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재웅의 가치 스타트UP]책읽기의 넷플릭스 꿈꾸는 '아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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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1.05.16. 오후 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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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모임과 SNS 기능 갖춘 ‘리더스’ 서비스
딥러닝 알고리즘으로 성향 분석 및 피드 제공
추후 e북 유통 및 웹소설 제작·공급까지 확대
가치 있는 스타트업을 올립(UP)니다. 노재웅 기자가 스타트업과 같이(가치) 합니다. 이곳에서 함께 기업과 자신의 가치를 올리실 분 계신가요?

[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독서 관련 스타트업이라 이야기 들었는데 찾아간 회사 이름이 ‘아씨’다. 이름만 보고는 회사의 정체가 쉽게 파악되지 않는다. 윤영훈(36) 대표도 기자의 궁금증이 이해된다는 듯이 웃으며, 사업 이야기 전에 창업 비하인드 스토리를 먼저 들려줬다.

윤영훈 대표 “2014년에 인공지능(AI) 퍼스널 트레이너(PT)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팀 명을 어시스턴트(ASSISTANT)로 짓고 헬스 웨어러블 디바이스 및 앱을 만들었던 적이 있는데 당시 상용화에 실패한 이후 지금의 회사를 설립하면서 앞글자 ASSI만 따와 아씨가 됐습니다.”

아씨의 영문 풀이는 ‘어시스턴트 포 유어 퍼펙트 리딩(ASSISTANT FOR YOUR PERFECT READING)’이다.

독서에도 페이스 메이커가 필요하다는 모토로 만든 ‘리더스’ 앱에 맞춰 지은 것인데, 기존 회사명에 전혀 다르게 바뀐 서비스 내용을 담으면서 아씨라는 독특한 회사명이 만들어진 것이다.

윤 대표는 아씨 창업 전, 지금은 국민 목표달성 플랫폼으로 유명해진 ‘챌린저스’의 공동창업 멤버로 참여한 경력도 있다. 지금까지 해 온 서비스 모두 주제만 조금씩 다를 뿐 어떤 미션을 수행하고자 하는 이용자들을 지원해주기 위한 마음은 변함이 없던 셈이다.

아씨 윤영훈(왼쪽) 대표와 김덕현 마케팅 이사.


아씨가 서비스하는 ‘리더스’는 윤 대표가 여러 회사 생활과 스타트업 창업 준비를 하던 와중에도 2017년부터 꾸준히 운영해 온 오프라인 독서모임의 이름이다. 이날 함께 인터뷰에 참여한 김덕현(34) 마케팅 이사도 전 회사 동료이자 리더스 독서모임의 일원이었다.

윤영훈 대표 “친구들끼리 모여서 돈을 걸고 미션 식으로 책읽기를 시작했었는데요. 구글 문서로 에세이를 받아 완독 미션 달성 시 보상을 돌려주는 개념이었는데, 모임의 크기가 점점 커지고 참여자도 늘어나니 수작업으로는 감당이 안 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홈페이지를 만들고, 모임 개설과 신청, 에세이 작성, 보상 지급 등 기능을 하나씩 추가한 것이 발전해 지금의 리더스 앱이 된 것이다.

리더스에서 현재 제공하는 서비스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오프라인 독서모임에서부터 이어져 온 북클럽이고, 다른 하나는 딥러닝에 기반을 둔 AI 시스템으로 독서 기록 및 공유 기능을 탑재한 SNS다.

온라인 독서모임인 북클럽은 약 2개월에 3만~5만 원의 신청비를 내고 모임에 참여해 책을 읽으면서 스크랩과 에세이 작성 등 미션을 완수하면 일정 추가금액이 더해진 디파짓을 환급받는 방식이다.

단순히 책 읽는 모임에 그친 것이 아니라 여러 사람이 모인 공간에서 계속해서 스크랩을 올리고, 에세이까지 공유할 수 있는 SNS 공간을 만들면서 동기부여와 참여 의지를 더욱 높였다.

또 스크랩 과정에서 머신러닝 기술을 바탕으로 책사진의 텍스트 인식(OCR)을 통해 읽을만한 책과 이용자를 추천해주고, 나의 독서 성향 분석과 피드 제공까지 해준다.

김덕현 마케팅 이사 “북클럽의 누적 가입자 수는 10만 명, 클럽 수는 300개인데 대부분 이용자가 완독이후 디파짓을 받아가고 있습니다. 최근 4개월 동안 6개의 북클럽에 참여한 열독 이용자도 있을 정도로 참여 열기가 뜨겁습니다.”

“SNS 역시 현재 하루 2000~3000 개의 새 글이 올라올 정도로 활성화돼 있습니다. 단순히 책을 읽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기록을 남기고, 공유하기 때문에 많은 분이 서로 자극을 받고, 생각도 나누면서 리더스를 즐기고 계십니다.”

리더스는 스크랩 과정에서 머신러닝 기술을 바탕으로 책사진의 텍스트 인식(OCR)을 통해 읽을만한 책과 이용자를 추천해주고, 나의 독서 성향 분석과 피드 제공까지 해준다. 아씨 제공


아씨와 리더스는 이제 시작이라고 한다. 북클럽과 SNS는 향후 이른바 ‘리더스 2.0’ ‘리더스 3.0’으로 진보하기 위한 데이터베이스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게 윤 대표의 설명이다. 윤 대표, 김 이사를 포함해 인턴과 파트타임 직원 등 총 9명이 스마일게이트의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센터인 오렌지플래닛에서 리더스를 키우고 있다.

독서모임과 기록, 커뮤니티로 사람을 모으고 데이터를 쌓는 현재가 리더스의 1단계라면, 2단계는 커머스를 연동해 직접 e북을 퍼블리싱(서비스)할 계획이다. 이후 3단계에선 웹소설 등 텍스트 콘텐츠 제작과 유통, 나아가 IP(지식재산권) 비즈니스까지 확대하는 독서 통합 플랫폼을 완성하는 것이 목표다.

이 과정에서 원활한 독서를 돕기 위한 리더스의 창작자 버전인 ‘창작자 에디터 툴’을 개발해, 이용자 데이터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자연어 처리·분석으로 연재 품질을 높이는 데 AI 기술을 접목할 계획이다.

윤영훈 대표 “텍스트 콘텐츠 분야의 넷플릭스를 꿈꾸고 있습니다. e북 퍼블리싱은 연내, 창작자 에디터 툴 개발 및 콘텐츠 제작 프로젝트는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연내 투자 유치 시점과 맞물려서 머신러닝 전문가와 출판물 편집장, 매니저 등 7~8명의 정규직 채용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책이 좋아서, 그리고 사람이 좋아서 윤 대표와 함께 오프라인 모임 리더스부터 현재의 온라인 리더스까지 총괄해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는 김 이사도 구직자들에게 한마디를 남겼다.

김덕현 마케팅 이사 “저 역시 회사 생활도 해보고 여러 경험을 통해 깨달은 것이지만, 시기가 닥쳐서 이직 및 취업을 결정하기보다는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 지 깊게 고민했으면 좋겠어요. 자신이 책을 좋아하고, 탁월함을 추구하고 싶다면 리더스와 아씨의 문을 두드려주길 바랍니다.”

노재웅 (ripbird@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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