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신세계 연합군 등판? 소용돌이 치는 이베이 인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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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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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서지영]

서울 강남구 이베이코리아 본사 모습. 연합뉴스

올해 인수·합병(M&A) 최대어 이베이코리아 매각전이 소용돌이치고 있다.

시장 가격에 대한 시각차로 본입찰이 연기된 가운데 네이버와 신세계그룹의 이베이코리아 공동 인수설이 다시 불거졌다. 유력 적격인수 후보(숏리스트)로 꼽혔던 롯데그룹은 여전히 이베이코리아 인수 의지를 보이지만 내부적으로는 미묘한 기류도 감지된다.

다시 불거진 네이버·신세계 인수설

20일 유통업계와 IT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와 네이버는 각각 최대주주와 2대 주주로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이커머스 업계 '공룡' 네이버와 유통 강자 신세계가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할 경우 2위 쿠팡이 따라올 수 없는 '초격차'를 벌릴 것으로 전망한다.

지난해 네이버의 이커머스 점유율은 17%로, 2위 쿠팡(13%)보다 4% 앞섰다. 신세계는 3%로 업계 6위였다. 네이버와 신세계가 3위 이베이코리아(12%)를 품을 경우 이커머스 시장의 30%를 장악할 수 있다는 단순 계산이 가능하다.

네이버와 신세계의 협업설은 과거에도 불거진 적이 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지난 1월 네이버 본사를 방문해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를 만났다. 이 자리에는 강희석 이마트·SSG닷컴 대표와 한성숙 네이버 대표도 함께했다. 당시 양사는 이커머스 분야 협력 방안부터 신사업에 대한 의견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이마트는 이 시기 즈음에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 직영 채널을 열고 지분 교환을 하는 등 협업에 시동을 걸었다.

신세계가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뛰어들자 업계 안팎에서는 "네이버가 신세계와 함께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통해 본격적인 사업 제휴를 하려는 것 아니냐"는 말이 흘러나왔다.

네이버의 참전설은 카카오가 M&A에서 일찌감치 발을 빼면서 잦아들었다.

업계 관계자는 본지에 "카카오가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관심을 보이면서 네이버도 경각심을 가진 것으로 안다. 네이버가 내부적으로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검토한 배경"이라면서 "하지만 카카오가 이베이코리아 대신 쇼핑 앱 '지그재그' 인수로 급선회하자, 네이버도 이베이코리아를 향한 관심을 접었다는 말이 돌았다"고 말했다.

현재 네이버와 신세계 측은 다시 부상한 컨소시엄 설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여러 방안 중 하나일 뿐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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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내 미묘한 기류 변화도

롯데그룹은 숏리스트 중에서도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가장 적극적인 기업으로 꼽혀왔다.

롯데그룹은 지난 2월 롯데온을 이끌던 조영제 대표를 끌어내리고 나영호 전 이베이코리아 본부장을 신임 이커머스 사업본부 대표로 영입했다. 롯데그룹은 나 신임 대표를 부사장급으로 예우하며 그룹 전반을 이커머스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실탄도 준비했다. 롯데쇼핑은 최근 롯데월드타워·몰 지분 15% 전량을 롯데물산에 매각해 8300억원의 현금을 추가로 마련했다. 업계는 롯데그룹의 나 신임 대표의 영입과 현금 자산 확보가 이베이코리아 인수와 무관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그런데 최근 롯데 내부에서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이 감지되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최근 고위 임원들 사이에 '우리가 왜 5조원을 주고 이베이코리아를 사들여야 하는가'라는 회의론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베이코리아가 실속이 없다고 보는 눈치다. 너무 비쌀뿐더러 성장세도 더딘 편이다"고 했다. G마켓·옥션을 거느린 이베이코리아 사업이 오픈마켓에 치중돼 있고, 성장 폭도 둔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이베이코리아 주 고객 대부분이 30대 이상이다. 몸집이 크고 비싼데, 대기업들의 고민거리인 10~20대 고객은 적다는 약점이 뚜렷하다"며 "당장 거래액 1위를 해보겠다고 이베이코리아에 베팅할지 여부는 결국 롯데그룹의 몫이다"고 말했다.

이베이코리아 매각 본입찰은 내달로 연기됐다.

이베이코리아의 지분 100%를 보유한 이베이 본사가 5조원을 매각가로 제시했지만, 업계는 3조~4조원이 적당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본지에 "이미 시장에서는 4조원 안팎으로 매각이 이뤄지지 않겠느냐는 중론이 나온다. 하지만 M&A는 막판까지 모른다. SK텔레콤과 MBK파트너스 간 막판 제휴 가능성도 있어서 본입찰에 가봐야 알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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