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2분기 예상을 뛰어넘는 ‘깜짝실적’을 기록했다. 기존 주력했던 검색광고가 성장한 데다, 커머스·핀테크·콘텐츠 등 사업다각화에도 성공한 덕분이다. 전체 매출에서 신사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처음으로 50%를 넘어서면서 사상최대 분기 매출·영업이익을 거두게 됐다. 성장에 탄력을 받은 네이버는 하반기부터 신사업 성과를 가시화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23일 네이버 실적발표에 따르면 2분기 사업부문별 매출은 △서치(검색)플랫폼 8260억원 △커머스 3653억원 △핀테크 2326억원 △콘텐츠 1448억원 △클라우드 949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매출은 1조6635억원, 영업이익은 3356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30.4%, 18.9% 늘었다. 이날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컨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탄탄한 국내 사업 기반으로 검색, 커머스, 콘텐츠 등 검증된 사업들의 성과가 글로벌에서 가시화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강조했다.
약점으로 꼽혔던 신선·배송부문은 신세계·CJ대한통운과의 협력을 통해 강화한다. 우선 4분기 신세계와는 ‘이마트 장보기’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초기에는 이마트 상품만 주문할 수 있지만, 네이버의 약점으로 꼽혔던 신선식품 ‘빠른배송’이 보완된다는 게 핵심이다. CJ대한통운과는 약 20만평 규모의 네이버 판매자 전용 풀필먼트 센터를 추가로 설립해 당일·새벽배송 인프라를 갖추기로 했다. 이를 발판 삼아 내년부터는 46만 스마트스토어 판매자도 익일배송이 가능해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에는 네이버페이가 2분기부터 진행해온 후불결제 실험 대상을 확대한다. 베타테스트 구매자를 늘려 서비스를 안정화하고, 내년께 서비스를 정식 출시한다는 방침이다. 박상진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네이버파이낸셜 신용평가모델을 더욱 정교화해 더 많은 네이버페이 이용자들이 후불결제 서비스 등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하반기부터 자회사 네이버제트가 만든 3D아바타 서비스 ‘제페토’에 게임제작 기능을 새롭게 적용한다. 앞서 메타버스 선두주자인 해외의 ‘로블록스’는 일반인도 손쉽게 게임을 만드는 기능을 제공해왔다. 제페토도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이 같은 기능을 추가하는 것으로 보인다. 로블록스는 국내 시장 진출 초읽기 중이다. 참여형 기능도 확대한다. 라이브방송을 비롯해 콘서트·노래방·애니메이션 등 각종 ‘즐길거리’를 채워 넣을 계획이다. 박상진 CFO는 “제페토는 창작자들이 재밌는 콘텐츠를 제작하면 바이럴 마케팅을 통해 이용자 성장으로 이어지는 유기적인 구조를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면서 “장기적으로 즐거운 경험을 할 수 있는 사용자 참여형 플랫폼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연말에는 제2사옥 입주가 예정돼 있다. 네이버랩스의 클라우드 로봇 시스템을 적용해 자율주행·지도제작·로봇설계 등 자체 개발한 기술을 다양한 서비스 로봇을 통해 실증할 방침이다. 미래 B2B 솔루션들을 개발해 내부 검증을 거쳐 차별화된 네이버의 수익원으로 키우는 게 궁극적인 목표다.
한편 지난 22일 한성숙 대표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 계획을 밝히면서 지난 5월 ‘직장 괴롭힘’으로 직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에 대해 언급했다. 한 대표는 “건강하지 못한 조직문화 조성을 비롯해 지적 받은 미흡한 부분들은 하반기 최우선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