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부애리 기자] 패션 블로거 유메르는 최근 ‘블로그마켓’ 기획전을 통해 셔츠, 맨투맨 등 의류 상품을 판매해 3일 동안 2억4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네이버가 지난해 12월 첫선을 보인 블로그마켓은 블로그에 온라인 쇼핑 서비스를 접목한 개념이다. 블로그마켓 등이 2030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끌면서 네이버 블로그가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블로그로 모이는 2030
4일 네이버에 따르면 블로그마켓 구매자 중 80%가 2030세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버 전체 블로거 중에 2030세대는 60%를 넘어선다. 20대는 34.6%, 30대는 28.5%를 차지하고 있다. 블로그는 한물갔다는 인식과 달리 18년 된 서비스임에도 여전히 주요 고객이 2030세대인 것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블로그가 젊은 이용자를 잡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서비스를 붙이면서 성장하는 것이 가능한 구조"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최근 블로그마켓을 통해 새로운 실험을 하고 있다. 블로그마켓은 그동안 알음알음 블로거들끼리 댓글을 통해 거래하던 문화를 ‘커머스’로 발전시킨 개념이다. 네이버는 현재 시범적으로 일부 블로그를 대상으로 결제 시스템, 배송 조회, 구매 이력 관리 등의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베타서비스를 거쳐 올해 안에 해당 서비스를 정식 출시할 계획이다.
블로그마켓은 블로거 입장에서는 자신이 원하는 시점에 소량의 상품을 부담 없이 판매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자신의 일상을 공유하고 자신만의 이야기가 담긴 제품을 판매하는 블로거들에게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자리 잡고 있다. 이용자의 경우 안전하고 편리하게 상품을 거래할 수 있다. 네이버에 따르면 블로그마켓의 경우 매출의 55%가 기존 이웃을 통해 발생하고 재구매율도 32%에 달했다. 현재 블로그마켓에서는 자체 제작 의류, 액세서리 등 5000개 이상의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네이버는 이달에는 유아용품, 4월에는 식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카테고리를 넓힐 예정이다.
‘텍스트’가 돌아왔다
네이버 블로그가 제2의 전성기를 맞게 된 것은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으로 텍스트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 것과도 관련이 깊다. 외출이나 모임 등이 줄면서 현장감을 살린 사진·영상이 주를 이루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대신 텍스트 위주의 블로그 활동이 인기를 끌게 된 것이다. 집콕족이 늘면서 블로그에 글을 쓰는 사람도 늘어났다. 지난해 네이버 블로그에는 역대 최대치인 2억9813만건의 글이 쌓였다.
블로그가 성장하면서 수익을 내는 창작자들도 늘었다. 네이버 블로그 광고 수익 서비스 애드포스트 가입 이용자는 1년 새 41.6% 증가했다. 월 500만원 이상 수익을 올리는 블로거는 450%나 증가했고, 월 수익이 1000만원 이상인 창작자도 등장했다.
네이버는 블로그마켓 등을 중심으로 제2의 전성기를 맞은 블로그 서비스를 더욱 고도화한다는 구상이다. 김보연 네이버 블로그 리더는 "지난해 역대 최대 글 생산량을 기록한 네이버 블로그는 사용자들이 자신의 일상과 이야기를 공유하는 대표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면서 "경쟁력 있는 블로거들이 더욱 안전하고 간편하게 상품 판매를 진행할 수 있도록 블로그마켓을 통해 블로거와 사용자를 연결하는 것을 계속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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