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플랫폼 시대] 20만원 운동화가 7000만원에… 수익 3만% 가능한 ‘리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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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1.03.29. 오전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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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타임스 김아름 기자] 중고거래 시장의 큰 축 중 하나는 '리셀(resell)'이다. 리셀이란 한정판 신발 등 구하기 어려운 상품을 되파는 행위를 말한다. 판매가 자체가 높게 형성된 명품은 물론 운동화나 레고, 게임기 등이 리셀 시장의 핫 아이템이다.

리셀 시장의 두 축은 명품과 한정판 운동화다. 명품의 경우 기본적으로 최초 판매가가 수백만원 이상에 달하는 만큼 이를 중고 구매하려는 소비자가 많은 일이 이상한 것은 아니다. 다만 워낙 가품이 많고 상품 컨디션이 제각각인 만큼 온라인보다는 오프라인 점포 위주로 중고 매장이 형성돼 왔다. 최근에는 품질 검수와 불만 등을 처리해 주는 명품 전문 리셀 플랫폼들도 늘어나고 있다.

한정판 스니커즈 시장은 '이 바닥'을 모르는 사람들에겐 그야말로 별천지다. 정가 20만원짜리 운동화가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것은 기본이다. 정가 200달러짜리 나이키 덩크SB 로우 스테이플 NYC 피죤은 최근 리셀가가 7000만원에 달한다. 주식으로 치면 수익률이 3만%를 넘어선 셈이다.

스니커즈 리셀 시장은 현재 20억 달러 이상 규모인 것으로 추정된다. 2025년에는 60억 달러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다. 정가가 20만원 안팎에 불과해 신발에 관심이 많은 10~20대가 쉽게 뛰어들 수 있고 판매 방식 역시 추첨제로 이뤄져 운이 좋다면 단숨에 수백만원을 벌 수도 있다.

스니커즈 리셀 시장은 많은 스타트업들이 노리고 있는 블루 오션이기도 하다.

패션 유니콘 기업 무신사는 지난해 스니커즈 리셀 플랫폼 '솔드아웃'을 선보였다. 무신사를 창업한 조만호 대표는 원래 신발 패션 커뮤니티를 운영하던 신발 마니아다.

당근마켓과 함께 모바일 중고거래 시장의 양대 산맥인 번개장터 역시 스니커즈 리셀이 핵심 품목 중 하나다. 지난 2월 여의도에 오픈한 더현대서울에는 파격적으로 번개장터가 오픈한 첫 오프라인 매장 '브그즈트랩'도 한정판 스니커즈 260여 종으로 꾸몄다.

대기업들도 예외가 아니다. 네이버는 자회사인 스노우를 통해 스니커즈 리셀 플랫폼 '크림'을 출시했고 롯데쇼핑은 아웃오브스탁과 MOU를 맺고 한정판 운동화를 판매하는 매장을 열었다.

명품이나 신발처럼 일반적인 사례는 아니지만 수요 대비 공급 부족으로 인해 리셀 시장이 성장하는 경우도 있다.

덴마크의 브릭 장난감 레고는 마니아들 사이에서 '레테크'라 불릴 정도로 가격 변동이 심한 제품이다. 2007년 출시된 레고 모듈러 '카페코너' 제품은 출시 당시 가격이 16만원이었지만 지금은 100만원을 크게 웃도는 가격에 거래된다.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인한 '집콕' 트렌드로 수요가 급증하며 지난해 출시한 '바라쿠다' 제품이 정가보다 20~30% 높은 가격에 거래되기도 했다.

닌텐도사의 휴대용 게임기 '닌텐도 스위치'는 코로나19로 인한 공급 부족이 가격 인상을 만들어 낸 사례다. 지난해 초까지 주요 이커머스에서 정가에 판매되던 닌텐도 스위치는 코로나19 이후 10% 이상 웃돈을 줘야만 구할 수 있는 '귀한 몸'이 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밖에서 볼 때는 납득이 가지 않는 가격일지라도 원하는 사람이 많다면 시장이 이뤄지는 것"이라며 "기능성이나 가성비만을 고려해 평가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아름기자 armijjang@dt.co.kr

스니커즈 리셀 시장은 중고거래 시장의 한 축이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더현대서울의 브그즈트랩 매장 전경. <김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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