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 100배 비결은 사람 투자…요즘은 헬스케어 스타트업 찾아요”

입력
수정2022.02.08. 오전 10:00
기사원문
장형태 기자
TALK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헬로, 프런티어 <3> 벤처캐피털 ‘카카오벤처스’ 정신아 대표
“이게 저희 패밀리입니다” 정신아 카카오벤처스 대표는 지난 25일 인터뷰 도중 평소 회사에서 입는다는 티셔츠 뒷면을 들어 보여줬다. 그는 “우리 패밀리사 로고를 등에 다 새겨놓고 일한다”며 “패밀리가 200여 곳으로 늘어 새로운 옷을 만들어야 할 판”이라고 했다. 정 대표는 자신이 투자한 회사들을 ‘패밀리’라고 불렀다.
/김연정 객원기자

“올해는 아예 대학을 찾아다니면서 유망한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게 목표입니다. 훌륭한 교수와 학생들이 창업한다면 우리 카카오벤처스가 먼저 손을 잡도록 말이죠.”

지난달 25일 경기도 성남 판교 카카오벤처스 사무실서 만난 정신아(48) 대표는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로 글로벌 시장을 개척할 수 있는 초기 스타트업을 찾겠다”고 했다. 지난해 말까지 초기기업 200여곳에 투자한 카카오벤처스는 3300억원 규모 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대표적인 초기투자 전문 벤처캐피털이다. 두나무·당근마켓 같은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 스타트업)이 ‘듣보잡’일 때 투자해서 대박을 터뜨린 것으로 유명하다.


“우리는 카카오 미래 찾는 수색대”

정 대표는 카카오벤처스의 그룹 내 역할에 대해 “완전 초기 기업을 찾는 수색대”라고 했다. 그는 “카카오 본사보다 2~3년 더 먼 미래를 보고 기업을 찾는다”며 “적어도 5년 뒤의 선행 기술이나 서비스를 보고 투자하는 조직”이라고 했다. 정 대표는 100명이 넘는 카카오 계열사 CEO 중 유일한 여성이다. 2000년 보스턴컨설팅그룹 컨설턴트로 사회생활을 시작해, 이베이와 네이버를 거쳐 2013년 카카오벤처스의 전신인 케이큐브벤처스에 파트너로 합류했다. 이후 2018년 대표 자리에 올라 ‘카카오 수색대장’을 맡고 있다. 카카오벤처스는 지난해 인공지능(AI)·디지털 헬스케어·콘텐츠 등 28개 기업에 투자했다.

그는 인터뷰 도중 “우리 패밀리를 보여줄게요”라면서 항상 교복처럼 입고 출근한다는 반팔 티셔츠 뒷면을 펼쳐보였다. 그동안 카카오벤처스가 투자한 기업들의 로고가 빼곡히 들어차 있었다. 정 대표는 “카카오벤처스를 중심으로 200여 개 패밀리가 옹기종기 얽혀서 서로 돕고 끌어주는 생태계를 구축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밸류업’이라는 용어로 이 과정을 설명했다.

“초기 기업일수록 시행착오가 많아요. 사업 방향에 대한 고민 해결은 물론이고, 홍보·세무·인사·채용 관련도 우리가 나서서 돕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투자심사역뿐 아니라 마케팅·블록체인 활용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 인력을 충원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카카오벤처스는 창업자가 문제를 헤치고 나아갈 때 바로 뒤에서 빈 곳을 채워주는 부조종사 같은 존재가 되고 싶다”면서 “특성화고나 개발자 양성 스타트업을 찾아다니며 패밀리사가 필요한 인재 채용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했다.

100배 수익률의 비결은 ‘사람과 밸류업’

카카오벤처스와 정 대표의 투자 원칙은 ‘사람을 보고 투자한다’는 것이다. 그는 “왓챠, 두나무, 루닛 모두 서비스도 제대로 나오지 않았을 때 창업 멤버만 보고 투자했다”며 “단지 이 사람이 어떤 문제에 꽂혀 있는지, 페인포인트(해결하고자 하는 문제)를 어떻게 풀어내는지만 본다”고 했다.

실제로 이 같은 투자 원칙은 큰 성과로 이어졌다. 지난해 말, 2012년 115억6000만원을 조성해 48곳에 투자한 펀드를 1조원을 웃도는 가치에 청산해 수익률 100배에 이르는 대박을 냈다. 정 대표는 “이들 기업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지분 매각이 아닌 현물 청산 방식을 처음으로 택했다”고 말했다. 현물 청산 방식은 투자한 지분을 돈 대신 주식으로 받는 방식이다.

그는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를 올해 역점 사업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했다. 작년 병원장 출신인 김치원 파트너를 영입하며 역량도 강화했다. 정 대표는 “서비스는 규제 때문에 당장은 힘들지라도 기술은 얼마든지 글로벌화될 수 있다”며 “디지털 데이터화되지 않은 의료 영역을 혁신하는 기업을 찾겠다”고 했다.

기자 프로필

TALK

응원의 한마디! 힘이 됩니다!

응원
구독자 0
응원수 0

전 인도특파원, 현 테크팀 반도체 담당. 성장하는 곳의 이야기를 담습니다.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IT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