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부터 IT까지…이커머스, '입점 브랜드를 늘려라' 특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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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1.08.09. 오전 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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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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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포랩스 '퀸잇' 이미지
온라인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업계의 중소 브랜드 유치 경쟁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코로나19(COVID-19) 장기화로 이커머스 이용이 늘어나는 가운데 패션부터 전자기기까지 다양한 상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요가 커지면서다. 신규 입점 브랜드한테 수수료를 받지 않거나 마케팅 비용을 지급하는 것은 물론 아예 브랜드를 직접 인수·운영하는 전문업체까지 등장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20~30대 여성 패션 이커머스인 '에이블리'를 운영하는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은 최근 들어 100억원 규모의 입점 브랜드 모집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신규 입점한 브랜드 업체에 내년 봄·여름(S/S 시즌)까지 업계 최저 수수료 보장하기로 했다. 유명 인플루언서 등 전담 홍보대사(리뷰 앰버서더)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마케팅도 무료로 지원할 계획이다. 에이블리 측은 "입점 업체들이 브랜드 운영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전폭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라며 "프로젝트 참여업체들의 모든 콘텐츠는 마케팅, 콘텐츠 에디터, 디자이너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직접 도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시장에서 소외됐던 40~50대 패션 브랜드도 영입 대상 1순위로 떠올랐다. 카카오 계열 패션 이커머스 '지그재그'를 운영하는 카카오스타일은 지난달 40~50대 여성 대상 패션 플랫폼 '포스티'를 내놓고, 중장년층이 선호하는 오프라인 유통 브랜드를 유치 중이다. 현재까지 올리비아로렌, 온앤온, 이엔씨, 마리끌레르, BCBG 등 패션 브랜드와 블랙야크, 헤리토리골프 등 아웃도어·골프 의류가 입점했다. 모든 브랜드는 상품의 본사와 직접 계약했다.

지난해 설립된 스타트업 라포랩스도 카카오스타일과 40~50대 패션 브랜드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다. 현재까지 지센, 막스까르따지오 등 300여개의 입점 브랜드를 확보했다. 라포랩스는 온라인 판매에 소극적이었던 업체들을 적극적으로 영입할 계획이다. 최호민 라포랩스 대표는 "온라인 판매 경험이 부족한 업체에는 상품 물류부터 온라인 판매를 위한 사진촬영, 상품페이지 제작까지 대행할 예정"이라며 "올해 입점 브랜드 200개, 연 거래액 500억원까지 규모를 확대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온라인 분야에서도 브랜드 파트너 영입 경쟁이 한창이다. 국내 첫 전자제품 전문 이커머스를 표방하는 '테스트밸리'(운영사 비엘큐)는 연내 입접업체를 현재 50여곳에서 100곳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입점업체들은 주로 중소 제조업체와 스타트업, 전문 유통업체, 개인사업자 등이다. 신규 입점사에는 입점비와 마케팅 등을 지원하고 있다. 테스스트밸리는 고가의 전자제품을 먼저 사용해보고 마음에 들면 사는 '선 체험, 후 구매' 판매 방식을 도입·운영 중이다. 홍솔 비엘큐 대표는 "주 서비스 이용층인 MZ세대(1980년~2000년 초반 출생자) 소비자의 수요를 반영한 제품군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잘 나가는 브랜드 통째로 삽니다'…온라인 브랜드 인수·운영 전문업체도 나와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이미지
유망한 온라인 브랜드를 통째로 인수하는 전문업체도 생겼다. 넥스트챕터는 온라인 브랜드 인수운영 플랫폼을 운영하는 스타트업이다. 이 회사는 연말까지 브랜드 인수 '실탄'으로 100억원 이상을 조달할 예정이다. 최근 기관투자자 등을 대상으로 유상증자를 진행, 초기 운영자금을 마련했다. 연말까지 추가 인수 금융, 공동 투자 등 다양한 방식으로 100억원 이상의 재원을 확보한다는 설명이다.

넥스트챕터의 온라인 브랜드 인수운영 플랫폼은 쿠팡,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중소 온라인 브랜드를 인수해 규모를 확대하는 사업 형태다. 예를 들어 네이버스토어에서 월 매출 1억원을 기록하는 브랜드를 사업자한테 인수해 홍보·마케팅 등을 강화해 매출을 늘리는 식이다.

해외에서는 이미 2~3년 전부터 이 같은 브랜드 인수운영 시장이 커지고 있다. 2018년 설립된 미국 스라시오가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100여개 이상의 아마존 판매 브랜드(FBA)를 인수했다. 해당 브랜드들의 취급 품목만 반려동물용품, 마사지 총, 지팡이 등 1만여개가 넘는다. 현재 기업가치는 약 11조5000억원으로 평가받는다. 스라시오의 경쟁사인 퍼치도 여성용 애슬레저 브랜드 사티나, 치아 미백제 브랜드 캘리 화이트 등 아마존 판매 브랜드 70~80개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올해 5월 손정의 회장의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부터 약 90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넥스트챕터는 현재 10개 이상의 온라인 브랜드와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분야별로 '인기 상품' 브랜드를 중심으로 인수, 내년부터 영역을 확대할 방침이다. 권오수 넥스트챕터 공동대표는 "국내에도 상품은 뛰어난데 유통 마케팅과 자금력 문제로 성장에 한계가 생겨 경쟁사에 밀려나는 브랜드들이 많다"며 "인수운영을 통해 브랜드의 지속적인 성장을 추구하고, 사업주들의 이익실현 솔루션으로 자리잡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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