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LG그룹 회장. (사진=LG) 재계는 2~3세 경영이 안착화하면서 미래 먹거리 창출에 고심하고 있다. 과거 1세대 경영인들이 사업 영역을 무분별하게 '문어발' 식으로 확장했다면 현 총수들은 더 높은 곳을 바라보며 새로운 영역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가고 있다. '청출어람청어람'이다. 지난달 30일 구광모 회장은 LG 사장단 워크숍에서 인공지능(AI)과 데이터에 기반한 디지털 전환 속도를 높이고 디지털 신기술 분야에서 사업 기회의 적극적인 탐색에 나서야 한다는 것을 주문했다. 구 회장은 2018년 취임 이후 지속적으로 디지털 전환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디지털 전환의 일환으로 이미 LG전자는 지난달 생활가전사업 핵심 생산기지인 창원사업장 일부를 '지능형 자율공장' 체제로 전환했다. 구 회장의 미래 전략의 핵심은 기존 전자 1위를 넘어 전방위적인 산업계 1위로 발돋움하겠다는 천명이라는 분석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화재 논쟁을 의식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구 회장은 "코로나19 이후 기업의 생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는데 이런 때일수록 우리가 그동안 흔들림 없이 추진해온 '고객 가치 경영'에 더욱 집중해 사업 경쟁력을 질적으로 레벨업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고 시급한 일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위해 첫 시작인 사업 목적과 지향점부터 고객 가치에서 출발해야 한다"며 "재무적 지표에 앞서 고객 가치로 무엇을 만들지, 어떻게 혁신할지 훨씬 더 깊은 고민이 필요할 때"라고 강조했다. 9일 재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 2013년 전장(VC)사업본부를 신설한 이래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끊임없이 몸집을 불리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2018년 8월 차량용 조명 시장의 선두기업인 오스트리아 자동차 부품 회사 ZKW를 인수했다. ZKW 인수에는 11억 유로(약 1조4000억원)가 투입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룹 M&A 역사상 최대 규모다. 또 2019년 말에는 사업 효율화를 위해 VS사업본부 산하 헤드램프 사업을 ZKW에 통합했다. 이어 LG전자는 올해 7월에도 자동차의 전동화 트렌드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사업경쟁력과 성장잠재력을 높이기 위해 세계 3위의 자동차 부품 업체 마그나 인터내셜과 함께 전기차 파워트레인(전자동력장치) 분야 합작법인인 '엘지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을 설립했다. 또 최근 LG전자는 자동차 사이버보안 분야 선도기업인 사이벨럼의 지분 63.9%를 확보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해 경영권을 인수하기로 했다. 업계에 따르면 사이벨럼의 기업가치는 약 1억4000만달러(1659억원) 규모다. 양측이 체결한 2000만 달러 규모의 신주투자계약까지 포함하면 LG전자는 이번 M&A에만 약 1억1000만달러(1304억원)의 자금을 투입할 예정이다. LG전자가 전장 분야 기업에 대한 M&A에 나설 수밖에 없는 배경은 자동차 산업 자체가 기본적으로 진입 장벽이 높기 때문이다. 자동차 업계는 제조사와 부품사 간 오랜 기간 거래를 통해 쌓아 올린 협력 관계를 중시하는 관행이 있다. 제품 개발과 사업화에 장기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LG전자 VS사업본부 김진용 부사장은 “이번 사이벨럼 인수로 미래 커넥티드카 시대를 체계적으로 준비해온 LG전자의 사이버 보안 경쟁력을 글로벌 시장에 선보일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총수들의 미래전략] ①LG 구광모, 디지털 전환 속도…전장으로 진군

장원주 기자 승인 2021.10.09 14:26 | 최종 수정 2021.10.13 11:29 의견 0
구광모 LG그룹 회장. (사진=LG)

재계는 2~3세 경영이 안착화하면서 미래 먹거리 창출에 고심하고 있다. 과거 1세대 경영인들이 사업 영역을 무분별하게 '문어발' 식으로 확장했다면 현 총수들은 더 높은 곳을 바라보며 새로운 영역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가고 있다. '청출어람청어람'이다.

지난달 30일 구광모 회장은 LG 사장단 워크숍에서 인공지능(AI)과 데이터에 기반한 디지털 전환 속도를 높이고 디지털 신기술 분야에서 사업 기회의 적극적인 탐색에 나서야 한다는 것을 주문했다.

구 회장은 2018년 취임 이후 지속적으로 디지털 전환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디지털 전환의 일환으로 이미 LG전자는 지난달 생활가전사업 핵심 생산기지인 창원사업장 일부를 '지능형 자율공장' 체제로 전환했다.

구 회장의 미래 전략의 핵심은 기존 전자 1위를 넘어 전방위적인 산업계 1위로 발돋움하겠다는 천명이라는 분석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화재 논쟁을 의식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구 회장은 "코로나19 이후 기업의 생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는데 이런 때일수록 우리가 그동안 흔들림 없이 추진해온 '고객 가치 경영'에 더욱 집중해 사업 경쟁력을 질적으로 레벨업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고 시급한 일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위해 첫 시작인 사업 목적과 지향점부터 고객 가치에서 출발해야 한다"며 "재무적 지표에 앞서 고객 가치로 무엇을 만들지, 어떻게 혁신할지 훨씬 더 깊은 고민이 필요할 때"라고 강조했다.

9일 재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 2013년 전장(VC)사업본부를 신설한 이래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끊임없이 몸집을 불리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2018년 8월 차량용 조명 시장의 선두기업인 오스트리아 자동차 부품 회사 ZKW를 인수했다. ZKW 인수에는 11억 유로(약 1조4000억원)가 투입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룹 M&A 역사상 최대 규모다. 또 2019년 말에는 사업 효율화를 위해 VS사업본부 산하 헤드램프 사업을 ZKW에 통합했다.

이어 LG전자는 올해 7월에도 자동차의 전동화 트렌드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사업경쟁력과 성장잠재력을 높이기 위해 세계 3위의 자동차 부품 업체 마그나 인터내셜과 함께 전기차 파워트레인(전자동력장치) 분야 합작법인인 '엘지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을 설립했다.

또 최근 LG전자는 자동차 사이버보안 분야 선도기업인 사이벨럼의 지분 63.9%를 확보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해 경영권을 인수하기로 했다.

업계에 따르면 사이벨럼의 기업가치는 약 1억4000만달러(1659억원) 규모다. 양측이 체결한 2000만 달러 규모의 신주투자계약까지 포함하면 LG전자는 이번 M&A에만 약 1억1000만달러(1304억원)의 자금을 투입할 예정이다.

LG전자가 전장 분야 기업에 대한 M&A에 나설 수밖에 없는 배경은 자동차 산업 자체가 기본적으로 진입 장벽이 높기 때문이다.

자동차 업계는 제조사와 부품사 간 오랜 기간 거래를 통해 쌓아 올린 협력 관계를 중시하는 관행이 있다. 제품 개발과 사업화에 장기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LG전자 VS사업본부 김진용 부사장은 “이번 사이벨럼 인수로 미래 커넥티드카 시대를 체계적으로 준비해온 LG전자의 사이버 보안 경쟁력을 글로벌 시장에 선보일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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