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조 시장 ‘라방’ 접수 나선 네이버·카카오…“포털·메신저 앞세워 독주체제 굳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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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1.05.25. 오후 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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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000억→2023년 10조원 전망
네이버·카카오·유통업체 각축전 양상
2023년 네이버 점유율 40%…카카오도 고성장
포털·메신저, 판매자 참여·방송 인프라·결제 유리

네이버(왼쪽)와 카카오(오른쪽)의 라이브커머스 플랫폼. 각각 네이버 모바일 앱과 카카오톡 앱을 통해 이용할 수 있다. /모바일 앱 캡처

급성장 중인 라이브커머스(생방송 쇼핑) 시장이 조만간 네이버와 카카오의 독주 체제로 굳혀질 전망이다. 현재 정보기술(IT) 플랫폼 공룡 네이버·카카오와 전통 유통업체들이 뒤엉켜 각축전을 벌이고 있지만, 결국 이커머스(전자상거래)·모빌리티·금융·콘텐츠처럼 이 분야도 플랫폼 영향력을 앞세운 네이버·카카오 진영의 우세가 점쳐진다는 것이다.

25일 IT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출시된 네이버와 카카오의 라이브커머스 플랫폼은 규모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라이브커머스의 영향력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인 누적 시청 횟수는 네이버의 ‘쇼핑 라이브’가 전날까지 1억7000만회를 넘겼다. 지난해 7월 출시해 지난해 11월까지 4500만회였다가 2개월 만인 지난 1월까지 2배가 넘는 1억회를 달성, 다시 4개월이 지난 전날까지 2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를 기록한 것이다. 거래액은 지난해 말 기준 5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네이버의 뒤를 따라 지난해 10월 출시한 ‘카카오 쇼핑 라이브’는 전날까지 누적 시청 횟수 5000만회를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1월 1000만회, 지난 1월 2000만회, 이날 5000만회로 네이버와 비슷한 증가세를 보였다. 거래액은 3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카카오 관계자는 “판매자가 자유롭게 방송할 수 있는 네이버와 달리 우리는 방송 횟수를 5회로 제한하고 있는데도 이런 성장을 보인 만큼, 앞으로 방송 횟수를 확대할수록 성장세도 더 커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양사의 이런 성장세가 계속된다면 현재 각축전 양상인 국내 라이브커머스 시장이 독점 구조로 변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라이브커머스 시장 규모는 거래액 기준으로 약 4000억원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이 이제 막 형성되기 시작한 단계라서 아직은 절대강자 없이 각축전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는 양사가 쿠팡, 라이브커머스 전문 기업 ‘그립’, 전통 이커머스 기업 신세계, CJ, 롯데, 주문·배달 플랫폼 배달의민족 등 업계를 불문하고 이 시장에 뛰어든 경쟁자들과 거래액을 수백억원씩 비슷하게 나눠먹고 있다.

그래픽=정다운

하지만 2년 후인 2023년 라이브커머스 시장 규모는 거래액 10조원으로 지난해보다 25배 커질 것이고, 이 중 네이버가 4조2000억원으로 점유율을 40% 이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교보증권은 내다봤다. 교보증권은 “(네이버 같은) 인터넷 서비스 사업자는 라이브커머스를 위한 충분한 트래픽, 셀러, 라이브 영상 제작 및 송출 인프라, 결제 서비스까지 대부분의 필요조건을 이미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시장 진입이 수월하다”고 분석했다.

네이버는 국내 1위 포털, 대중적인 동영상 플랫폼 네이버TV와 결제 서비스 네이버페이를 가진 만큼, 경쟁사보다 이용자를 유입시키기 쉽다는 것이다. 네이버는 국내 1위 이커머스 플랫폼 네이버 쇼핑에 입점한 45만 중소상공인(SME)을 통해 업계 최대의 판매자 규모를 자랑한다. 수수료를 거래액의 3%로 책정해 중소상공인들이 쉽게 라이브커머스에 유입되도록 했다. 경쟁사들의 수수료는 거래액의 10%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의 점유율 전망치는 따로 제시되지 않았지만, 교보증권은 “높은 모바일 트래픽, 카카오페이와의 시너지를 통해 카카오쇼핑라이브를 선택하는 브랜드들이 늘어날 것”이라며 “카카오쇼핑라이브는 카카오커머스의 핵심 마케팅 채널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통해 쉽게 라이브커머스에 접속하고 메시지 알람을 받을 수 있고, 네이버페이보다 거래액 규모가 큰 카카오페이를 통해 간편한 결제가 가능한 만큼 네이버의 성장세를 따라갈 것으로 보인다.

이커머스 시장 자체도 성장하고 있지만 그 안에서도 라이브커머스의 비중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거래액 기준으로 지난해 1% 미만에서 2023년 4%까지 비중이 높아질 전망이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비대면 쇼핑 문화 확산에 힘입어 시장이 형성된 후, TV가 아닌 모바일로 쉽게 이용할 수 있고 홈쇼핑보다 진입장벽이 낮다는 장점 때문에 소비자와 판매자 모두 빠르게 유입되고 있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따르면 홈쇼핑은 방송 하나의 제작비만 1억원 수준이고, 1시간 방송에 5억~10억원의 매출이 나와야 수익을 얻을 수 있어 판매자의 진입장벽이 높은 편이다. 반면 라이브커머스는 고가의 장비 없이 인터넷 개인방송처럼 시작할 수 있다. 시청 횟수 중 실제 판매로 이뤄지는 건수의 비율을 나타내는 구매 전환율도 5~8%로, 기존 이커머스(1% 미만)보다 높아 판매자 입장에선 홈쇼핑보다 유리한 선택지가 됐다.

[김윤수 기자 kysm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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