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연간 거래액 1兆 리셀 플랫폼 ‘크림’ 상장 속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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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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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국내 1위 C2C 만들겠다”
1분기 거래액 3700억원…연간 1조원 전망
수익 개선 숙제…가품 검수에 595억원 적자

크림 모바일 이용화면. /크림

네이버 손자회사 크림의 상장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스니커즈 전문 리셀(한정판 제품 재판매) 플랫폼인 크림은 설립 2년 만인 올해 1분기부터 커머스(전자상거래) 사업에 편입됐다. 이는 크림이 개별 사업 주체로서 어느 정도 궤도에 올랐다는 뜻으로, 업계에선 네이버가 앞으로 ‘될성부른 떡잎’에 힘을 실어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7일 네이버에 따르면 크림은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194% 늘어난 3700억원의 거래액을 기록했다. 첫 분기에 직전 해 연간 거래액인 7000억원의 절반 수준을 넘어선 것이다. 증권가에선 크림이 현재 추세를 이어갈 경우 올해 연간 거래액 1조원은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성장세에 고무된 네이버 임직원들은 크림의 상장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크림은 국내 스니커즈 리셀 업계에서 이미 1위다”라며 “당연히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도 지난 21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리셀 상품 카테고리를 지속 확장해 국내 1위 C2C(개인 간 거래) 커머스로 키워나갈 계획이다”라고 했다.

다만 구체적인 상장 시점은 밝히지 않았다. 김남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컨퍼런스콜에서 주요 계열사들의 기업공개(IPO) 전략에 대해 설명하며 “국내 자본시장법상 상장을 할 것인지 말 것인지는 그 어떤 최고경영진도 단정 지어 말할 수 없는 점을 이해해달라”고 말한 바 있다.

크림은 지난 2020년 3월 스노우 자회사로 출범한 뒤, 지난해 1월 물적 분할을 통해 독립했다. 주거래 품목은 스니커즈지만 최근 패션, 명품, 아트토이 등으로도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달에만 125억원을 들여 명품 거래 플랫폼 시그먼트를 운영하는 ‘팹’의 지분 70%와 빈티지 패션 거래 플랫폼 콜렉티브를 운영하는 ‘크레이빙콜렉터’의 지분 40.74%를 취득했다. 크림은 지난해에도 국내 스니커즈 리셀 플랫폼 ‘나이키매니아’를 80억원에 인수했다.

크림은 나아가 사업 무대를 해외로 확장한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김창욱 크림 대표이사는 앞서 크림을 한국, 일본, 싱가포르, 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을 잇는 아시아 크로스보더 플랫폼으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크림은 지난해 태국 리셀 플랫폼 사솜을 운영하는 ‘사솜컴퍼니 리미티드’와 일본 한정판 거래 플랫폼 스니커덩크를 운영하는 ‘소다’에 총 366억원을 투자한 데 이어, 올해 초 싱가포르 가전제품 중고 거래 플랫폼 리벨로를 운영하는 ‘키스타 테크놀로지’에도 36억원을 투자했다.

크림이 지난 1일 가품을 둘러싼 무신사와 공방과 관련해 홈페이지에 올린 공지문. /크림 홈페이지 캡처

단, 600억원에 가까운 적자는 숙제다. 크림은 지난해 첫 감사보고서를 내고 매출 33억원 영업손실 595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비용으로는 총 628억원을 썼는데, 이중 433억원은 지급수수료로 썼다고 했다. 지급수수료에는 검수 인력 채용, 검수 기술 고도화 등 검수 관련 비용이 포함됐다. 크림은 올해 초에도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에 있는 4727m²(약 1430평) 규모의 건물과 서울 성동구 성수동 995m²(약 300평) 규모의 건물을 검수 강화 목적으로 취득했다.

업계는 크림이 리셀 시장의 성장에 힘입어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 코웬앤드컴퍼니에 따르면 세계 스니커즈 리셀 시장은 2025년까지 7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 크림처럼 스니커즈로 시작해 상품군을 확대한 글로벌 리셀 플랫폼 스탁엑스의 경우, 2020년에 이미 거래액 18억달러(약 2조2200억원)를 달성했다. 중국 스니커즈 리셀 플랫폼 1위인 두앱도 2019년에 거래액 1조원을 넘겼다.

크림이 최근 패션 플랫폼 무신사와 ‘에션셜 티셔츠’ 공방을 벌이면서 소비자 신뢰를 확보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크림은 지난 2월 한 소비자가 무신사에서 구매해 자사 플랫폼에 재판매하려던 제품을 가품으로 판정했다. 무신사 측이 즉각 반박하며 커진 논란은 이후 두 달 가까이 이어지다 해당 제품의 제조사가 크림의 손을 들어주며 종결됐다.

크림은 이달 21일부터 구매자에게 중개 수수료도 부과하고 있다. 다음 달 1일부터는 일반 배송비를 500원 인상할 예정이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크림 등 신규 비즈니스 모델의 매출이 본격화됨에 따라 구매전환율이 높아지면 네이버 커머스 사업의 수익성은 현재 20%대에서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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