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화상회의 플랫폼 ‘으흠’ CEO “삶과 일의 선순환 돕는 게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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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3.06.15. 오후 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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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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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상회의 설루션 으흠, B2B 플랫폼 국내 출시
“화상회의, 네모칸 벗어나야 효율 오른다”

지금 우리는 전 세계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가장 변화무쌍한 때를 살고 있다. 많은 변화들은 두렵다. 그러나 반대로 가장 큰 기회의 순간이기도 하다. 그것이 우리가 ‘으흠(Mmhmm)’을 시작한 이유다.


미국의 화상회의 설루션 스타트업 ‘으흠’의 창립자 필 리빈(Phil Libin) 최고경영자(CEO)는 23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프레젠테이션 동영상으로 이렇게 밝혔다. 리빈 대표는 기업가치 10억달러(약 1조3000억원)의 노트필기 애플리케이션(앱) 에버노트(Evernote)의 공동 창립자다. 지난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화상회의 플랫폼 으흠을 출시했다.

그는 “삶의 질 향상에 따른 업무의 질 향상이라는 선순환은 사무실 밖에서 이뤄진다”며 “O.O.O(Out Of Office·사무실 밖) 세상의 사람들이 ‘커뮤니케이션 슈퍼파워’를 가질 수 있도록 돕는 소프트웨어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필 리빈 '으흠(Mmhmm)' 창립자가 자체 플랫폼인 '으흠 포 팀즈'를 활용해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으흠 제공

으흠은 동영상을 기반으로 한 화상회의 플랫폼이다. 다인원 실시간 화상회의 서비스를 넘어, 메시지를 전송하는 것만큼 동영상을 쉽고 빠르게 만들어 공유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전 세계 각지에 흩어져 시차를 두고 일하는 ‘분산형 조직’의 효율적인 소통을 위해 개발됐다. 창립 1년 만인 지난해 7월 시리즈B를 유치, 누적 투자금 1억4000만달러(약 1800억원)를 달성하며 유니콘 기업이 됐다.

으흠 역시 “오피스가 없다”고 리빈 대표는 말했다. 최근 실리콘밸리를 떠나 북서부 아칸소에 살고 있다는 그는 “스타트업은 더 이상 실리콘밸리에 있을 필요가 없다”며 “(에버노트 재직 시절) 아름다운 사무실을 만들기 위해 많은 돈을 썼지만, 직원들은 평균 2~3시간씩 들여 출근을 해야 하고 다른 사람에게 방해받지 않도록 헤드폰을 끼고 일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더이상 이런 환경은 의미가 없다는 걸 깨달았다. 그래서 지금은 완전한 분산형 조직이 됐다. 우리는 전 세계에서 최고의 사람들을 고용한다”고 말했다.

리빈 대표는 근로자의 삶의 질 향상에 따른 업무의 질 향상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미션은 가능한 많은 사람이 이 선순환을 갖도록 하는 것”이라며 근로자들이 서로 멀리 떨어져 있으면서도 효과적이고 재미있는 의사소통을 할 수 있도록 으흠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고 말했다.

진대연 으흠(Mmhmm) 아시아태평양 사업개발 총괄이 23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서 열린 '으흠 포 팀즈' 출시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자체 플랫폼을 활용해 제품 설명을 하고 있다. /이은영 기자

으흠은 지난달 국내에 B2B (기업 간 거래) 화상회의 설루션 ‘으흠 포 팀즈(Mmhmm for teams)’를 출시했다. 프레젠테이션 영상을 손쉽게 만들고, 시청하고, 대화할 수 있도록 한 플랫폼이다. 프레젠테이션 영상을 녹화해 공유하면 이 플랫폼 안에서 자유롭게 영상을 시청하고 토론할 수 있다. 모든 데이터는 저장돼 팀 내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해외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네이버(NAVER), 카카오 등 정보통신(IT) 대기업들이 재택근무를 확대하면서 국내 서비스 출시를 결정했다.

리빈 대표는 “(분산형 조직의 경우) 가장 효율적인 (회의) 방법은 녹화된 비디오로 진행하는 것”이라며 “공유할 내용이 있을 때 다양한 요소를 활용해 영상을 만들고, 시청하는 사람은 원할 때, 원하는 속도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사무실이 없는 분산형 조직의 경우 근로자들끼리 시차가 발생할 때가 많아 실시간 화상회의가 어렵고, 화상회의를 하더라도 특정 시간에 모든 구성원이 시간을 내야 해 효율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또 개인별로 필요한 정보가 다른데 발언 순서를 기다리느라 불필요한 정보를 들으며 시간을 낭비하기도 한다고 으흠은 설명했다. 리빈 대표는 “으흠은 기존의 오프라인 회의, 실시간 화상회의, 그리고 녹화된 비디오를 이용한 비동기 의사소통 사이를 매끄럽게 오갈 수 있게 도와준다”고 말했다.

경쟁업체와의 차별점으로는 ‘사람 중심’을 꼽았다. 진대연 아시아태평양 사업개발 총괄은 “기존의 화상회의는 네모난 박스 안에 갇힌 채로 이야기하면서, 사람이 아닌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중심으로 진행돼 왔다”며 “이와 달리 으흠은 박스에서 나와 자유로운 구성이 가능하다. 직관적이고 압축적인 의사 전달을 가능하게 해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으흠 포 팀즈 출시 이후 많은 기업에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며 “특히 시차 문제를 겪는 글로벌 스타트업에서 서비스 이용이 많다”고 말했다.

으흠의 목표는 ‘월간 사용자 2배 성장’이다. 진 총괄은 “아직 만 2년도 되지 않은 회사이기 때문에 단기적인 매출 목표는 아직 없다”며 “만 2년이 되는 내달까지는 제대로된 제품을 만드는 것이 목표이고, 향후 1년은 사용자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으흠의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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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이은영 기자입니다. 중소·중견기업과 엔터·콘텐츠 기업, 스타트업을 취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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