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 일하든 상관 없다” 네이버-카카오, 새 근무제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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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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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하나의 틀에 모두를 묶는 것은 구시대적이다. 개인에게 선택지를 주고, 본인에게 최적의 방식을 선택하도록 하는 것이 가장 좋다. 네이버는 언제, 어디서 일하는가를 따지기보다는 더 본질적인 일의 본연의 가치에 집중한다.(네이버 최수연 대표)”

“지난 2년간 원격근무를 경험해 본 결과 업무를 하는 데 물리적 공간보다는 연결이 더 중요한 가치라고 결론내렸다. 메타버스 근무제가 크루들의 효율적인 업무를 돕고, 카카오 공동체를 관통하는 하나의 문화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카카오 남궁훈 대표)”


네이버와 카카오가 새 수장, 새 사옥과 함께 새 근무제를 도입한다. 오는 7월부터 네이버와 카카오는 통념화된 ‘사무실 출근’을 벗어난다.

양사 모두 ‘어디서’ 일하는지보다 ‘어떻게’ 일하느냐가 중요하다는 데 초점을 맞췄다. 코로나19로 촉발된 원격근무 환경 속에서 무조건적인 출근을 강요하기 보다, 각 구성원이 스스로 어디서 일할 것인지 정할 수 있도록 선택지를 넓혔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 남궁훈 카카오 대표 모두 새롭게 취임해 조직을 이끌고 구성원을 다독여야 하는 상황이다. 양사 모두 내홍을 겪었던 만큼, 네이버와 카카오 새 수장은 구성원 목소리를 경청하며 소통에 집중했다. 여기에 더해 네이버는 제2사옥 ‘1784’을 완공해 순차적으로 입주하고 있고, 카카오는 7월 판교 알파돔으로 사옥을 확장 이전해 공동체를 집결한다. 새로운 근무제를 도입하기 가장 적절한 시기라는 판단이다.

우선, 네이버는 7월부터 직원들에게 선택을 맡긴 ‘커넥티드 워크’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주 3일 이상 사무실 출근을 기반으로 하는 ‘타입(Type) O(Office-based Work)’, 원격 기반 ‘타입R(Remote-based Work)’ 중 근무 형태를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다. 네이버가 임직원 4700여명 대상으로 근무 형태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직원 55%는 타입R을, 45%는 타입O를 선택했다.

원격근무 체제인 타입R을 선택하더라도, 언제든 사무실에 와도 된다. 네이버는 공용좌석을 지원한다. 주3일 출근인 타입O를 고르더라도, 유연하게 근무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월‧화‧수요일에 회사 출근하고 목‧금요일에는 재택을 할 수 있다. 회사에 출근하는 날짜를 원하는 대로 변경 가능하다. 이번 주에 회사 출근을 5일 했다면, 다음주에는 내내 재택할 수도 있다. 또, 개인 지정좌석과 PC 및 정기주차권, 무료 식사 등을 제공한다.

네이버 직원은 반기에 한 번씩 자신과 조직, 진행 중인 프로젝트 상황 등을 고려해 근무 형태를 바꿀 수 있다.

카카오 공동체는 ‘메타버스 근무제’를 공동체 일하는 방식으로 선언하고, 주 5일 중 4일 재택근무 1일 대면회의 방식으로 근무방식을 전환한다. 카카오 임직원은 주 5일 근무일 중 나흘은 어느 장소에서나 원격으로 근무할 수 있으며, 하루는 팀원들과 만나 회의를 한다. 대면회의 장소는 사무실, 카페 등 어느 곳이나 상관없다.

‘메타버스 근무제’는 근무 장소에 상관없이 가상의 공간에서 동료와 항상 연결돼 온라인으로 가능한 모든 일을 해 나가는 방식이다. 텍스트, 음성, 영상 등 적절한 수단을 사용해 동료와 협업한다. 크루(임직원)가 선택한 장소에서 자유롭게 근무하되 음성채널에 실시간 연결돼 소통하는 것이 기존 원격근무와 달라지는 점이다.

카카오는 메타버스 근무 환경에서 효율적으로 협업할 수 있도록 ‘그라운드룰’을 마련했으며, 메타버스 근무제가 안착할 때까지 베타 운영 기간을 거친다. 이 기간 온라인상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부분을 보완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의견을 경청해 근무제를 지속 발전시킬 계획이다.

양사 대표 모두 이번 근무제를 정하기 전, 직원들과 적극 소통 후 의견을 수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임직원 4700명 대상 근무제도 설무조사를 진행하고, 지난해 11월 내정 이후 꾸준히 직원들과 만나며 의견을 청취했다. 남궁훈 카카오 대표 또한 직원 5명씩 20개조로 나눠 면담했을 뿐 아니라, 사내 커뮤니티 등을 통해 내정자 시절 때부터 구성원들과 지속적으로 교류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새로운 근무제가 도출됐다는 설명이다.

한편, 네이버와 카카오가 새로운 근무제를 도입하면서 IT업계에 원격근무가 확산될지 주목된다. 개발자 등 주요 IT 인재가 기업을 선택하는 요소 중 하나가 기업문화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개발자 품귀 현상 속에서, IT기업들이 외부에서 우수 개발자를 영입하고 사내 인재를 뺏기지 않기 위해 근무제 변화를 고민할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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