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포커스] 마켓컬리 상장 '고심', 김슬아 컬리 대표 해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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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2.03.15. 오후 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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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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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컬리의 기업공개(IPO) 일정에 빨간불이 켜졌다. 컬리는 속도보다 적절한 가치를 인정받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김슬아 컬리 대표(39·사진)는 ‘새벽배송 1호’ 상장 기업 타이틀을 거머쥘 수 있을까. 

마켓컬리는 새벽배송의 원조로 꼽히는 업체다. 경쟁사인 SSG닷컴도 올해 기업공개를 목표로 하는 만큼 상장 1호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이 의미는 남다르다. 새벽배송 업체뿐 아니라 국내 이커머스 상장 1호라는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시장 선점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컬리는 올 상반기 상장을 목표로 내세워 왔다. 상장을 위한 준비도 차근차근 해왔다. 지난달에는 관료 출신 인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일반적으로 상장을 앞둔 기업은 대외 리스크 최소화를 위해 법조계나 정부 부처 출신 관료를 사외이사로 발탁하는 경향이 있다. 앞서 쿠팡 역시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 전 관료 출신 사외이사를 선임한 바 있다.

지난해 말에는 홍콩계 사모펀드 앵커에쿼티파트너스(앵커에쿼티)로부터 2500억원 규모의 프리IPO 투자를 유치했다. 누적 투자유치 금액은 9000억원이 넘는다. 당시 평가받은 기업가치는 4조원가량이다.

순조롭게 상장 준비를 하는 듯했던 컬리의 일정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사실은 상장예비심사 청구 여부에서 드러났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마켓컬리는 2월 말까지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지 않았다.

상장예비심사에는 2개월가량이 걸리고 이후에도 증권신고서, 투자설명서 등 절차가 남아 기업공개(IPO)까지는 최소 4개월이 소요된다. 물리적으로 상반기 상장이 어려워졌다.

컬리는 국내 증시 약세를 상장 신청 지연의 이유로 꼽았다. 컬리 관계자는 “상장을 위한 준비는 이어가고 있으며 증시 상황이 좋지 않아 최선의 시기를 따져보고 있다”며 “연내 상장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컬리의 상장에는 변수가 많다. 상장 시에는 목표로 하는 기업가치를 평가받는 것도 중요하다. 대개 기업공개 추진 시 기업가치를 산정할 때는 비교기업을 꼽는다. 하지만 국내 이커머스 기업 가운데 국내 증시에 기업공개를 한 사례가 없다.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한 쿠팡이 유력하다.

하지만 쿠팡을 비교기업으로 선정하면 분위기는 좋지 않다. 쿠팡은 한때 주가가 69달러에 달하며 100조원이 넘는 기업가치를 평가받았다. 최근 쿠팡의 주가는 20달러 수준까지 떨어졌다.

대규모 적자 문제도 있다. 컬리의 영업손실은 2017년 124억원에서 2020년 1162억원까지 증가했다. 최근 이커머스 기업에 대한 투자심리가 좋지 않은 점 역시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수혜를 입은 업종인 만큼 엔데믹(풍토병화)으로 전환될 경우 성장이 더뎌질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새벽배송 시장에 경쟁자가 많아지면서 컬리의 입지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며 “경쟁사인 SSG닷컴이 네이버와 손을 잡은 것도 변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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