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안 받아요”…이커머스 ‘판매자 모시기’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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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1.05.03. 오전 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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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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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사베이 제공


이커머스 업계가 ‘판매자 모시기’로 뜨겁다. 최저가 프로모션과 빠른 배송으로 소비자를 직접 공략하는 동시에 더 많은 판매자를 유치해 몸집을 키워가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3일 이커머스 업계에 따르면 자사 쇼핑몰로 시작한 롯데온, 소셜커머스로 시작해 거래량을 늘리려는 티몬과 위메프 등이 판매자 유치 경쟁에 뛰어들었다. 판매자와 소비자가 직접 거래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제공해주는 오픈마켓 사업을 키우려면 양질의 판매자가 많을수록 유리하다. 판매자가 많아야 거래량도 늘고, 취급고가 다양해야 소비자의 폭도 넓어지기 때문이다.

오픈마켓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롯데온은 오는 7월 31일까지 새롭게 입점하는 판매자에게 ‘판매수수료 0%’를 적용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매달 3000개 이상의 셀러가 새롭게 입점할 것을 목표로 삼았다. 새롭게 진입한 판매자들의 상품 인지도를 높이고 매출을 활성화할 수 있도록 광고비 30만원도 지원한다.

셀러가 10% 할인 쿠폰을 발급하면, 롯데온이 쿠폰 할인 금액의 절반을 제공하는 지원책도 마련했다. 판매자들의 성과를 독려하기 위해 하루 매출 1억원을 달성할 수 있는 ‘타임딜’ 행사 참여도 가능하도록 했다.

롯데온 신규 입점 셀러 프로모션 포스터. 롯데온 제공


쿠팡이 미국 증권거래소 상장으로 실탄을 대거 확보하면서 벌어진 쿠팡 발(發) 이커머스 대전에서 잠잠했던 위메프도 판매자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위메프는 최근 업계 최저 수준인 ‘판매수수료 2.9%’ 정책을 도입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온라인쇼핑몰 평균 수수료는 13.6%에 이른다. 네이버나 카카오 등 플랫폼 사업자들이 택하고 있는 5%대 수수료보다도 낮다.

위메프는 포털 방식의 최저 수수료 도입뿐 아니라 기존 오픈마켓 사업자들이 채택해 온 상품별 차등 수수료 체계도 무너뜨렸다. 대다수 오픈마켓 사업자들은 상품 카테고리마다 수수료를 차등 적용하고 있다. 공정위에 따르면 남성 캐주얼 판매 수수료는 15.4%, 디지털 기기는 12.8% 등으로 제품군에 따라 달리 책정된다. 업계에서는 상당히 파격적인 방식이라고 보고 있다.

티몬은 지난달부터 일부 판매자들을 대상으로 ‘마이너스 수수료’ 프로모션을 시행 중이다. 판매자가 티몬에 상품을 등록할 때 옵션을 포함하지 않고 단일 상품으로 등록하는 경우에 한해서다. 이 경우 판매수수료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을 오히려 티몬이 지원해주기로 했다.



판매자 유치에 공을 들이는 것은 업계 1·2위인 네이버와 쿠팡의 강점과 약점을 동시에 공략하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네이버는 쇼핑 시장에 뒤늦게 뛰어들었지만 IT 플랫폼이라는 태생적 강점에 낮은 수수료 정책까지 더하면서 이커머스 업계 1위에 올라섰다.

반면 직매입 상품을 직배송하는 정책으로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는 쿠팡은 오픈마켓 정책에서는 비판의 중심에 서 있다. 최저가를 제시한 판매자가 동일한 상품의 다른 판매자 리뷰 등을 가져다 쓸 수 있는 ‘아이템 위너 제도’, 최대 50일에 이르는 판매대금 정산 구조 등이 꾸준히 문제가 되고 있다. 파격적인 개선 없이는 쿠팡의 판매자 이탈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직매입이나 자사 쇼핑몰로는 한계가 있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상품이 쇼핑앱에서 검색되지 않으면 외면당하는 건 한순간”이라며 “양질의 판매자를 얼마나 많이 보유하고 있느냐에 따라 사업 성패가 갈릴 수 있다”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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