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잡아라”…네이버, 3.5조 ‘온라인 선물하기’ 시장도 군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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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1.05.10. 오후 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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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거래액 52% 성장한 3.5조원
카카오, 카톡 앞세워 독점…1분기에도 54%↑
네이버, 모바일에 관련 기능 추가하며 진출 의지

그래픽=정다운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네이버가 3조5000억원 규모의 ‘온라인 선물하기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앞세운 카카오(035720)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이 시장까지 네이버가 흡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지난 4일 홈페이지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에 ‘선물샵’이라는 주제판(상단 탭)을 추가했다. 선물샵은 최신 트렌드, 특정 기념일, 계절, 성별, 연령 등에 따른 맞춤 선물을 추천해주는 공간이다. 네이버쇼핑에는 2015년부터 선물하기와 인공지능(AI) 상품 추천 기능이 구현됐지만, 이번 개편을 통해 그 기능을 강화해 사용자로 하여금 다른 사람에게 선물하라고 추가 소비를 적극 유도하게 됐다. 카카오는 진작부터 시도했던 일이다.

네이버의 이런 움직임은 지난해부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온라인 선물하기 거래액이 크게 성장한 데 따른 것이다. 이커머스 업계에 따르면 거래액 기준으로 지난해 선물하기 시장 규모는 전년(2019년)보다 52% 성장한 3조5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이 중 카카오가 3조원을 차지하며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올해 1분기에도 거래액이 지난해 1분기보다 54% 성장했다. 카카오는 지난 6일 컨퍼런스콜에서 “지난해 비대면 선물 문화의 확산을 통해 이용자 저변을 큰 폭으로 확대했고, 이 이용자들이 계속해서 선물하기를 재방문하고 구매를 늘려가면서 구매 이용자가 매 분기 증가하고 있다”고 했다.

네이버도 아직 점유율은 낮지만 급성장을 경험하고 있다. 네이버는 “구체적인 거래액을 밝힌 순 없지만 지난 1~4월 네이버쇼핑을 통한 선물하기 거래액은 지난해 동기 대비 8배가량 성장했다”며 “사용자들이 자기가 먹어보고 써보고 괜찮은 상품을 친구와 가족에게 선물하는 패턴이 보인다”고 했다. 거래액 30조원 규모의 네이버쇼핑을 통해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최대 10%의 거래액 성장을 꾀할 수 있는 선물하기 시장을 카카오에 마냥 양보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카카오톡(왼쪽)과 네이버 모바일 앱(오른쪽)의 선물하기 추천 영역. /카카오톡·네이버 앱 캡처

후발주자로서 네이버는 카카오(제휴사 8000여개)보다 훨씬 많은 45만개의 입점 업체(스마트스토어)를 가진 네이버쇼핑을 앞세워 경쟁 우위를 차지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다만 이런 장점을 살리기 위해서는 실시간으로 선물을 주고받을 수 있는 카카오톡의 편의성을 넘어서는 일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카카오톡처럼 모바일 앱에 연락처를 불러와 주소 없이 선물을 보낼 수 있도록 한 데 이어, 최근엔 받는 사람도 앱 내 개인 공간인 ‘나(Na.)’를 통해 실시간으로 받은 선물을 확인할 수 있게 업데이트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카카오톡은 사용자가 특정 기념일 등 선물의 의도를 갖고 쇼핑을 하지만, 네이버쇼핑에서는 사용자가 평소 습관대로 쇼핑을 하다가 가족, 지인에게 공유하고 싶은 상품을 발견했을 때 선물하는 형태라서 카카오보다 접근성이 밀리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양사는 거래액을 크게 늘릴 수 있는 럭셔리(고가) 상품 시장으로 경쟁을 확대하고 있다. 카카오는 컨퍼런스콜에서 “럭셔리 상품 라인업이 확장되면서 배송 선물의 거래액 성장률이 높게 나타나고 거래액 전반의 상승에도 기여하고 있다”고 했다. 카카오톡에는 이미 샤넬, 구찌 등 패션 명품 브랜드들이 입점해 있다. 네이버 역시 “많은 사람이 백화점에서 선물을 많이 사고 있는 것은 이미 벌어지고 있는 구매 패턴이다”라며 “신세계그룹과 럭셔리 상품의 선물하기 사업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했다.

[김윤수 기자 kysm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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