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전업투자" "치킨값 벌면 만족"…2030이 주식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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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1.02.11. 오전 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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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편집자주] 2020년은 '동학개미'의 해였다. 코스피가 1400대까지 추락하자 매수에 나선 개미 투자자들이 사실상 지수를 끌어올렸고, 이같은 상승 에너지 속에서 코스피는 멀게만 보였던 3000을 돌파했다. 개미는 더 이상 외국인과 기관의 힘에 눌리는 약자가 아니다. 대통령을 비롯해 정치권이 적극적으로 움직일 정도로 위상이 높아진 개미. 나의 가족, 친구, 동료, 나 자신 모두 개미이거나 미래의 개미다. 다양한 얼굴의 개미를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개미를 만나다-다시보기①②]]



[개미를 만나다-다시보기①] 동학개미 5인 대담 인터뷰


김성효씨(왼쪽), 조현아씨, 한동원씨가 22일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공유오피스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주식하면서 정답은 없다는 걸 배웠어요. 그런데 그런 얘기는 아무도 안 해주더라구요." (김모씨·39·프리랜서)

2020년과 올해초 증시를 뜨겁게 달군 주인공은 '동학개미'다. 개인투자자는 1400선까지 추락했던 코스피가 3000선을 돌파할 때까지 40조원을 넘게 사들이며 국내 증시의 든든한 뒷배 역할을 했다.

코스피가 2000선을 돌파할 때도 개인의 힘이 컸다. 이른바 '펀드 열풍'이다. 다만 그때와 동학개미 운동의 차이는 '스스로 컸다'는 점이다.

은행·증권사 등 판매사 추천에 따라 펀드에 가입했던 과거와 달리 유튜브와 주식 책을 보며 공부한 개미들은 국내·해외 주식을 직접 사들였다. 금융당국의 정책 방향까지 바꿀 만큼 개인투자자의 영향력은 커졌다.

개미들이 주식에 뛰어든 이유와 투자 일화는 제각각이다. 하지만 이들의 이야기를 관통하는 공통점은 있다. 고용·취업의 불안정성으로 인한 불안, 기관투자자나 제도권 전문가들에 대한 불신이다.

주식 입문 계기부터 증시 뜨거운 감자인 '공매도'까지. 2030 개미들 5명의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들어봤다. 5인 중 직장인 박모씨와 프리랜서 김모씨의 인터뷰는 익명으로 진행했다.

*인터뷰이: 조현아(24·대학생)/박모씨(34·직장인)/한동원(24·스타트업 영상PD)/김성효(38·전업투자자)/김모씨(39·프리랜서)

Q. 주식은 언제부터 입문하게 됐는지, 현재 투자 금액 규모는?

현아 : 2019년 10월에 미국 배당주에 투자하며 주식에 입문했다. 투자금액은 미국 주식 1200만원, 국내 주식 2000만원 수준이다. 미국 주식 투자금은 직접 모았다. 국내 주식은 대출이나 부모님께서 맡긴 돈으로 투자했다.

박모씨: 본격적으로 주식에 입문한 것은 2년 정도 됐다. 회사 동료의 추천으로 하게 됐다. 투자금액은 1억원 정도다.

동원: 2017년 가상화폐로 손실을 본 뒤 2019년 8월 금융 관련 뉴스레터를 보고 주식에 관심을 두게 됐다. 투자금은 현재 1000만원 정도다.

김모씨: 지난해 10월부터 시작한 주린이다. 시드는 1000만원이다.

성효: 대학생 때도 종종 하다가 2012년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를 처음 접하면서 본격적으로 하게 됐다. 휴대폰을 통해 회사에서도 주식 매매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2019년부터는 퇴사하고 전업투자자로 활동 중이다. 투자금액은 10억원 내외다.

Q. 개인투자자로서 2020년은 어떤 한 해였는지. 주식 열풍을 체감한 에피소드가 있다면.

박모씨: 회사에서 엘리베이터를 타면 휴대폰에 주식 창을 띄우는 사람들이 엄청 늘었다. 저도 그중 하나다. 서점만 가도 오픈 매대에 주식 섹션이 아예 생겼더라. 재테크의 한 부문도 아니고 주식 매대만 따로 만들어 놓은거다.

보통 책이 많이 팔리는 분야를 만들어놓지 않나. 사람들이 주식 관심도 많고 서점도 장사가 되니까 하는구나 싶었다.

현아: 처음 주식을 시작한 지 얼마 안돼 코로나19(COVID-19)로 상승장과 하락장을 피부에 와닿게 경험했다. 어린 나이에 굉장히 좋은 자양분이 됐다고 생각한다. 증시가 마치 살아있는 생물처럼 빠르게 반응하는 모습이 신기했다. 학교 커뮤니티에서도 글 하나 안 올라오던 게시판에 수익 자랑글이 부쩍 늘었다.

동원: 주식투자자로서 잊지 못할 한 해였다. 어머니가 '돈 생기면 테슬라 장투해야 하는 것 아니니'라고 묻는 걸 보고 정말 전 국민이 주식을 하는구나 싶었다.

주식 이야기를 서로 일절 안하던 동네친구도 갑자기 포트폴리오를 보여주더라. 이렇게 주식에 관심이 많을 때 해야겠다 싶어서 성효님과 주식 유튜브도 시작하게 됐다.

김모씨: 개인적으로 2020년은 터닝포인트였다. 10년 넘게 하던 일을 그만두고 주식을 배웠다. 외식업 관련 인테리어 디자인을 했는데 코로나 때문에 경기 타격을 너무 많이 받으면서 퇴사 고민까지 이어졌다.

결국 회사를 그만두고 주식으로 돈을 벌면서 사업 계획 등을 세워볼 수 있게 됐다. 다른 일을 도전해도 되겠다는 용기를 갖게 해준 한 해였다.

Q. 요즘 주식시장의 뜨거운 감자는 '공매도'다. 재개와 금지 연장 중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나.

성효:
개인도 기관처럼 똑같이 공매도를 할 수 있다면 상관없다. 오히려 개인에게 주어진 공매도의 제약이 없어진다면 개인투자자의 실력이 제대로 드러날 것이다.

개인적으로 개인이 주식을 해서 수익을 못 내는 이유는 공매도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이 공매도를 기관과 동일한 조건에서 하기 힘들다면 재개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박모씨: 공매도 금지를 언제까지 끌고 갈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원래 주식시장에 있던 제도다. 불법 제도는 아니지 않나. 다만 공매도 모니터링은 제대로 했으면 좋겠다. 무차입 공매도 등 불법 행위에 대한 관리 시스템은 제대로 갖춰 놓고 시작해야 한다.

2018년 '삼성증권 유령주식' 사태만 봐도 기본적인 안전장치도 안 해놓는 느낌이다.

현아: 공매도가 제대로 안 굴러가는 회사가 주가 부양을 못 하도록 쓴맛을 보여주는 필터링 작용을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개인도 똑같이 공매도를 해주도록 하면 괜찮다고 생각한다.

동원: 공매도를 계속 다같이 못한다면 시장이 변질될 수 있으니 개인과 기관, 양쪽 다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김모씨: 불법 공매도 등 악의적으로 주가를 내리는 세력들이 문제라고 생각한다. 시스템 보완도 필요하지만 이들에 대한 처벌도 강화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성효씨가 22일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공유오피스에서 주식 거래창을 바라보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Q. 직장을 그만두고 전업 주식투자의 길로 들어서는 사람들도 있다. 어떻게 생각하는지.

성효: 비슷한 질문을 종종 받는데 당연히 직장을 포기하고 주식을 하라고 대답한다. 연봉이 물가 상승률을 따라잡을 수 있고 코로나와 같은 악재에도 끄덕 없이 버티고 몇 십년 간 이어갈 좋은 기업이라면 모르겠다.

하지만 그런 기업에 다니는 사람은 전체 인구의 몇 프로 안되지 않나. 저한테 묻는 사람도 당연히 그렇지 않으니까 물어봤을 것이다.

그렇게 불안한 위치라면 주식 실력을 키워서 어떤 장이 와도 꾸준한 수익을 벌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고 생각한다. 언제 망할지 모르는 회사에 다니는 것보다 그게 낫다.

김모씨: 저는 퇴사를 고민하면서 노동 소득에 대한 한계를 느꼈다. 물가는 계속 오르는데 내 월급만 동결이더라.

삶에 한계가 오더라. 노동 외에 다른 소득이 필요하다는 점을 많이 느꼈기 때문에 굉장히 공감한다.

박모씨: 회사 사람이나 주변만 봐도 노동의 가치에 대해 회의를 느끼는 사람이 많다. 회사에서 열심히 일해봤자 연봉은 거의 똑같고 오히려 몇 년차 더 높다는 이유로 일 못하는 사람이 연봉은 더 많이 받는다. 그런데 투자 활동은 실력 대비 평가를 그대로 받는다.

교육의 폐해였는지 모르지만 노동을 너무 신성시해온 것 같다. '노동으로 무조건 돈을 벌어야 돼'라고 주입을 당한 것이다. 그러나 코로나 사태 이후 '이게 답이 아니었구나'하고 조금씩 깨달은 것이다.

현아: 회사를 아직 안 다녀봤지만 비슷한 고민을 한다면 퇴사할 것 같다. 주식을 하면서 어린 나이에 돈을 많이 벌어보기도 하고 잃어보기도 했다. 이것도 꾸준히 하다 보면 죽을 때까지 써먹을 수 있는 기술이라는 생각이 들더라.

굳이 취업하지 않아도 '자본소득으로 먹고 살수 있겠다'라고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주변에서는 아무리 주식을 오래하고 종목 발굴을 잘하더라도 취업 준비를 하더라.

동원: 대학교 자퇴를 두 번 하면서 힘들었다. 최저시급도 못 받고 상당히 오래 일을 했다. 이렇게 살면 생활이 유지가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돈 공부를 어떻게 할지 혼자 찾아봤다.

학교나 사회에서 알려주지 않았으니까. 사기도 당해보고,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지금은 주식투자를 하면서 정착했다고 생각한다.

김성효씨(왼쪽), 한동원씨, 조현아씨가 22일 서울 서초구 공유오피스에서 주식 거래 화면을 바라보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Q. 증시 뉴스 등을 보면서 증시 전문가와 개인투자자 사이 괴리감을 느낀 적이 있는지.

박모씨: 소위 전문가들의 신뢰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한다. 예측이 틀릴 수는 있는데 분석 결과에 대해 검증 체계가 없다. 예를 들어 어떤 분이 리포트를 쓰면 이 사람은 '몇 번은 맞고 몇 번은 틀리더라' 이렇게 검증해주는 체계가 있으면 좋겠다.

동원: 많은 전문가들이 언론에 나와서 책임지지 않는 말을 남발한다. 개인투자자는 필터링을 할 수 있는 능력이 많지 않다 보니 '나보다 전문가니까 저 사람이 하는 말이 맞겠지' 하고 투자를 이어가는 경우가 많다.

성효: 전문가보다는 언론이 문제다. 어느 전문가에게 스포트라이트가 비춰주느냐에 따라 대중들은 움직인다. 전문가라면 지난해 수익률이 코스피 지수(시장) 상승률의 최소한 2배 돼야 한다고 본다. 레버리지ETF(상장지수펀드) 사면 코스피 상승률의 2배는 되는데, 그것보단 높아야 하지 않나.

김성효씨(왼쪽부터), 한동원씨, 조현아씨가 22일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공유오피스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Q. 개인투자자로서의 애로사항이 있다면.

박모씨: 다트 등 공시사이트가 너무 불편하다. 개인투자가 활성화되려면 접근성을 확보해줘야 하는데, 너무 신경을 안 쓰는 것 같다.

개인투자자를 바라보는 시각도 문제다. 개인투자로 돈 버는 것은 투기이고 펀드로 돈 버는 건 투자라는 프레임이 있는 느낌이다.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본다.

현아: 해외 증권사에서는 'SELL(매도)' 의견을 내는데 우리나라는 매도 의견 내는 리포트가 거의 없지 않나. 안 좋은 것은 안 좋다고 내는 리포트도 있으면 좋겠다.

동원: 빚투, 영끌 등 신조어만 봐도 주식투자 행위를 부정적으로 표현하는 경향이 있다. 부동산은 그렇지 않은데 주식의 '빚투'와 '영끌'은 마치 하면 안되는 행위처럼 말한다. 부정적 표현 때문에 '주식은 도박이고, 하면 망하니까 안 되겠다'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고 본다.

김모씨: 최근 리딩방 피해를 봤는데 저도 주식을 잘 아는 지인이 있지 않았으면 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어볼 곳도 없고 정보를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보니까.

불법·사기성 리딩방에 대한 감시나 처벌이 강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개미를 만나다-다시보기②] 주린이 만화 연재 작가 '감자'씨



"주식이라뇨? 거 뭐 한강물 온도 체크나 하는 거 아닙니까?" ('감자' 작가의 인스타툰 내용 中)

주식은 이제 '국민 재테크'가 됐다. 모이면 주식 얘기다. 돈과 화제 등 모두 부동산에서 주식으로 옮겨갔다.

주식 초보를 뜻하는 '주린이'(주식+어린이), '주생아(주식+신생아)'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돈을 넣을 데라곤 예·적금 통장, 은행에서 추천하는 펀드밖에 모르던 이들이 쌈짓돈을 주식에 넣기 시작한 것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주식거래활동 계좌 수는 3548만개에 달한다. 2019년(2936만개)와 비교해 1년새 612만개가 늘었다. 2018~2019년 증가건수(224만개)보다 3배가량 많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지난해 주식을 처음 접한 신규 투자자로 추정된다.

동학개미운동은 '주식은 무조건 위험하다', '주식은 도박이다'라는 편견을 무너뜨리는 계기가 됐다. 큰돈은 아니지만 몇만원, 몇십만원씩이라도 넣으면서 주식에 재미를 붙이는 투자자들이 늘었다.

팔로워 수가 약 18만9000명에 달하는 인스타툰(인스타그램+카툰) 작가 감자씨는 대표적인 '주린이'다. 30대 중반까지 그의 인생에 주식이란 없었다. 방송에서도 '주식 잘못하다 망하는 모습'을 자주 봤고 주변인들의 인식도 부정적이었다. 주식에 '코딱지'만큼도 관심이 없었다.

그러던 중 지난해 8월 한국투자증권으로부터 주식 만화 연재 제의를 받았다. 주식에 갓 입문한 초보 투자자를 위한 만화 '알감자의쌩쇼!'다. 바로 난생처음 주식투자를 접한 초보 개미가 직접 겪은 경험을 그리는 것.

인스타툰에 나오는 그의 모습은 처음 주식을 접한 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겪어봤을 법한 일들이다. 주식 계좌 개설하는 법을 몰라서 포탈에 검색해보고 커뮤니티에 나오는 '알짜 정보'만 믿고 투자했다가 낭패를 본다.

이전에는 관심 없던 정치 경제 뉴스도 챙겨보게 되고 남편과 유망 종목과 업종에 대해 토론하게 된다.

예전에 봤을 때 줄거리를 이해하기 어렵던 투자 관련 영화도 다시 보니 새롭다. 그렇게 '커피값 벌기'라는 소소한 목표를 내세웠던 그는 치킨값까지 벌게 된다.

지난 8일자로 만화 연재는 끝났지만 감자씨의 투자 생활은 현재 진행형이다. 많은 주린이들의 공감을 산 감자씨가 바라본 '동학개미운동'에 대해 들어봤다.


-주식은 언제부터 입문하게 됐는지, 현재 투자 금액 규모는.

▶지난해 8월 한국투자증권에서 주식만화 제안이 왔을 때 시작하게 됐다. 주식을 하나도 모른다고 하니까 오히려 그 모습을 바란다고 하더라.

증권사에서 온 제안을 덥석 수락한 것은 아니다. 그전부터 남편이 주식을 하고 있었다. 주식에 대해 부정적인 저는 못 미더워했다. 남편은 매일 수익률을 보여주고 아니라고 안심시켰지만 사실 주식을 하나도 모르니 뭘 어떻게 하고 있는지 알 수도 없었다.

연재 제안을 받고 '처음부터 주식을 공부해보자'는 심정으로 시작하게 됐다. 돈 버는 데 큰 관심이 있다기보다 조금 넣어봐서 어떻게 돌아가는 세계인지 알기 위해서였다. 투자 금액은 현재 100만원 수준이다.

-주식투자를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어느 정도 감을 익혔을 때 남편한테 주식 계좌를 보여 달라고 한 적이 있다. 근데 이전에는 그렇게 잘 보여주시던 분이 갑자기 우물쭈물하더라.

그런데 직접 보니 주식 계좌에 예치금을 생각보다 많이, 두둑이 넣어서 굴리고 있더라.

까막눈에서 어느 정도 볼 줄 알게 된 거다. 자산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됐다. 이전부터 '주식이 취미생활'이라고는 말해왔지만 예상과 달리 본격적으로 투자하는 모습에 '등짝 스매싱'을 날린 기억이 있다.

-개인투자자로서 2020년은 어떤 한 해였는지.

▶개인투자자로서 배우는 한 해였다. 코로나19로 인해 엄청난 등락을 겪었고 미국 대선까지 있었다. 부동산시장 과열을 지켜보면서 더 이상 적금으로 할 수 있는 재테크는 사실 희망이 없다고 생각하게 됐다.

비슷한 생각을 한 사람들이 많았던 것 같다. 주식을 하는 사람도 정말 많이 늘었다고 느낀다. 그러다 보니 저 같은 초보를 위한 콘텐츠도 많아서 유익했다. 좀 더 넓게 세상을 보게 되고 어른이 된 해였다.

-개인투자자로서의 애로사항을 꼽자면 무엇인지.

▶교육도 부족하지만 주식에 대한 부정적 인식도 크다고 생각한다. 재테크의 한 종류일 뿐인데 미디어 등에 투기나 도박처럼 비치는 게 문제다.

드라마를 보면 주식 하다가 망한 사람이 심심치 않게 등장하지 않나.

'주식 잘못하면 한강 간다'는 말까지 있다. 하지만 실제 주식을 해보니 한강까지 갈 정도면 애초에 투자금이 일정 수준 이상인 부자여야 하더라.

저도 처음에 미디어 영향을 받아 주식하는 남편을 보며 잔소리만 했다. 올바른 정보와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증시 뉴스 등을 보면서 증시 전문가와 개인투자자 사이 괴리감을 느낀 적이 있는지.

▶전문가들은 보면 투자금을 너무 높이 잡는 경향이 있더라. 100만원 이하 등 소액 투자하면 아무것도 안 된다고 기를 죽이는 경향이 없지 않다. 저같이 정말 소액으로 주식하는 사람들은 커피값 벌면 좋고, 아니면 말고 식으로 투자하는 거다.

그런데 소액 투자한다고 하면 바보 취급당하는 느낌이 있다. 똑같이 수익이 나도 '5000만원 벌었으면 수익이 훨씬 많이 났을텐데'라고 질타를 받는다. 너무 '젠체' 하는 느낌이다.

처음 시작할 때도 전문가들이 말하는 액수를 보면서 '이렇게 많이는 못 넣는데?'라는 생각부터 들었다.

마치 목돈이 없으면 하지 말아야 하는 것처럼 비춰진다. 그런 인식 때문에 처음에 진입할 때 장벽이 있던 것 같다. 고액이 아니면 못할 것 같은 느낌. 소액 투자자도 투자자인데 말이다.

-2021년 개미투자자로서의 목표가 있다면.

▶'한 번쯤 망해보기'다. 무슨 의미냐면 사실 투자 금액이 얼마 되지 않아 잃어도 크게 타격이 없다.

사실 엄청나게 큰 수익을 기대하진 않지만 어느 정도 망해서 생기는 교육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망해도 된다'라는 마음으로 좀 더 과감하게 주식투자를 하고 싶다.

강민수 기자 fullwater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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