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데이터=돈’이 되면서 관련 분쟁이 늘고 있다. 일찌감치 양질의 DB를 만든 선발주자와, 이를 쫓는 후발주자 간 갈등은 법정 분쟁으로도 이어진다. 취업정보 플랫폼인 사람인과 잡코리아는 10년 간 소송전을 이어갔고 숙박정보 플랫폼 여기어때와 야놀자는 지금도 민형사상 소송 중이다. 지난해 9월엔 럭셔리 플랫폼 캐치패션이 경쟁사 발란·트렌비·머스트잇의 크롤링을 저작권법 위반이라며 경찰에 고발했다. 네이버의 이번 소송도 같은 맥락이다. 특히, 이번엔 기존과 달리 아웃링크 방식이 문제가 된 최초의 소송이다. IT업계와 법조계 모두 법원이 어떤 결론을 내릴지 주목하는 배경.
①“20년 노하우 담은 알짜 DB” : 네이버부동산은 가격·층·동·단지·면적부터 공인중개사 매물 설명까지 망라한 방대한 DB다. 2009년부터 확인매물 서비스를 도입해 허위 매물을 걸러냈다. 네이버 관계자는 “인적물적 투자와 노력이 담긴 DB인만큼 저작권을 보호받아야 한다”며 “다윈중개의 행위는 이를 침해한 무임승차”라고 지적했다.
②“네이버부동산 중개사들에 피해” : 네이버는 '다윈중개가 네이버에 매물을 올린 중개사들에게 경제적 이익을 해친다'고도 주장한다. 네이버에 매물을 올린 중개사는 매수·매도자 양쪽서 수수료를 받는 ‘양타’를 노리는데, 다윈중개를 거치면 매물을 올린 중개사는 매수자 쪽 수수료를 못 받는다는 것. 네이버 관계자는 “경제적 이익의 침해를 일으키는, 성과 무단 이용행위”라며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이라고 말했다.
①“아웃링크는 다르다” : 다윈중개는 아웃링크로 연결했기 때문에 DB저작권 침해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다윈중개 측 법률대리인인 김경환 법무법인 민후 대표 변호사는 “완전한 정보를 보려면 네이버부동산에 가야 한다”며 “아웃링크이기 때문에 법적 평가도 달라야한다”고 말했다. 다윈중개가 게시한 네이버 매물 정보는 가격 등 4가지 뿐이고, 네이버부동산에서도 로그인 없이 누구나 볼 수 있는 정보라는 점도 반박 근거다.
②“매물 올린 중개사에도 이득”: 다윈중개 측은 부정경쟁행위도 아니라고 반박한다. 크롤링한 네이버부동산 매물은 중개사가 광고비를 내고 네이버에 노출시킨 정보인데, 다윈중개를 통해 더 빨리 매수자를 찾으면 네이버에도 중개사에게도 좋다는 취지. 김석환 다윈중개 대표는 “뉴스로 치면 기사 제목만 보여주고, 클릭하면 네이버부동산 홈으로 이동하는 구조”라며 “네이버부동산 유입이 늘어 거래가 잘 되면 (네이버도, 중개사도) 좋은 것 아니냐”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