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Y 출신도 줄었다…90년대생 CEO들, 학연 대신 택한 것 [90년대생 창업자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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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2.05.06. 오전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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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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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3D 드로잉 소프트웨어 ‘페더’ 개발사 스케치소프트의 직원들. [사진 스케치소프트]
중앙일보 팩플팀과 국민대 혁신기업연구센터는 1990년대생(23~32세) 창업자 집단 80명, 비90년대생(33~59세) 창업자 집단 99명을 비교 분석했다. 분석 대상은 올해 2월 기준 운영 중인 국내 정보기술(IT) 스타트업 중 투자 유치에 성공했고, 기업과 창업자 관련 정보가 충분히 확보된 곳을 중심으로 선정했다.

90년대생 창업자 중 여성은 16.3%였다. 비90년대생 여성 창업자 비율(8%)보다 2배가량 늘었다. MZ세대를 위한 뉴스 플랫폼 뉴닉의 김소연(28) 대표나 교육용 소통 플랫폼 클라썸의 이채린(26)·최유진(30) 대표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투자 유치 상위권으로 좁혀보면 여성 창업자 비중은 여전히 극소수다. 지난해 기준 90년대생 창업 회사 중 누적 투자 유치 상위 20개사 가운데 1곳(클래스101, 당시 고지연 대표)만 여성 창업자였다. 리플라 서동은(24) 대표는 “창업 초에 창업자인 내 성별과 나이를 이유로 기업가치를 깎으려 하는 투자자를 많이 만났다”고 말했다. 크리에이트립 임혜민(32) 대표는 “창업 초기에 투자자들로부터 시댁과의 관계나 출산 계획을 질문받은 적이 많았다”고 했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출신 대학은 다양해졌다. 최종학력 기준으로 90년대생과 비90년대생 모두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순으로 많았으나, 90년대생의 SKY 출신 비중은 비90년대생보다 11.8%포인트 낮았다. 대신 해외 대학과 비수도권 대학 출신이 각 5.9%p, 9.9%p 더 많았다.

이과 출신도 많아졌다. 비90년대생 창업자는 BMES(경제·경영·사회과학) 전공이 47.5%로 가장 많았던 반면, 90년대생 창업자는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전공자가 52.5%로 우세했다. 김주희 국민대 혁신기업연구센터 본부장은 “디지털 네이티브인 90년대생 창업자들은 데이터가 잘 나오는 방향으로 사업모델을 발전시키거나, 원하는 사업이 있어도 ‘데이터가 아니다’ 싶으면 재빨리 피봇(방향 전환)하는 성향이 관측된다”고 말했다.

90년대생 창업자들은 네트워킹 방식에서도 이전과 다른 모습을 보였다. 김도현 국민대 혁신기업연구센터 센터장은 “콜드 콜(특정 목적을 위해 초면에 연락), 취미모임, 창업대회 등 ‘현재 관심사’ 중심으로 인연을 쌓고 소속감을 만든다”며 “기성세대식 연고주의와 전혀 다른 양상”이라고 분석했다.

90년대생 창업자들은 글로벌 벤처캐피털(VC)의 투자를 유치한 경우가 비90년대생보다 많았다. 소프트뱅크벤처스 등으로부터 투자받은 3D 드로잉 소프트웨어 기업 스케치소프트의 김용관(31) 대표는 “우리는 어릴 때부터 온라인 게임이나 커뮤니티를 통해 전 세계 사람들과 소통하고, 해외 직구로 물건을 사는 등 글로벌 시장을 경험할 기회가 많았다”고 말했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인공지능(AI) 기반 축구 영상 분석 스타트업 비프로컴퍼니는 창업 1년 만에 독일에 진출했다. 강현욱(31) 대표는 “프로 축구의 본토에서 승부를 보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현재 AC밀란 등 유럽 5대 리그를 포함해 세계 주요 1300여팀에 축구 영상 분석 서비스를 제공한다.

AI 수학문제 풀이 앱 콴다를 운영하는 매스프레소(이용재 대표)도 2015년 창업 후 3년 만에 해외로 나가 50개국에서 월 사용자 1300만명을 확보했다. 일본과 동남아엔 현지법인도 세웠다. 구글과 굿워터캐피탈, 소프트뱅크벤처스 등 글로벌 VC가 이 회사에 투자했다.

90년대생 창업자들도 유학생 출신들이 두각을 나타내는 편이다. 다만,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에 도전하는 스타트업들이 많다. 영국 런던정치경제대 졸업생끼리 창업한 물류 플랫폼 로지스팟(박준규·박재용 대표)이나, 카카오가 5000억원에 인수한 북미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의 이승윤(32) 대표가 대표적이다.

자율주행 라이다(LiDar) 소프트웨어 개발사 서울로보틱스의 이한빈(31) 대표는 미국 펜실베니아 주립대 졸업 후 홍콩 액셀러레이터의 투자를 받아 2017년 서울에 회사를 세웠다. 현재 BMW, 볼보, 벤츠 등 11개국 200여개 업체가 이 회사 소프트웨어를 쓰고 있다. 직원 50여명 중 30%가 외국인이거나 해외 기업서 이직한 개발자들이다. 이 대표는 “나스닥에 상장하는 최초의 라이다 기술기업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 이 기사는 중앙일보 팩플팀이 쓴 ‘90년대생 창업자가 온다’ 시리즈 3회의 요약본입니다. 비즈니스의 미래를 이끌 창업자들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을 보시려면 풀버전 기사(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068319 )를 보세요.

90년대생 창업자가 온다 by FACTPL
팩플팀이 미래 산업(Future of Business)의 주인공이 될 90년대생 창업자, 이들이 뛰어든 비즈니스와 기술에 대한 심층 리포트를 선보입니다. ‘90년대생 창업자가 온다’ 시리즈는 3일 1~3회가, 4일부터 4~6회가 하루 한 편씩 공개됩니다.
90년대생 창업자가 온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① 넥스트 이해진·김범석·김슬아 여기서…90년대생 창업자가 온다
② 글로벌 주류 노리는 90년대생, ‘쳅(CHEBB)’에 걸었다
③ 통계로 본 90년대생 창업…여성 늘고, SKY 줄고, 무대는 글로벌
④ 너의 성장은 곧 나의 성장…“격자무늬처럼 일하라”
⑤ 00년대생 창업자 ‘호모 메르카투스’도 온다
⑥ 글로벌도 이미 90년대생이 주도…“韓 90년대생, 훨씬 글로벌하게 성공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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