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 글로벌 첨병 ‘콘텐츠’ 캐시카우로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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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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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글로벌 빅테크 기업을 선언한 네이버와 카카오가 ‘콘텐츠’를 앞세워 해외 진출을 본격화한다. 콘텐츠는 해외 확장성에 있어 가장 믿을 수 있는 사업이라는 판단이다.

그동안 양사는 글로벌 콘텐츠 사업을 위해 인수합병(M&A)과 공격적 마케팅 등을 통해 기반을 다지기 위한 투자에 집중해 왔다. 일본과 동남아시아를 비롯해 북미와 유럽까지 콘텐츠 사업을 넓히고 있다.

전세계서 K-콘텐츠 저력이 증명된 만큼 양사는 웹툰‧웹소설‧영상 지적재산(IP) 생태계를 해외로 확대할 수 있는 데다, 이미 두 자릿수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양사는 시장 확대와 함께 수익 개선도 꾀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콘텐츠는 양사의 글로벌 첨병이자 캐시카우로 부각될 전망이다.

네이버는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연결기준 올해 1분기 콘텐츠 매출 217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65.9% 증가한 수치로, 5대 사업부문 중 가장 큰 성장 폭이다.

웹툰 매출은 크로스보더(국경 간 거래) 콘텐츠 유통 확대로 전년동기대비 79.5% 상승한 1639억원이다. 글로벌 월간 활성 이용자 1억8000만명, 미국에서만 1500만명을 확보하는 등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 웹툰 사업 연간 이익률 20%도 달성했다.
ⓒ 네이버

카카오 1분기 콘텐츠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36% 증가한 7657억원이다. 구체적으로 ▲스토리 2405억원 ▲뮤직 2044억원 ▲미디어 750억원 ▲게임 2458억원이다. 1분기 카카오엔터테인먼트 통합 거래액은 전년동기대비 38% 늘어난 9310억원이다.

일본 디지털만화시장 선두기업인 카카오 픽코마 1분기 거래액은 전년동기대비 41% 증가한 2146억원이다.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 ‘넷플릭스’에서 비영어권 드라마 1위를 달성한 ‘사내맞선’에 힘입어 지난 3월 카카오페이지 유저당 평균 결제액은 역대 최고치를 올렸다.

양사는 글로벌 1위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전을 계속하는 한편 비용 효율화를 통한 수익성 개선에 드라이브를 건다. 이들은 엔데믹(풍토병화)과 거시경제 불확실성, 인건비 증가 등으로 주춤했던 실적을 다시 끌어올려 주주가치를 개선해야 하는 숙제도 안고 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2022년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국내 사업 영업이익률(20%)은 매우 고무적인 성과다. 글로벌 역시 장기적인 마진은 당연히 국내 수준까지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며 “장기적으로는 국내 사업과 같이 글로벌 시장에서도 마진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해도 좋다”고 강조했다.

다만, 미국‧일본‧유럽 등에서 1등 쟁탈전을 향한 마케팅 집행이 계속되고 있다. 연결 손익분기점(BEP) 달성 시기는 다소 늦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네이버는 효율적 마케팅 집행과 함께 왓패드‧이북재팬 인수 시너지 효과를 공고히 하고 고객 충성도나 체류시간 면에서 3~4년 내 한국 수준으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이와 관련 최 대표는 “미국을 중심으로 성장 중인 웹툰은 1억8000만명 글로벌 이용자를 기반으로 보다 적극적인 수익화를 추진하려고 한다”며 “한국보다 시장 규모가 큰 일본과 수익화 시작 단계인 미국에서 국내 검증 성장 전략과 비즈니스모델을 도입 중이다. 마케팅 비용 등이 효율화되면 전체 이익률도 개선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카카오

카카오는 내년 글로벌 콘텐츠 부문 흑자를 전망했다. 픽코마는 앱 시장뿐 아니라 두 배가량 규모가 큰 웹 만화 시장에 진입했다. 마케팅과 서비스 최적화를 통해 거래액과 이용자 수 모두 두 배 이상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픽코마는 지난 3월 프랑스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당초 예상한 실적 목표치에 부응하고 있다. 1분기부터 현지 맞춤 콘텐츠 수급을 확장하며 마케팅을 강화한다.

배재현 카카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글로벌 확장과 콘텐츠 투자를 적극적으로 하는 만큼, 재무성과로 이어지는 데 시간이 소요된다. 그러나 거래액을 빠르게 일정규모 수준으로 안착시키고, 북미법인 조직정비를 통해 비용 효율화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2024년까지 북미 지역 1위 스토리 IP 사업자를 목표로 한다”며 “아세안 지역에서도 오리지널 IP 중심 성장 전략을 통해서 올해 태국과 대만에서 확고한 1위로 자리매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부연했다.

양사는 웹툰‧웹소설에 그치지 않고 2차 영상화 제작에도 적극 나선다. 보통 IP 보유자는 직접 제작에 투입하지 않고 넷플릭스와 같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제작비용을 부담하는 방식을 채택해 왔다. 웹소설→웹툰→단행본→드라마‧영화‧예능 등 영상물 등으로 이어지는 IP 생태계 참여도를 넓히겠다는 뜻이다.

네이버는 제작에 본격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네이버는 1000억원가량 2차 영상화 제작 기금을 투입해 북미에서 영상화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김남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네이버가 어떤 웹툰을 기반으로 제작했을 때 성공할 수 있는지를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이 그 어느 제작사보다 우수하다. 좋은 작품을 선별해 더 많이 투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도 영상화에 뛰어들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SBS 방영 중인 ‘어게이마이라이프’와 넷플릭스 ‘종이의집 한국판’, 윤종빈 감독 ‘수리남’ 등 연내 15편 드라마와 영화 등을 기획‧제작해 국내외 플랫폼에 선보인다.

배 CIO는 “사내맞선이라는 IP가 웹소설, 웹툰, 영상, 음악으로 이어지는 콘텐츠 밸류체인을 넘나들면서 시너지를 증폭시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며 “글로벌하게 다양해진 플랫폼과 시청자 니즈에 맞는 콘텐츠를 기획 제작하는 탑티어 영상 스튜디오를 목표로 삼는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핵심 IP인 탑 크리에이터와 아티스트, 스토리IP를 모두 보유하고 있어, 영상사업을 본격 추진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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