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는 좁다” 네이버-카페24, 크로스보더 D2C 플랫폼 장악 나선다

입력
수정2021.08.15. 오후 2:48
기사원문
김은영 기자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아마존 상륙 맞서 ‘국경 없는 직접 판매’ 지원
스마트스토어에서 자사몰까지, D2C 시장 장악


네이버와 카페24가 글로벌 전자상거래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협력한다. /각 사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시장의 합종연횡이 활발한 가운데 국내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 1위 네이버와 쇼핑몰 플랫폼 솔루션 시장 점유율 1위 카페24가 협력키로 해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NAVER(035420)(네이버)와 카페24(042000)는 지난 10일 1300억 원 규모의 지분 교환을 통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네이버는 카페24 지분 14.99%를 확보하고, 카페24는 네이버 지분 0.19%를 취득하는 형태다.

양사는 향후 △플랫폼 연동 강화 △글로벌 전자상거래 진출 협력 △온라인 사업자 대상 마케팅·물류 서비스 지원 확대 등을 협력할 방침이다. 이에 시장에선 소비자 직접거래(D2C·Direct to Customer) 및 크로스보더(Crooss-border) 전자상거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이란 해석이 나온다.

스마트스토어→자사몰, D2C 사업자 생애주기 장악

유통사를 통하지 않고 판매자가 온라인 상점을 개설해 직접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D2C 사업이 부상하고 있다. 네이버의 스마트스토어와 카페24 플랫폼은 모두 D2C 비즈니스를 지원한다.

통상 D2C 사업자들은 진입장벽이 낮은 오픈마켓이나 스마트스토어에 상점을 개설해 장사에 입문한 후, 규모가 커지면 자사몰을 구축해 사업을 확대한다. 앞서 로레알이 6000억 원에 인수한 온라인 쇼핑몰 스타일난다도 창업자인 김소희 전 대표가 오픈마켓 옥션에서 동대문 옷을 떼다 팔다 규모가 커지자 카페24 솔루션을 활용해 자사몰을 내고 성장했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이미지. /네이버스마트스토어센터

‘중소상공인(SME)과 함께 성장한다’는 목표를 내세운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로선 애써 키운 셀러들이 독립해 플랫폼을 이탈하는 게 고민거리였다.

이에 네이버는 카페24와의 플랫폼을 연동해 D2C 사업자의 생애주기 전반에 관여할 것으로 보인다. 카페24는 190만 명 이상의 개인과 법인의 온라인 쇼핑몰 개설을 지원한 업체로, 올 1분기 기준 국내 전자상거래 솔루션 시장 점유율 62%를 차지했다. 지난해에는 ‘페이스북 숍스’에 동아시아 기업 중 유일하게 합류했다.

이번 협력으로 기업 고객 유치도 수월해 질 전망이다. 네이버는 스마트스토어 외에 기업 고객들이 운영하는 브랜드스토어를 성장동력으로 키우고 있다. 일종의 온라인 백화점으로, 1분기 기준 320개인 점포를 올해 안에 500개로 확대하고, 5~8년 내 스마트 스토어와 같은 비중으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현재 스마트스토어는 45만 명의 판매자를 확보했다.

하지만 입점 기업들 사이에선 브랜드스토어의 매력도가 떨어진다는 평이 많았다. 사용자 인터페이스(UI)와 사용자 경험(UX)이 기존 오픈마켓과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이다.

이런 점을 보완하기 위해 네이버는 쇼핑몰 구축 및 관리에 노하우가 있는 카페24와 협력한 것으로 보인다. 올리브영, SM엔터테인먼트 등도 카페24 솔루션을 활용해 자사몰을 운영 중이다.

이는 앞서 한성숙 네이버 대표가 “판매자가 장사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사업에 필요한 모든 단계를 ‘머천트 솔루션’으로 제공하겠다”고 밝힌 것과도 일치하는 대목이다.

”국내는 좁다” 동맹 통해 크로스보더 시장 선점

해외 시장 진출도 중요한 협력 키워드다. 네이버는 일본 이커머스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지난 3월 Z홀딩스를 출범했다. Z홀딩스는 네이버의 일본 자회사 라인과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 자회사 야후재팬이 통합해 만든 중간 지주회사로, 올해 중 스마트스토어를 일본에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카페24는 이미 2018년 일본을 시작으로 베트남 필리핀 등으로 시장을 확장하고 있다. 이 회사는 영어, 일본어, 중국어(간체·번역어) 등의 언어 서비스와 페이팔·엑심베이·페이먼트월 등 해외 결제시스템, 글로벌 물류·배송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이에 양사는 일본 시장 공략에 우선 힘을 합칠 것으로 보인다.

‘페이스북 숍스’ 화면.

KTB투자증권에 따르면 일본의 이커머스 침투율은 8% 수준으로 중국(29%), 한국(35%)에 비해 현저히 낮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지난해 온라인 쇼핑 지출액이 전년 대비 14% 증가하는 등 디지털 전환이 빠르게 이뤄지는 추세다. 쿠팡도 지난 6월 식료품 배달 서비스로 일본 시장에 진출했다.

최근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크로스보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동맹의 이유로 해석된다. 크로스보더란 국경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물건을 거래하는 것으로, 흔히 말하는 해외 ‘직구(직접구매)’와 ‘역직구(해외직접판매)’를 포괄한다.

코로나19로 국가 간 이동이 제한되면서 직구 및 역직구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온라인 크로스보더 시장 규모는 10조 원(직구 4.1조 원, 역직구 5.9조 원) 수준이다. 전체 온라인 쇼핑 거래액(161조 원)에 비하면 미미하지만, 향후 전망이 밝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시온 마켓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크로스보더 전자상거래 시장은 2027년 약 5342조 원으로, 연평균 27.4%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적인 기업들도 크로스보더에 주목하고 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은 이달 말 11번가에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를 열고 국내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다. 아마존의 대항마로 꼽히는 전자상거래 플랫폼 솔루션 기업 쇼피파이도 한국 법인 설립을 검토 중이다.

이진협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국내보다 해외에서의 사업 확장에서 더욱 큰 시너지가 가능할 전망”이라며 “일본의 경우 Z홀딩스의 플랫폼인 라인·야후재팬과 이미 진출해 있는 카페24의 서비스와 연계를 통한 사업 시너지 창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자 프로필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섹션분류를 하지 않았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