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나 그립컴퍼니 대표…"글로벌 시장서 통하는 K라방 키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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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2.04.05. 오후 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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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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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톡과 연동해 커뮤니티 활성화
美·日 등 해외진출 속도낼 것"

쿠팡과 네이버, 신세계, 롯데 등이 ‘쩐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e커머스(전자상거래)업계에서 카카오는 ‘잠자는 사자’로 통한다. 지금은 비교적 조용하지만 4500만 명에 달하는 카카오톡 이용자와 넉넉한 자금을 보유한 카카오가 어떤 행보를 보이느냐에 따라 시장 판도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카카오가 지난해 12월 라이브커머스기업 그립컴퍼니에 1800억원을 투자하며 지분 50%를 사들이자 경쟁사들의 이목이 쏠렸다. 1800억원은 커머스 분야에선 카카오 사상 최대 규모 투자다.

“‘6시 내 고향’ 보며 창업 결심”
지난 25일 서울 신사동 사옥에서 만난 김한나 그립 창업자(대표)는 “시너지, 해외 진출, 기업공개(IPO) 등을 위해 카카오와 다양한 논의를 하고 있다”며 “카카오모빌리티와는 배송, 카카오페이와는 결제, 카카오엔터와는 연예인 기반 판매 등에서 시너지를 낼 게 많다”고 말했다.

그립컴퍼니는 2019년 라이브커머스를 플랫폼으로 운영하기 시작한 첫 회사다. 네이버에서 영상사업을 담당하던 김 대표가 장수 TV 프로그램인 ‘6시 내 고향’을 시청하면서 창업을 결심하게 됐다. 김 대표는 “티격태격하다가 사과를 베어 무는 과수원 노부부를 보고 큰 구매 욕구를 느꼈다”며 “이런 현장감과 진정성을 모바일에서 구현하면 성공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립컴퍼니는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월평균 2만5000여 회의 라이브방송을 하고, 시청자는 월 85만 명에 이른다. 지난해 말 약 1000억원이던 누적 거래액은 4개월여 만에 1600억원을 넘어섰다.

김 대표는 “라이브커머스는 점점 예능화·커뮤니티화되고 있다”고 했다. e커머스 시장에서 비슷한 취향의 사람들이 놀이하듯 쇼핑을 즐기는 라이브커머스의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는 얘기다.

특정 사이즈의 옷을 판매하는 인기 셀러를 팔로 하는 유저들이 신체 사이즈가 비슷하다는 이유로 커뮤니티를 구성하는 게 대표적인 사례다. 50대 여성 옷을 파는 셀러의 팔로어들 또한 그립을 기반으로 뭉치고 있다. 김 대표는 “백화점에서 하루를 보내는 이들이 있는 것처럼 그립을 종일 틀어놓는 유저도 많다”고 설명했다.
“미래 위해 카카오와 협력”
카카오가 주목한 것도 이 같은 ‘커뮤니티 기능’이다. 김 대표는 “카카오의 투자를 받기 전엔 커뮤니티 활성화를 위해 자체 메신저를 개발하고 있었다”며 “지금은 카카오톡 오픈 채팅을 그립 앱과 연동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해외 사업을 위해 카카오의 기술·자금 등을 지원받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그립은 일본에서 소프트웨어 서비스 방식으로 이베이재팬 등의 라이브커머스를 지원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한국처럼 셀러들이 입점하는 형태의 플랫폼을 준비 중이다. 김 대표는 “카카오가 글로벌 진출 등에 도움을 줄 수 있어 투자받았다”며 “TV홈쇼핑 업체들의 인수 제안도 많았지만 거절했다”고 밝혔다. 그는 “카카오와의 협의 내용에는 IPO 계획도 물론 있다”며 “당장은 아니지만 조금 더 규모가 커지면 본격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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