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성공의 마지막 1%, 오렌지플래닛이 채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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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2.07.07. 오후 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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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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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상봉 오렌지플래닛 창업재단 센터장 인터뷰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창업주가 설립한 조직
약 12년간 창업지원 한우물, ‘영속성’ 강점
美서도 드문 ‘중기 스타트업’ 맞춤지원 시작
사진=스마일게이트 오렌지플래닛 창업재단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스타트업의 성공이요? 우선은 최고경영자(CEO)의 노력이 99%이겠지요. 다만 우리는 부족한 나머지 1%를 채워주는 역할로 성공의 마지막 퍼즐을 맞춰주는 역할을 할 겁니다.”

6일 서울 역삼 오렌지플래닛 사옥에서 만난 서상봉(사진) 센터장은 “스마일게이트 오렌지플래닛 창업재단이 국내 창업 생태계에서 꼭 필요한 존재가 되는 동시에 많은 창업자들에게 지지를 받는 재단이 됐으면 한다”며 이 같이 강조했다.

오렌지플래닛은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창업주가 창업자들과 스타트업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한 창업재단이다. 초기 단계의 스타트업 발굴 및 지원, 멘토링, 벤처캐피털(VC) 투자 연계 등을 진행한다. 스마일게이트 그룹 계열의 투자사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와 협력해 스타트업 성장의 전 과정을 지원한다.

서 센터장은 “오렌지플래닛만의 강점이라고 한다면 게임사 스마일게이트의 투자, 사업, 개발, 경영지원 등 각 분야의 임원들을 통해 전문가 풀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다른 창업지원기관의 경우 대부분 외부 전문가들을 초빙해 운용하는 시스템인데 오렌지플레닛은 자체 풀이 있어 더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스마일게이트의 창업지원 사업의 역사는 꽤 깊다. 2010년부터 시작한 준비 기간까지 합치면 약 12년차다. 디캠프, 아산나눔재단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10년 넘게 창업지원 사업을 지속할 수 있었던 데에는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창업주의 기업철학이 자리잡고 있다.

서 센터장은 “과거 삼성전자 소프트웨어 멤버십 지원을 통해 창업에 나섰던 권 창업주가 자신의 경험을 나누고자 2010년 스마일게이트 대학생 창작 프로그램을 만들었는데, 실제 이를 통해 창업하는 사람들이 생겼다”며 “이를 목격한 권 창업주가 직접 창업지원 사업을 구체화해 시작하자고 했고 당시 매주 만나 사업 기획을 했다”고 했다.

이어 “당시 100여개의 창업팀과 직접 소통해 의견을 청취했고 이를 바탕으로 2014년 3월 오렌지팜(오렌지플레닛의 전신)이란 조직을 만들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물론 국내에도 창업지원 사업을 하는 곳들은 많다. 하지만 게임 업계에서 이처럼 창업지원 재단까지 만들어 전폭적으로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에 나선 곳은 드물다.

서 센터장은 “재단을 설립했다는 것 자체가 우리가 창업지원에 진심이라는 것을 대변하는 것”이라며 “민간기업이 출연한 재단이지만 청산하게 되면 모든 자산은 국고로 귀속된다. 때문에 함부로 재단을 만들지 않는 건데 스마일게이트는 직접 재단을 설립했다. (창업지원에 대한) 의지가 분명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마일게이트는 올해 창립 20주년을 맞아 오렌지플래닛의 창업지원 성과들을 분석했다.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오렌지플래닛이 지원한 스타트업은 총 281개팀으로 이들의 기업가치는 1조8741억원에 달한다. 스마일게이트가 창업지원 사업을 시작했던 첫해인 2014년 만해도 관련 스타트업들의 기업가치는 20억원 수준이었는데 8년 만에 900배나 성장한 셈이다.

기업가치가 100억원 이상인 스타트업들도 2019년 21개팀에서 지난해 41개팀으로 20개팀이 늘었다. 기업가치 500억원 이상인 스타트업도 같은 기간 2개팀에서 7개팀으로 증가했다. 오렌지플래닛이 지원해 성장한 스타트업 가운데에선 마이데이터 전문기업 뱅크샐러드, 블록체인 기반 의료데이터 기업 휴먼스케이프 등이 대표적이다.

서 센터장은 “뱅크샐러드의 경우 초창기 7~8명 규모의 팀을 지원한 경우인데 현재 기업가치가 급상승한 스타트업으로 도약했다”며 “창업시장에선 극소수의 스타트업만이 성공하는데, 결국 CEO가 어떻게 문제를 해결하는지 과정을 보면 가능성이 일부 보인다”고 언급했다.

꾸준히 성과를 내고 있는 오렌지플래닛이지만 고민거리는 있다. 창업지원 방식과 범위의 확대다. 특히 최근 경기침체 등으로 글로벌 자본시장이 얼어붙고 있는 가운데, 겨울을 맞고 있는 창업시장을 지원하기 위해선 변화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서 센터장은 “한국의 창업지원 수준은 전반적으로 상향평준화됐지만, 분명 더 발전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우리는 최근 500억~1000억원 규모의 기업가치를 지닌 미드 스테이지(중기) 스타트업들을 맞춤형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시작했는데, 이는 창업 선진국인 미국에서도 없는 부분”이라고 했다.

이어 “극초기 스타트업의 경우 자금을 유치하는 것이 중심이라면 미드 스테이지 스타트업들은 늘어난 기업 규모와 인력을 어떻게 이끌어갈지 리더십에 대해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며 “지난 2년간 파일럿으로 실험해본 후 올해 정식으로 시작했다. 올해는 이 부분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창업자들이 창업지원에 있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재단이 되고 싶다”며 “스타트업 사업의 성공은 99%는 CEO의 몫이지만, 우리는 나머지를 보완해 그들의 성공을 뒷받침하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스마일게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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