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와 카카오가 블로그 형식의 콘텐츠 플랫폼 시장을 놓고 경쟁 중이다. 스마트폰 등장 이후 내리막 길을 걸었던 블로그 플랫폼은 최근 새로운 이용자층을 끌어들이며 재단장에 나서는 모습이다.
블로그는 2000년대부터 2010년 초반까지 전성기를 맞았다. 하지만 2010년대 중반기부터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열풍으로 인해 점차 내리막 길을 걷고 있다.
2021년 현재 네이버와 카카오는 각자의 방식으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네이버는 MZ 세대를 공략하며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있고, 카카오는 '글쓰기'라는 본질에 집중하고 있다.
◆네이버 블로그, MZ세대가 쓰는 '랜선 일기장'
지난해 네이버 블로그는 3억건에 가까운 역대 최고 블로그 포스팅 생산량을 기록했으며, 이 중 20대가 34.6%를 차지하는 등 MZ세대가 블로그 성장을 견인하는 주축으로 자리잡고 있다.
네이버가 가장 최근 진행하고 있는 건 '라이프로그' 캠페인이다. 라이프로그 캠페인은 블로그의 다양한 활용법을 알리기 위해 진행하는 이벤트이다. 네이버는 이를 통해 블로그 활용 관련 영상, MZ세대 대상 뉴스레터, 블로거 인터뷰 등을 연말까지 지속적으로 공개할 계획이다.
지난 5월1일부터 14일까지는 매일 블로그에 일기를 남기면 총 1만6000원가량의 네이버페이 포인트를 지급하는 '오늘일기' 챌린지를 열었다. 블로그의 새로운 활용방안으로 '랜선 일기장'을 내세운 오늘일기 챌린지는 뜨거운 반응을 얻었지만, 여러 아이디로 복사 글을 붙여쓰기 하는 등 어뷰징 형태의 참여자가 지나치게 많다는 이유로 이벤트가 중단되는 등 혼선을 겪었다. 네이버는 이용자 반발이 이어지자 사과문을 게재하고 챌린지를 재개하고 본래 계획했던 14일의 이벤트 기간을 모두 채워 진행했다. 네이버에 따르면 지난달 3일 종료된 네이버 블로그의 오늘일기 챌린지 참여자 중 MZ세대가 80% 이상을 기록했으며, 챌린지 이후 글 생산량은 33%, 이용자수는 14% 증가했다.
네이버 블로그 김보연 리더는 "네이버 블로그는 자신의 일상을 공유하면서도 타인과의 일정 거리를 유지하기를 원하는 젊은 층에게 '느슨한 연대감'을 안겨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앞으로도 네이버 블로그는 MZ세대에게 일상의 에세이툴로서 새로운 창작 경험을 줄 수 있도록 기술적 진화를 계속할 것" 이라고 말했다.
◆카카오 브런치, 글쓰기 본질에 더 집중
2015년 카카오는 SNS와 블로그의 장점을 결합해 모바일 세대를 겨냥한 콘텐츠 플랫폼 '브런치'를 만들었다.
카카오는 브런치 이용자들에게 '작가'라는 타이틀을 주며 최대한 글쓰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단순화시켰다. 물론 브런치에서 글을 작성할 수 있는 작가 타이틀은 아무나 받을 수 없다. 먼저 작가 신청을 통해 에디터팀의 승인 심사에 합격해야 한다. 브런치는 일반적인 블로그 형식이지만 아무나 운영할 수 없다는 점과 칼럼, 소설, 시, 수필 같은 글을 위주로 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작가 프로필의 모습도 명함 같은 모습으로 제공하는 등 일단 작가로 선정이 되면 한 명의 작가로서 대우를 해준다. 또 작가 프로필 옆에는 출판사들이 브런치 작가들에게 협업 제안을 보낼 수 있도록 하는 '제안하기' 버튼도 있다.
글쓰기 약속 알림을 등록해 알림을 받을 요일, 시간, 메시지를 등록할 수도 있다. 알림을 누르면 바로 '작가의 프로필'로 이동해서 글을 작성할 수 있다.
브런치는 네이버 블로그와 달리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글이 작품이 되는 공간'이라는 브런치 소개에 걸맞게 글쓰기에 조금 더 초점을 두고 있다. 대신 브런치는 작가들에게 책을 출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매년 진행하는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그리고 지난 3월에는 밀리의 서재와 손을 잡고 이용자가 직접 기획한 책 20권을 선별해 전자책으로 출판하는 이벤트를 진행했으며, 6월부터는 윌라와 함께 오디오북을 출판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일반 이용자들도 책을 제작할 수 있다. 모든 작가들은 브런치 내에서 '브런치북', '브런치매거진'을 생성할 수 있는데 각각 30개씩 60개의 작품을 제작할 수 있다. 물론 이 책들은 종이책으로 출판되지는 않지만 온라인북 형태라는 점에서 이용자들에게 자극을 주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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