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호시절’ 지난 배달 플랫폼…매출감소, 네이버 진출설 ‘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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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2.09.19. 오전 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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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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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잦아들자 8월 이용량 10% 이상 감소
배민·요기요·쿠팡이츠 삼국지, 춘추전국시대로
신한은행 ‘땡겨요’ 저가공세·네이버 진출도 위협적
지난 2020년 1월2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로 배민라이더스 남부센터 앞에 배달용 오토바이가 세워져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코로나19 대유행 ‘특수’를 타고 빠르게 몸집을 불린 배달앱 시장이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그간 과도한 수수료, 단건배달 출혈경쟁, 포장 수수료 부과 문제 등을 싸고 사회적 논란을 빚었던 배달의민족(배민), 요기요, 쿠팡이츠 등 기존 배달앱들은 저가공세에 나선 ‘땡겨요’의 선전에 더해 ‘공룡’ 네이버의 배달 시장 진출이라는 변수 앞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8일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를 보면, 기존 배달앱 3사의 8월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총 3218만4161명이다. 지난해 8월(3534만1236명)과 비교하면 약 10% 가까이 감소했다. 쿠팡이츠가 418만명으로 감소율이 23.8%에 달해 각각 3.8%(2065만명), 12.3%(736만명) 줄어든 배민과 요기요에 견줘 상황이 가장 좋지 않다. 쿠팡이츠가 “사실무근”이라며 법적 대응까지 시사했지만, 최근 매각설까지 제기된 것은 줄곧 공격적 마케팅을 벌이고도 경쟁에서 밀리고 있는 쿠팡이츠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업계 한 관계자는 “모기업인 쿠팡이 수익률 제고에 나선 상황이라 만성 적자에 시달리는 쿠팡이츠를 매각한다는 소문이 돈 것 아니겠냐”며 “최근 들어 라이더의 ‘똥콜 골라내기’ 탓에 쿠팡이츠의 배달 지연 민원이 폭증한 점도 더는 출혈을 하지 않고 사업을 정리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에 힘을 실은 것 같다”고 말했다.

식당가를 활보 중인 요기요 배달오토바이. 연합뉴스


코로나19가 소강상태에 접어들면서 온라인 배달시장 전체 매출은 지속해서 줄고 있다. 통계청 집계를 보면, 지난 1월 2조3886억원이었던 음식 서비스 매출은 5월 기준 2조3186억원으로 처음 감소세로 돌아섰고, 7월엔 2조2642억원으로 또다시 줄었다.

이런 상황에서 시장 점유율을 지키기 위해 각종 할인쿠폰과 포장수수료 0원 프로모션, 단건 배달 등 출혈경쟁을 지속해왔던 배달앱 3사는 이제 새로운 경쟁상대와도 싸워야 한다.

지난 1월 신한은행이 금융권 최초로 출시한 배달앱 ‘땡겨요’는 업계 최저 수준인 2%대의 중개 수수료율과 선 정산 서비스 등을 무기로 8개월 만에 회원수 100만명을 돌파했다. 1월 말 1만8천명 수준에서 무려 54배 성장한 셈이다. 월간 이용자 수 역시 6월 16만명, 7월 38만명, 8월 59만명으로 늘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올해 목표인 회원 120만명을 9월 중 달성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땡겨요의 사업 확장을 계속 주시하고 있다”면서도 “배달 지역(서울, 부산, 부천)과 입점 업체 수(3만개)에서 한계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배달앱 시장은 ‘체리피커’(자신에게 필요한 것만 빼먹는 사람)가 너무 많은데, 과연 배달 서비스 자체로 수익을 내는 구조가 아닌 신한은행이 계속 자본을 투입해 사업을 유지·확장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듯싶다”고 덧붙였다.

쿠팡이츠 배달파트너. 쿠팡이츠 제공


오히려 배달 3사의 가장 큰 근심거리는 아직 시장 진출 선언을 하지도 않은 ‘네이버’다. 현재 네이버는 스마트 플레이스 내 ‘네이버 예약’ ‘주문 서비스’ ‘간편 주문 서비스’ 등을 운영 중이다. 자체 배달앱을 통한 연동만 하면 바로 시장 진출이 가능하다. 업계에서는 네이버가 지분을 가진 ‘생각대로’ 등 배달대행 업체를 통해 직접 서비스를 개시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네이버 관계자는 <한겨레>에 “현재 스마트 플레이스 사업자 활동을 좀 더 편리하게 조직화하고 고객 서비스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배달앱 시장 진출) 고민하지 않겠냐는 업계의 추측인데,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배달앱 시장은 포화상태라 그 자체로 돈을 벌긴 쉽지 않은 구조다. 다만, 플레이어가 늘면 소비자 입장에선 더 저렴한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으니 땡겨요나 네이버에 기대하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배달앱 업계 한 관계자는 “네이버는 특별한 준비 없이 당장에라도 진출이 가능한 구조”라며 “가입자 수, 자본력, 사업 경험 등을 두루 고려하면 땡겨요나 공공앱 등과는 비교할 수 없이 거대한 위협”이라고 말했다.

‘신 춘추전국시대’를 눈앞에 둔 기존 배달앱들은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을 계속하고 있다. 배민은 ‘비마트’ ‘전국별미’(지역 소상공인 특산물 판매) ‘배민쇼핑 라이브’ 등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우리가게클릭 같은 광고를 출시하는 등 수익성 개선에 나선 바 있다. 요기요 역시 지에스(GS)리테일의 유통망을 활용한 ‘요마트’와 구독 서비스인 ‘요기패스’ 등을 통해 충성 고객 확보에 사활을 걸었다. 배달앱들은 사무용품·골프용품·육아용품까지 배달하고 있다.

업계에선 최근 논란이 된 ‘포장수수료 유료화’ 역시 내년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한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9월에 배민과 쿠팡이츠가 포장수수료 무료 프로모션 연장을 한 것은 코앞에 국정감사가 닥쳤기 때문”이라며 “장기적으로 봤을 때 수익성 제고를 위해 포장수수료 유료화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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