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사원은 평균 임금 밑돌아
"비개발자는 억대연봉 드물어"
개발자와 최대 1억差 나기도
◆ IT업계 인건비 쓰나미 (上) ◆
최근 공시한 사업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네이버 미등기 임원 119명은 평균 급여 4억600만여 원을 받았다. 미등기 임원은 네이버 사내독립기업(CIC) 대표와 중간 관리자급인 책임리더가 해당한다. 네이버 직원 평균 급여액은 1억2915만원인데 여기에는 미등기 임원 급여가 반영됐다. 이 때문에 '평직원'이 받는 급여는 더 적을 가능성이 높다.
카카오는 회사가 급성장하면서 지난해 처음으로 미등기 임원을 도입했다. 회사 C레벨 임원 11명이 미등기 임원인데 작년 평균 급여액은 2억4900만원이었다. 카카오 전체 직원 평균 급여액은 1억7200만원으로 임원과 직원 간 격차는 네이버보다 작았다. 작년 주가 상승 흐름을 타고 직원들이 스톡옵션을 적극 행사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IT업계 관계자는 "회사 차원에서 비개발자 연봉도 함께 인상하고 있지만 경력 개발자 쟁탈전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임금 격차는 벌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실제 네이버·카카오에서는 젊은 직원 중심으로 코로나19 사태 이후 늘어난 업무 강도 대비 낮은 연봉과 불투명한 성과급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다. 회사가 앞세운 스톡옵션도 작년 하반기 이후 주가 상승세가 주춤한 탓에 보상 매력이 떨어지고 있다. 회사 안팎에서는 "개발자가 아닌 이상 연봉 1억원이 넘는 동료는 손에 꼽는데 임원들은 억대 연봉을 받아 당황스럽다"거나 "연봉을 더 주는 경쟁사로 이직하겠다"와 같은 불만이 터져나온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네이버와 카카오는 직원 처우 강화에 더 애쓰는 모습이다. 네이버의 새 사령탑이 된 최수연 대표는 최근 사내 간담회에서 "직원들과 성과를 공유할 수 있도록 동종 업계 최고 수준의 새로운 보상정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책임리더를 비롯한 미등기 임원에 대해 '책임을 지는 자리'라며 사업 성과를 꼼꼼하게 따져 평가하겠다고 강조했다. 네이버는 노조와 협상을 거쳐 조만간 연봉 인상안을 포함한 새 보상제도를 발표할 예정이다.
카카오는 본사가 500만원 이상씩, 카카오뱅크는 1000만원씩 인상하는 안을 발표하면서 연일 보상 강화에 나서고 있다. 그동안 '미래 성장'에 방점을 찍고 성과급이나 스톡옵션 지급을 고수해왔는데 최근 기본급 인상에 나서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