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마켓캡에 따르면 10일 오후 4시 30분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5.01% 내린 3만1896달러를 기록했다. 장중 한때 하락폭이 11%를 넘어가며 2만9900달러 선까지 내려갔다가 소폭 반등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3만 달러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7월 이후 10개월 만이다. 지난해 11월 기록한 역대 최고가 6만8990달러에 비하면 반토막 수준이다.
국내 시장에서도 급격한 하락세다. 업비트에서 이날 비트코인은 지난해 7월 이후 최저점인 4015만 원까지 떨어졌다가 오후 들어 4200만 원대를 회복했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긴축 행보와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암호화폐에도 고스란히 악재로 작용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5일 Fed가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한 이후 5일 만에 19% 하락했다. 같은 기간 기술주 중심인 미국 나스닥지수가 10.3% 떨어진 가운데 비트코인과 증시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동조화(커플링) 현상이 더 뚜렷해졌다. CNBC는 “비트코인이 주도하는 암호화폐 시장은 최근 1년간 주식, 특히 기술주의 움직임과 밀접한 상관성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2년來 상관계수 가장 높아
반대로 전통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진짜 금'과 비트코인의 최근 30일 상관계수는 역대 최저치인 -0.45, 미국 달러지수와의 상관계수는 -0.53까지 내려갔다. 그동안 코로나로 막대한 돈이 풀리면서 위험자산 선호가 높아진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에 뛰어들었고, 암호화폐에 공개적으로 투자하는 기업과 기관투자자가 늘어난 것이 주식시장과의 커플링을 심화시켰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올 들어 암호화폐가 세계 증시와 동반 하락하는 일이 반복되자 새로운 분산투자처로서 비트코인의 위상도 흔들리고 있다. 주식과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면서 변동성은 오히려 더 크다는 점에 우려를 제기하는 시각도 늘었다.
포브스는 최근 “기업과 기관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을 빠르게 편입하면서 비트코인도 그저 또 하나의 기술주가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암호화폐거래소 체인지나우의 마이크 어몰라예프는 “시장이 ‘단타 투기’ 위주에서 신중한 투자 중심으로 더 성숙해지고 있다는 뜻”이라며 “비트코인 장기투자자들은 크게 동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