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석·네이버가 눈독 들인 중고거래 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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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1.04.08. 오전 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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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 - 중고거래+커뮤니티에 유통공룡도 ‘벌벌’ ①] 물건 사고팔던 시절 끝났다… 커뮤니티 플랫폼으로 진화

[편집자주]과거 중고거래라 하면 ‘남이 쓰던 물건’이란 딱지를 붙여 불신하는 시선이 가득했다. 하지만 소비 기준이 소유에서 사용으로 바뀌고 가격 대비 품질이 우수한 이른바 ‘가성비’가 높은 상품을 선호하는 문화가 확산되면서 중고거래에 대한 인식도 크게 개선됐다. 인식이 바뀌면서 중고거래 시장은 온라인을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당근마켓은 ‘당근이세요?’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이용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탔고 중고나라는 대기업 롯데쇼핑이 거금을 들여 인수했다. 미래 성장성이 무궁무진한 중고거래 시장의 실태를 들여다봤다.

사진=당근마켓

“당근이세요?” “네, 당근입니다.”

흔한 인사 대신 암구호를 주고받는듯한 중고거래 현장은 더 이상 낯선 풍경이 아니다. 누구나 스마트폰중고거래 앱을 이용해 원하는 물건을 손쉽게 사고팔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대표적으로 ‘당근마켓’과 ‘중고나라’ ‘번개장터’ 등이 국내에서 가장 활성화된 중고거래 앱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중 ‘당근마켓’의 성장세가 심상치 않다. 눈에 띄는 광고 없이 조용히 사용자 수를 늘리더니 어느새 국내 주요 쇼핑 앱으로 급성장했다. 단순히 물품을 사고파는 데 그치지 않고 피아노 레슨이나 요리 교실 등을 통해 재능을 나누거나 배드민턴·축구와 같은 취미 활동을 함께하는 모임의 장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용자를 서로 연결하는 일종의 커뮤니티 공간으로 발돋움했다는 평가다. 카카오톡·카페·밴드 등 다양한 온라인 채널에서 경험했던 커뮤니티 활동이 중고거래 앱 속으로 파고들면서 새로운 플랫폼 경쟁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중고거래, 동네 커뮤니티의 새로운 가능성 열어


당근마켓은 그동안 불모지에 가까웠던 지역생활 커뮤니티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거주 지역 GPS 인증을 기반으로 동네 이웃과 중고 거래는 물론 각종 지역 정보와 소식이 오가는 소통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지난해에만 1억 2000만건의 이웃 간 거래와 나눔을 연결하며 이른바 “당근이세요?”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냈다. 

당근마켓은 ‘당신의 근처에서 만나는 마켓’의 줄임말이다. 기존 온라인 플랫폼과 달리 자신의 위치에서 반경 6㎞ 이내 거리의 사용자와 중고거래를 진행할 수 있다. 슬리퍼를 신고 편의시설을 이용하는 지역을 의미하는 ‘슬세권’에 집중한 동네형 플랫폼인 셈이다.

근거리에 사는 사람끼리 거래를 트다 보니 사기나 덤터기를 씌우는 일도 드물다. 출퇴근길이나 대형마트에서 쇼핑하는 도중에 마주칠 수 있고 몇 사람만 거치면 알만한 동네 주민이기 때문. 이는 당근마켓 거래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당근마켓이 ‘동네 주민끼리 직거래’ 원칙을 철저히 고집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당근마켓은 지역 커뮤니티 활성화를 위해 ▲우리동네질문 ▲동네분실센터 ▲동네맛집 ▲동네사건사고 등 다양한 연결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지역 소상공인과 소비자를 연결하고 소통을 돕는 창구로 활용되면서 지난해 12월 기준 전국 6577개 지역에서 월간활성사용자수(MAU) 1300만명을 돌파하며 중고거래 플랫폼 업계 1위를 기록했다. 누적 다운로드 수는 2000만건을 넘어섰다. 각종 중고거래와 동네 소식을 전하는 게시글도 12월 한 달 동안 1350만건에 이를 정도로 인기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중고거래 시장은 과거 틈새시장에 불과했지만 기술적인 혁신과 대기업의 진입으로 신뢰까지 확보했다”며 “소유보다 공유를 선호하는 문화가 확산되면서 젊은 층을 중심으로 중고거래 시장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네이버도 눈독 들인 중고거래 앱의 진화


당근마켓은 물건뿐 아니라 시간과 재능 등 무형의 유산까지 공유하고 거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커머스 시장의 새로운 플랫폼으로 주목받는다. 

3월13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에서는 유재석의 시간이 당근마켓을 통해 무료로 공유됐다. 이날 다수의 의뢰인은 유재석과 함께 고기를 먹고 자전거를 타는 법을 배우면서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시청자의 반응은 뜨거웠다. 재미도 있었지만 물건 대신 시간을 거래하는 중고거래 앱의 기발한 사용법에 찬사가 쏟아졌다.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이어지는 당근마켓의 시스템은 네이버 등 거대 플랫폼도 매력을 느끼는 영역이다. 실제로 네이버는 기존 네이버카페에 동네 이웃과 대화할 수 있는 ‘이웃 톡’을 추가해 소통 기능을 확장했다. 당근마켓처럼 이용자 위치를 기반으로 일상 소식과 동네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 



이웃 톡에 앞서 네이버카페는 지난해 말 ‘관심 지역’으로 설정한 동네 소식을 한데 모은 ‘이웃 서비스’를 선보였다. 경기 파주시를 관심 지역으로 설정하면 파주시 맘카페 등을 추천해준다. 근처에서 거래가 가능한 중고거래 카페 게시물도 확인할 수 있다. 네이버에는 누적가입자가 2300만명, 거래액 5조원에 달하는 중고거래 플랫폼인 중고나라가 있다. 이웃 서비스가 활성화되면 자연스럽게 중고거래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동네 기반 중고거래에서 시작해 커뮤니티 플랫폼으로 변신 중인 당근마켓을 베꼈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지역 기반 커뮤니티의 가치가 커지면서 이 분야를 키우려는 움직임이 플랫폼 업계에서 두드러지는 가운데 당근마켓의 핵심 기능까지 그대로 적용하는 건 의구심을 품게 만든다는 지적이다.

당근마켓 관계자는 “네이버카페 이웃 톡이 당근마켓의 동네생활과 비슷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며 “당근마켓이 그동안 이용자와 함께 만들어낸 서비스 가치는 따라하기 어려운 영역”이라고 말했다.


최지웅 기자 jway091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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