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이코리아 본입찰, 오는 14일 예정
예비입찰 참여 4개사 인수 의지 드러내
커머스 강화하는 11번가 향방에 주목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국내 이커머스 '빅3' 중 하나인 이베이코리아의 매각 본입찰이 2주 앞으로 다가왔다. SK텔레콤·롯데쇼핑·신세계·MBK파트너스 등 예비 입찰에 참여한 모든 기업이 인수에 강한 의지를 드러내면서 업계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최근 커머스 강화 전략으로 '빅플레이어'로서 예열을 마친 SK텔레콤이 컨소시엄 구성까지 검토하는 등 인수전은 점점 뜨거워지는 양상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이베이코리아 매각주관사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는 오는 14일 본입찰을 실시한다. 현재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은 SK텔레콤·롯데쇼핑·신세계·MBK파트너스 등 4곳이 숏리스트로 선정돼 예비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전항일 이베이코리아 대표는 최근 매각에 대해 “원매자들이 적극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면서 “이들이 진행될 본입찰까지 완주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한다. 매각작업은 6월 중으로 마무리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베이코리아 최근 실적 추이. / 자료=이베이코리아,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이베이코리아 최근 실적 추이. / 자료=이베이코리아,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옥션과 G마켓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는 연간 거래액만 20조원이 넘는다. 이는 네이버(27조원), 쿠팡(20조원)을 잇는 규모다. 이베이코리아는 2000년대 초반부터 국내에서 사업을 해온 기업으로, 20여년간의 소비 빅데이터, 운영노하우 등 무형 자산도 많은 편이다.

특히 신성장동력인 풀필먼트 사업도 시장에 안착시켰다. 이로써 어느 유통 기업이 이베이코리아를 품더라도 ‘네이버·쿠팡’ 양강구도로 굳혀진 이커머스 시장에 빅3 자리를 꿰찰 수 있게 된다.

주목할 기업은 SK텔레콤(11번가)이다. 최근 SK텔레콤이 11번가의 기업공개(IPO)를 염두에 두고 커머스 강화에 나서고 있다는 점에서 이베이코리아 인수의 유력 후보로 점쳐지고 있다. 11번가는 지난해 11월 글로벌 최대 이커머스 플랫폼인 아마존과의 협력 발표로 새로운 유료 멤버십 출시를 예고했다. 최근에는 이커머스에 맞서기 위해 11번가는 우정사업본부와 손잡고 자체 당일배송 구축한 상태다.

현재 이베이코리아는 국내 물류업계 1위 업체 CJ대한통운과 손잡고 주문 물량 일부를 자체 서비스인 스마일배송으로 처리하고 있다. 11번가는 SSG닷컴과 제휴를 맺고 '오늘 장보기'에 SSG새벽배송을 입점시키며 신선식품 익일 배송 서비스에 나서며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이에 이베이코리아를 품으면 11번가 입장에서는 배송 역량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게 된다.

SK텔레콤이 미국의 월마트 선례를 따르고 있는 점도 인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미국 월마트는 아마존에 대응하기 위해 온라인쇼핑몰 인수, 온·오프라인을 연계하며 성장했는데 SK텔레콤도 이 방식을 그대로 벤치마킹하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실제 업계에서는 이미 SK텔레콤이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참여하고 있는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돌았다. 몸값 5조원으로 추정되는 이베이코리아를 단독 인수하기에는 부담이 커 컨소시엄을 구성해 본입찰에 참여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업계에서는 이베이코리아의 매각은 곧 국내 이커머스 시장 판도 변화를 가져올 파급력을 갖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베이코리아는 올해 1분기에도 매출 4310억원으로 전년 동기(3460억원) 대비 24% 늘어난 호실적을 거뒀다. 이로써 지난해 거래액 약 10조원, 시장점유율 6%를 차지하고 있는 SK텔레콤이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할 경우 거래액 30조원, 점유율 18%로 업계 1위로 도약하게 된다.

다만 SK텔레콤, 11번가 측은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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