, 신선식품 풀필먼트 연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CJ대한통운은 오는 8월 경기도 용인시에 1만9174㎡ 규모의 신선식품 전용 저온 풀필먼트 문을 연다. 이곳엔 네이버스토어에 입점한 업체의 물품이 보관된다. 고객의 주문상품을 바로 출고하는 만큼 중간 과정 없이 익일 배송이 가능하다.

네이버는 '브랜드장보기'에 입점한 유명 브랜드의 신선식품을 우선 풀필먼트에 입고할 계획이다. 여기까지는 기존 이커머스와 큰 차별점이 없다.

하지만 네이버는 추후 소상공인 상품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럴 경우 다른 경쟁사에 없는 다양한 신선식품을 확보하게 된다. 여기에 빠른 배송 서비스까지 더해진다면 경쟁력이 한층 배가 된다.

최근 온라인 시장에서 신선식품은 블루오션으로 불린다. 비신선식품과 비교해 가정 내 침투율이 아직은 높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이어진 코로나19 사태 이후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가정이 늘면서 시장 확대 가능성은 이미 확인됐다. 소비자들이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며 온라인으로 신선식품 구매를 시작했지만 품질에 대한 믿음이 생기면서 신선식품 온라인 구매가 보편화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온라인에서 신선식품을 처음 구매한 소비자들은 신선도에 대해서 믿음을 갖지 못했다"며 "하지만 실제 제품을 받아보고 품질 의구심이 사라지자 추가 구매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시장을 개척한 마켓컬리와 SSG닷컴은 진출 초기에 온라인 신선식품 구매 편견을 깨는데 집중했다. 고객이 신선식품 품질에 불만이 있는 경우도 무조건 반품 혹은 포인트 반환을 보장해 주고 구매를 유도했다. 컬리의 김슬아 대표는 판매 제품을 100% 시식한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그만큼 온라인 신선식품의 품질 보장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

이는 매출 성장으로 이어졌다. 대표적으로 SSG닷컴 매출은 2019년 8441억원에서 2020년 1조2941억원으로 53% 늘었다. 마켓컬리를 운영하는 컬리 역시 2020년 매출이 9530억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2배 이상 성장했다.

업계에선 네이버가 시장 규모가 커진 신선식품까지 정조준하자 경쟁이 한층 달아오를 것으로 예상한다. 이미 이커머스 1위로 시장을 독점하는 네이버가 익일배송을 앞세워 신선식품까지 장악한다면 파급력은 상당하다는 게 중론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네이버와 카카오의 강점은 전국민 모두가 쓰는 대표 앱이라는데 있다"며 "네이버가 빠른 배송까지 확보한다면 신선식품 수요를 단기간에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네오002 센터 내부 © 뉴스1(SSG닷컴 제공)

◇ 경쟁사 살아남기 분주…새벽배송 전국화 준비

업계에선 네이버와 CJ 협업은 예상된 수순이라고 입을 모은다. 지난해 양사는 6000억원 규모의 지분 맞교환을 결정했다. 네이버가 콜드체인을 보유한 CJ대한통운을 활용해 주력으로 떠오른 신선식품 전쟁이 뛰어들 것으로 예상됐던 이유다.

경쟁사들도 발 빠르게 대응하기 시작했다. 자칫 대응이 늦으면 고객을 되찾기에 상당한 시간과 자본을 투입이 필요해서다.

대표 기업 쿠팡은 미국 뉴욕 증시 상장으로 얻은 실탄 중 전국 신규 물류센터 짓기에 총 1조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신선식품을 위한 콜드체인도 도입될 것으로 추정된다.

매출의 70∼80%를 신선식품에서 얻는 마켓컬리 역시 지난달부터 충청지역에 새벽배송을 시작했다. 신선식품 수요가 높고 수도권과 인접한 지역을 우선 공략하기 위해서다. 현재 시스템의 점검과 보완 이후 전국으로 새벽배송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쿠팡과 마찬가지로 상장을 목표로 두고 있어 외형 확대는 필수다.

SSG닷컴는 용인·김포에 물류센터 네오를 두고 있다. 현재 추가 설립을 위한 부지를 물색 중이다. 단기적 성과를 위해서 기존 이마트를 물류거점으로 활용하는 PP(Picking and Packing) 센터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전국 이마트 지점을 활용한다면 신선식품 배송 범위를 넓힐 수 있어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기존 업체들은 쿠팡과 네이버와 같은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기 어렵다"며 "기존 시스템을 보완하고 물류 기업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시장에 대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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